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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계약도 했고, 입금도 했는데"…부동산 '직거래 사기' 이렇게까지

중개 수수료를 아끼려는 이른바 '부동산 직거래족'을 노린 신종 사기가 늘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피해는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시작됐습니다.

[A 씨/부동산 직거래 피해자 : 우연찮게 중고 거래 플랫폼을 보게 됐는데 올라오는 거 보고 거기 방이 딱 마음에 들어서 집주인하고 연락하면서 부동산을 통해서 하는 것보다 직거래해서 하는 게 더 나을 수 있겠다 싶은 거예요.]

30대 A 씨는 이사할 집을 찾던 중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매물을 보고 직거래를 결정했습니다.

[A 씨/부동산 직거래 피해자 : 신분증, 등본, 그리고 등기부등본 이게 다 (문자로) 들어왔어요. 먼저 보내줬으니까 안심했어요.]

집주인이 먼저 보내준 신상 정보, 등기부등본 서류까지 모두 일치하는 걸 확인했습니다.

A 씨는 계약서를 주고받고 집주인의 계좌로 월세와 보증금 총 2천55만 원을 입금하며 이사를 마쳤습니다.

[부동산 직거래 피해자 : 이삿짐센터 기사님들이 어디서 가스 냄새난다고 하는 거예요. 이건 집주인분도 아셔야겠구나해서 전화했더니 전화기가 꺼져 있대요. 부동산도 똑같이 꺼져 있는 거예요. 제가 관리사무소에 달려갔어요. (집주인) 번호가 다른 거예요.]

알고 보니 A 씨와 계약한 사람은 가짜 집주인이었습니다.

중고 거래 플랫폼은 집주인 인증 같은 절차 없이도 쉽게 매물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겁니다.

가짜 집주인이 보낸 실제 집주인의 신분증과 관련 서류들은 모두 위조한 것이었습니다.

[실제 집주인 : 결혼하기 전에 독신일 때 살던 집의 주소지를 인증이랑 관련된 서류들을 다 사용을 했더라고요. 경찰이 봐도 이거는 좀 진짜처럼 티가 안 나는 직인이다.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A 씨가 사진으로 받은 위조된 가족관계증명입니다.

찍혀 있는 도장이 조금 다르지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경찰관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정교한 수준입니다.

가짜 집주인은 A 씨를 안심시키기 위해 따로 공인중개사까지 섭외해 전자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 씨/부동산 직거래 피해자 : "(가짜 집주인이) 안전하게 거래하려면 부동산을 끼는 게 맞는 것 같다. 관리해 주시는 부동산 분이시니까" 오히려 저희는 안전하게 느낀 거예요. 우선은 (부동산) 명함 확인했었고 주소 확인됐고 이랬으니까]

가짜 집주인이 보낸 공인중개사 명함, 실제로 영업하고 있던 부동산이었습니다.

[사칭당한 공인중개사 : 저희 사무실을 사칭해서 중개했다는 전화를 한두 건 받았어요. 전자 계약을 사용할 줄도 모르고 (직거래 플랫폼) 중개 자체를 안 해요.]

모든 사실을 알게 됐을 때, 가짜 집주인은 이미 도주한 상태였습니다.

[김민중/변호사 : 신분증이나 공문서를 쉽게 위조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서 사기 사건을 벌인 것입니다.]

2024년 기준 5만 9천여 건으로 급증하는 등, 부동산 직거래는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토부가 올해 2월부터 중고 거래 플랫폼에 부동산 매물 등록 시엔 본인 인증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크지 않습니다.

[김민중/변호사 : 국가 정부 차원에서 지침을 내린 것에 불과하고요. 단순히 권고 이행 사항이지 의무 사항이 아니라서 부동산 중개 플랫폼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측면이 있습니다.]

온라인 부동산 직거래 플랫폼에는 실제 소유주가 아니더라도 별다른 인증 절차 없이 매물을 쉽게 올릴 수 있는 상황입니다.

[중고 거래 플랫폼 관계자 : 저희가 중개를 해주는 게 아니라 게시글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을 마련해주고 있고 개인하고 개인 간의 거래이기 때문에 제3자가 매물을 올릴 수 있고 집주인 인증이 필수가 아닙니다.]

피해 보상이 대단히 어려운 부동산 직거래 사기.

교묘한 수법들이 늘어나고 있어 플랫폼 자체에 대한 안전망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채상욱/명지대학교 실물투자분석학과 교수 : 게임 아이템을 거래할 때만 하더라도 에스크로 같은 그런 기능을 제공을 하거든요. 거래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불확실성을 제3자가 검증해 주는 과정이거든요. 이런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그런 안전장치를 안 두고 있거나 미흡하다고 한다면 그런 안전 장치 부분도 보강해야지 될 것 같습니다.]

** 해당 콘텐츠는 AI오디오로 제작됐습니다.

(취재 : 김소리, 구성 : 최석훈(인턴), 영상편집 : 고수연, 디자인 : 김보경, 제작 : 모닝와이드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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