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미국 경상 흑자 역대 최대…한은 "관세 영향에 줄 것"

우리나라가 지난해 미국과의 경제적 거래에서 1천억 달러가 넘는 역대 최대 흑자를 냈습니다.

하지만 대(對)중국 거래에선 3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한국은행이 오늘(20일) 발표한 '2024년 지역별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대미 경상수지 흑자가 1년 새 877억 6천만 달러에서 1천182억 3천만 달러로 34.7% 늘었습니다.

1998년 지역별 경상수지가 집계된 이래 가장 큰 흑자 규모입니다.

반도체 중심의 상품수지(+1천89억 9천만 달러)와 배당 수입 등 본원소득수지(+184억 달러)가 모두 역대 1위 기록을 세웠습니다.

반대로 서비스수지는 71억 8천만 달러 적자였습니다.

대중 경상수지는 290억 4천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2022년 적자로 돌아선 뒤 연이어 흑자 반등에 실패했습니다.

적자 규모는 2023년(-292억 5천만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컸습니다.

반도체 등 수출 증가와 화학공업제품 등 수입 감소로 상품수지 적자가 1년 새 331억 3천만 달러에서 325억 3천만 달러로 소폭 줄었습니다.

대일본 경상수지는 127억 2천만 달러 적자였지만, 1년 전(-157억 7천만 달러)과 비교하면 적자 규모가 30억 달러 넘게 축소됐습니다.

유럽연합(EU), 동남아시아와 거래에서는 각 170억 9천만 달러, 565억 2천만 달러의 흑자를 봤습니다.

선박, 반도체, 컴퓨터(SSD) 등의 수출 호조 덕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입니다.

김성준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대미 흑자 증가는 미국의 견조한 소비, 바이든 정부의 신성장 산업 투자 등으로 소비·자본재 수출이 늘어난 데다 대미 투자 확대로 배당·이자 수입도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대중 적자는 중국 내수 부진, 중국 내 중간재 자체 생산 등의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덧붙였습니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서는 "미국 관세 정책 영향이 하반기 더 강해지면서 대미 흑자가 작년보다는 올해, 올해보다는 내년 줄어들 것으로 본다"며 "올해 대중 적자는 1∼5월 통관 기준 수지 등으로 미뤄 작년과 비슷한 흐름"이라고 전했습니다.

지난해 금융계정을 보면, 내국인의 해외직접투자(자산)는 중국(-36억 9천만 달러)을 빼고는 미국(+247억 1천만 달러), EU(+25억 8천만 달러), 동남아(+137억 5천만 달러) 등 대부분 지역에서 늘었습니다.

특히 대미 직접투자 규모는 역대 네 번째로 많았습니다.

그러나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부채)는 190억 4천만 달러에서 152억 3천만 달러로 줄었습니다.

작년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자산) 증가액은 722억 5천만 달러로 전년의 454억 2천만 달러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해외주식투자(298억 5천만 달러→422억 달러)와 해외채권투자(155억 7천만 달러→300억 5천만 달러)가 모두 늘었습니다.

특히 대미 주식투자 증가 폭이 371억 4천만 달러로, 역대 3위를 기록했습니다.

전체 해외주식투자 가운데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88%에 이릅니다.

반대로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부채)는 1년 새 371억 4천만 달러에서 219억 6천만 달러로 감소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