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 하나.
<음식을 얼굴에 던졌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는 한 손님이 떡볶이 가게에 찾아와 자신의 어머니의 얼굴에 먹던 떡볶이를 끼얹었다는 황당한 사연이 담겨있었습니다.
사건은 지난 7일.
가게에 있던 아들 A 씨는 고객센터를 통해 한 손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저녁 6시쯤 떡볶이를 주문했는데 떡이 7개뿐이었다며 불만을 제기한 것입니다.
[A 씨/피해자 아들 : 저한테 전화가 왔어요. (손님이) '떡볶이에 떡이 7개밖에 없다. 이게 맞는 거냐'고 이야기해서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서 제가 직접 손님한테 사진을 받았어요.]
손님에게 사진을 받았으나 뭔가 이상했다는 A 씨.
[A 씨/피해자 아들 : 미리 이렇게 떡볶이랑 어묵만 소분을 해놓는 상황이고요. (주문이 들어오면) 소분해 놓은 재료를 넣어서 바로 조리가 되고요. 저희 가게에서는 정상 조리가 되었다고 했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까 소분하는 과정에서 실수는 할 수 있으니 불편하게 한 점에 대해 환불 처리를 빨리 해주겠다 했죠.]
[A 씨/피해자 아들 (통화 내역) : 환불 처리로 도움을 드려도 괜찮으신가 해서요. (내 시간을 1시간 넘게 망쳐놓고 '환불해 주면 되는 거죠?' 이딴 식으로 나오면 누가 좋아해요? 가게로 가면 당신 만날 수 있는 거예요?) 아뇨 저희 어머니가 하고 계시고요. (어머니가 욕 좀 보시겠네.)]
통화를 종료하고 몇 분 후, 실제로 가게를 찾았던 손님.
한 손에는 포장 용기를 그대로 들고 있었습니다.
아들에게 미리 상황 설명을 들은 어머니는 소분한 재료를 보여주며 설명했지만, 손님은 화를 내며 갑자기 어머니의 얼굴에 떡볶이를 던지듯이 부었습니다.
[피해자 : 순식간에 일어난 거죠.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에 (떡볶이를) 던지려는 그 순간을 못 잡은 거예요. 눈이 너무 맵잖아요. 그러니까 저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밀쳤고 아프고 치욕스러웠죠.]
떡볶이 국물이 들어가 잘 보이지 않는 눈으로 어머니는 경찰과 아들에게 차례로 연락했습니다.
[피해자 : 이 아저씨가 와서 떡볶이를 얼굴에 뿌려서 눈에 다 들어가고 사방에 다 튀고... (경찰에 신고했어?) 신고했어.]
피해자의 신고로 경찰이 도착했고, 결국 손님은 피해자와 분리조치 됐습니다.
[경찰 관계자 : 신고만 접수된 상황이지 혐의가 있는지 없는지는 확인하고 있어서 어느 정도 확인이 된다면 입건이 되겠죠.]
[김형민/변호사 : 이번 사건은 특수 폭행이나 업무방해 등의 성립이 될 수 있습니다. '당신도 고통받아야 한다.' '어머니가 욕 좀 보시겠네.' 등의 발언을 한 후에 영업장에 찾아간 것을 비추어 볼 때 업무방해의 고의가 인정될 수 있어 보이고요. 특수폭행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떡볶이 국물이 위험한 물건에 해당이 되는지, 즉 신체에 해를 가할 만큼 뜨거웠는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날 이후 아무런 혐의도 확인되지 않은 채, 현재 어머니와 아들은 하루하루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피해자 : 좀 불안하더라고요 요즘에는. 혹시나 다시 올까 봐 보복하지 않을까 겁이 나니까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취재 : 채수연·김희정, 영상편집 : 김수영, 인턴 : 신혜주, 제작 : 모닝와이드3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