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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속 암 찾는 박테리아로 실시간 암 위치 식별…수술 정밀도 ↑

형광 가이드 기반 수술 모식도 (사진=KIST 제공, 연합뉴스)
▲ 형광 가이드 기반 수술 모식도

몸속 암을 찾아가는 능력을 지닌 박테리아가 분비하는 물질을 형광 표지로 활용해 정밀 암 수술을 도울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바이오닉스연구센터 서승범 선임연구원과 화학생명융합연구센터 김세훈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충남대병원 이효진 교수와 공동으로 암을 표적으로 삼는 유익 박테리아를 활용해 형광 신호로 암 위치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수술 조영 기술을 개발했다고 오늘(18일) 밝혔습니다.

암 수술은 종양을 정확히 제거해 재수술과 재발 부담을 줄이는 게 중요하지만, 수술 전 영상이나 초음파로는 암 위치와 경계를 완전히 파악하기 어려워 의사 경험에 의존하는 한계가 있어 왔습니다.

이에 연구팀은 병원성을 제거해 안전한 프로토박테리아의 일종인 살모넬라를 암 위치를 찾아내는 표시자로 활용했습니다.

암세포가 조직을 괴사시키며 산소가 부족한 것을 활용해 혐기성 균주인 개량 살모넬라를 몸속에 넣어 암세포가 만든 환경으로 찾아가게 하는 원리입니다.

박테리아가 암세포에 도달하면 신호를 줘 비타민의 일종인 바이오틴과 잘 결합하는 스트렙트아비딘을 분비하도록 한 후 바이오틴과 조영제를 결합한 물질을 몸에 넣어 암세포 위치를 확인하게 됩니다.

연구팀이 쥐에게 유방암, 대장암, 피부암 등을 일으킨 후 박테리아를 주입하고 형광 정도를 확인한 결과 기존 조영제보다 형광 부위를 구분할 수 있는 정도가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근적외선 대역의 형광을 활용해 기존 혈액 조영에 활용하는 수술 내시경이나 영상 장비로도 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박테리아를 기반으로 진단부터 수술, 치료까지 활용할 수 있는 암 치료 플랫폼으로 기술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서 선임연구원은 "여러 암종에 적용할 수 있고 암에 들어간 이후 스위치 켜서 물질 분비할 수 있기 때문에 전달률이 보장된다"며 "안정성이 많이 연구된 균주고 항생제로도 쉽게 죽는 박테리아라 위험도도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는 "향후에는 박테리아를 개량해 스트렙트아비딘 대신 항암 물질을 분비하는 표적항암제와 같은 역할도 수행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밀 약물 전달 기술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지난달 21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에 실렸습니다.

(사진=KIST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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