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검찰은 지난해 주가 조작 사건의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김건희 여사가 시세 조종을 공모했거나, 그 범행을 알고 있었다고는 보기는 어렵다며, 범죄 혐의가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전해 드린 거처럼 다시 수사에 나선 검찰이 확보한 녹음파일에는 이런 기존 수사팀 판단을 뒤집을 수 있는 정황이 여럿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게 어떤 의미인지는, 임찬종 법조전문기자가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기자>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검은 김건희 여사를 불기소 처분하면서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조상원/당시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 (지난해 10월) : 피의자가 주범들과 시세조종을 공모하였다거나 그들의 시세조종 범행을 인식 또는 예견하면서 계좌 관리를 위탁하거나 직접 주식 거래를 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도이치모터스 사건 주범들이 김 여사 계좌를 이용해 주가조작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김 여사는 주가조작이 진행되고 있다는 걸 모른 채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직접 거래하거나, 주가조작 주범 측에 계좌 운용을 맡긴 것뿐이어서 공모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주가조작 사실을 몰랐다는 김건희 여사가 어떻게 주가조작 주포들끼리 메시지를 주고받은 지 7초 뒤에 메시지 내용과 정확히 일치하는 주문을 낼 수 있었는지 등에 대한 의혹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지난 4월 재수사 착수 후 불기소 논리와 상반되는 정황이 다수 포함된 녹음파일 수백 개를 찾아냈습니다.
주가조작에 이용된 김 여사의 미래에셋증권 계좌를 담당하는 증권사 직원과 김 여사의 대화 녹음인데, 계좌를 대신 운용하는 쪽에서 주가를 관리하고 있다는 취지로 김 여사가 말하는 내용이나, 누군가 주가를 조종한다는 것을 전제로 대화를 이어 나가는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검찰 재수사팀은 이번 녹음파일이 김 여사가 주가조작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주범들에게 계좌를 맡겼다는 증거, 즉 주가조작 공모의 유력한 증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건희 여사 측은 "주가조작 사실을 몰랐다는 입장에 변함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검찰 재수사팀 대부분이 곧 출범할 김건희 특검에 합류할 전망이라서 해당 녹음파일과 관련한 김 여사 조사도 향후 특검에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 : 최혜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