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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아시아집흰개미'…검역 구멍 뒤늦게 확인

이번엔 '아시아집흰개미'…검역 구멍 뒤늦게 확인
▲ 작년 4월 서울 금천구에 있는 물류창고에서 발견된 외래 흰개미의 모습

서울에서 2023∼2024년 연속으로 외래 흰개미가 출현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그제(14일) 학계에 따르면 환경부 국립생태원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진은 지난달 한국환경학회지에 게재한 논문에서 이런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작년 4월 24일 서울 금천구에 있는 한 물류창고에 적재된 종이상자에서 외래 흰개미 약 100마리를 발견했습니다.

흰개미가 먹이로 삼았던 종이상자는 소각됐습니다.

전날 인천공항을 통해 싱가포르에서 수입된 포장재였습니다.

발견된 흰개미 가운데 번식이 가능한 개체는 없었고, 주변으로 확산한 흔적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유전자 검사 결과 이들 흰개미는 아시아집흰개미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학명은 '콥토테르메스 게스트로이(Coptotermes Gestroi)'입니다.

4년에 6만 마리씩 늘어날 정도로 군체 성장 속도가 빨라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피해를 주는 흰개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인도·인도네시아·필리핀·미얀마·태국·말레이시아 등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출신이며 국제교류 증가에 따라 미 남부, 중남미, 대만 등으로 퍼져나갔습니다.

한국의 경우 검역 단계에서 발견된 적은 있지만 유통 단계에서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검역망이 뚫린 셈입니다.

2023년 5월에도 서울 강남구 주택에서 외래 흰개미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흰개미는 나무를 분해해 탄소를 자연으로 환원하고 토양 수분을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인체에 해를 끼치지는 않지만 목조문화재와 건물을 붕괴시킬 수 있습니다.

국내에 출현한 두 흰개미 모두 열대종이라 정착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만흰개미로 불리는 '콥토테르메스 포르모사누스(Coptotermes Formosanus)'는 얘기가 다릅니다.

대만흰개미는 온대종이라 한국 생태계, 특히 남해안을 중심으로 적응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번식 속도도 빠르고 군체 규모는 수백만 마리에 달합니다.

이 때문에 친척뻘인 아시아집흰개미보다 더 큰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흰개미 전문가인 미국 캘리포니아대(UCANR) 이상빈 박사는 통화에서 "흰개미는 한번 들어오면 군체가 커지기까지 존재를 알기 어려워 검역이 중요하다"며 "특히 정착 가능성이 큰 대만흰개미는 유입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논문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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