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구 540만 아일랜드가 대미 무역흑자 2위인 이유는 인기 비만 약

인구 540만 아일랜드가 대미 무역흑자 2위인 이유는 인기 비만 약
▲ 비만 치료제 잽바운드

미국이 올해 중국 다음으로 아일랜드와 가장 많은 무역적자를 낸 이유는 비만 치료제의 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은 올해 1∼4월 아일랜드에서 710억 달러 상당의 제품을 수입했는데 이 가운데 약 절반인 360억 달러가 비만·당뇨 치료제 제조에 필요한 호르몬 수입이었습니다.

이들 호르몬은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계열 비만 치료제와 새로운 유형의 인슐린을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호르몬의 전체 수입 중량은 2만 3천400lb(약 1만 600kg)에 불과하지만, 인구가 고작 540만 명인 아일랜드가 미국을 상대로 엄청난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올해 1∼4월 미국의 국가별 무역적자를 보면 중국이 880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아일랜드로 652억 달러였습니다.

WSJ은 아일랜드의 의약품 수출이 올해 많이 증가한 이유는 제약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전에 미국 내 재고를 확충하려고 했으며, 비만 치료제 수요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아일랜드에서 수입된 호르몬의 거의 100%는 최종 종착지가 미국 인디애나주였습니다.

인디애나주에는 비만과 당료를 동시에 치료하는 약인 잽바운드와 마운자로를 만드는 제약회사 일라이릴리의 본사가 있습니다.

비만 치료제 원료가 수출 증가를 주도하면서 올해 1분기 아일랜드의 경제는 전 분기 대비 9.7%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의약품 수출 증가는 미국과의 관계에서 부담 요인입니다.

미국 재무부는 이달 초 발표한 환율 보고서에서 아일랜드를 환율관찰 대상국에 추가했는데 이는 대규모 대미 무역흑자가 지정 기준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아일랜드로 이전한 미국 제약사들이 생산 거점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오기를 원합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4월 의약품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를 시작했는데 이 결과에 따라 수입 약과 호르몬 같은 원료에 관세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그간 아일랜드는 기업에 유리한 법인세 제도를 운용한 덕분에 미국 제약사를 다수 유치했습니다.

애브비의 주름 제거제 보톡스와 메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등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약 일부가 아일랜드에서 제조됩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