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관영 전북 도지사가 '완주·전주 통합'을 반대하는 군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김관영은 물러가라!" "여기가 어디라고 나타나!"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완주군청을 방문한 오늘(25일) 완주·전주 통합에 반대하는 완주 군민들의 저항과 반감은 거셌습니다.
김 도지사가 군청에 들어서는 순간 청사는 고성과 육두문자로 가득 찼고 완주군민과 대화의 파행도 이때부터 예고됐습니다.
군민들의 분노는 김 도지사와 유희태 완주군수의 기자간담회 직후 폭발했습니다.
두 사람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오자 군청 1층 복도에 집결한 다수의 군민이 김 도지사의 앞길을 막아섰습니다.
이들은 "김관영은 물러가라", "완주는 우리가 지킨다", "(완주·전주 통합은) 재선 노림수 아니냐"는 등 갖가지 감성 섞인 말들을 쏟아냈습니다.
몸싸움도 불사했습니다.
김 도지사의 앞길을 트려는 도청, 군청 직원들과 군민들이 한데 뒤섞여 서로를 밀어냈습니다.
누구는 힘에 밀려 바닥으로 내쳐졌고 누구는 안간힘을 쓰며 버텨냈습니다.
사방에서 두들기는 꽹과리 소리에 정신마저 혼미할 정도였습니다.
평소라면 기자실에서 나와 청사를 빠져나가기까지 1분도 채 걸리지 않지만, 오늘은 12분이 넘게 걸렸습니다.

청사를 빠져나와서도 김 도지사의 수난은 이어졌습니다.
그가 차에 올라탄 뒤에도 군민들이 차 앞을 가로막거나 드러누웠습니다.
고성과 거친 말은 쉴 새 없이 이어졌습니다.
"차에서 끌어 내려", "어딜 빠져나가" 등 격한 감정은 쉬이 사그라지지 않았습니다.
앞을 가로막힌 차량이 후진하자 성난 군민들도 곧장 따라갔습니다.
차량은 경찰력이 대거 동원된 후에야 겨우 청사를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당초 김 도지사는 기자간담회 이후 군청 옆 문화예술회관에서 '완주 군민과의 대화'를 이어가려고 했으나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내쫓기듯 빠져나가야 했습니다.
몸싸움을 감당하느라 헝클어진 옷차림의 유의식 완주군의장은 "(김 도지사는) 완주 군민 일부가 통합 찬성 건의서를 제출했다는 이유로 지금 완주·전주 통합을 하는 건데, 사실 김 도지사가 통합을 공약으로 내건 것 자체가 문제의 발단"이라며 "충분히 주민을 설득하고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앞서 오늘 통합을 반대하는 군민 300여 명은 오전 9시부터 군청 앞에 무대를 설치한 뒤 줄을 갖춰 앉아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들은 "완주를 지켜내자", "희망의 도시 완주를 지켜내자", "김관영은 물러가라"며 구호를 외쳤습니다.
완주군의원 11명 중 10명도 청사 앞에 설치한 무대 위에 올라 '통합 반대'를 외쳤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