▲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
러시아가 기존 입장에서 선회해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까지 반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현지시간 28일 EU가 군사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기반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 대해 입장을 변경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는 것은 러시아 안보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반대하지만, EU 가입은 경제 통합 문제이기 때문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해왔습니다.
블라디슬라프 마슬레니코프 러시아 외무부 유럽국장은 이즈베스티야에 "EU가 적극적으로 군사화를 향해 가고 있고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 측면을 포함해 지속해서 우리에 반대하는 임무를 설정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지지해야 하는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콘스탄틴 코사체프 러시아 상원의원도 이 신문에 "EU의 활동에 군사적 요소가 부상하고 있다"며 "EU 확장에 대한 태도를 바꿔 이를 나토 확장과 동일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지난 25일 텔레그램 게시물에서 "소위 'EU 안의 우크라이나'는 우리나라에 위험하다"며 "EU가 나토 못지않은 위협을 주는 러시아의 '진짜 적'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가 'EU의 군사화'를 주장하는 데는 나토가 지난 25일 정상회의에서 회원국의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로 증액하기로 결정한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나토 동맹국의 대다수는 EU 회원국입니다.
앞서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나토의 국방비 증액 결정과 관련해 "EU 집행위원회에 재정 마련을 포함한 로드맵을 제안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며 EU가 군비 조달 계획을 수립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진=EU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