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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15층 아파트 덮친 44미터 중장비…"딸아이 침대 위로 콘크리트가"

지난 5일 밤 10시경, 용인의 한 아파트.

천둥 같은 굉음과 함께 아파트가 흔들리며 벽이 무너졌습니다. 

길이 44미터, 무게 70.8톤의 거대한 중장비가 아파트 건물 외벽을 덮친 겁니다.

[피해 아파트 주민 : 소리가 두 번 크게 들렸어요 진짜. 너무 놀라서 내다보니까 넘어지는데 밑에서 연기 같은 거 있잖아요. 엄청 올라왔어요.]

중장비는 15층부터 8층까지 아파트 벽을 충격한 뒤 기울어진 채 걸쳐 있었습니다.

150여 명의 주민들은 큰 충격에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피해 주민 : 따따다다닥 그러는 거에요. 근데 와장창 하더라고. 네 발로 기어서 막 남편 방문을 두드리며 '여보 지진 난 거 같아 빨리 나와 봐'.]

급히 집 밖으로 피해 다치지는 않았지만 주민들은 집에 다시 들어가기가 불안할 뿐입니다.
 
[피해 주민 : 불안하죠. 이미 어딘가에 크랙이 나서 균열이 있지 않을까. 이거 저희는 못 살죠.]

사고가 난 가구 중 15층 세대는 벽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70톤에 달하는 중장비, 그 가운데 가장 무거운 부분이 덮친 곳은 초등학생 아이의 방이었습니다.

사고 당시 방 안에 누군가 있었다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던 아찔한 상황.

[아파트 15층 주민 : 침대에 어머님이랑 아이랑 앉아서 인형 놀이를 하고 있었어요. 저는 그사이에 과일 깎고 준비하고, 나와서 과일 먹자고 불렀거든요. 과일 먹고 하고 있었는데 거기서 쿵 소리가 나면서 뭔가 계속 무너지는 소리가 엄청 크게 났거든요.]

아이의 침대 위에 떨어진 벽체 콘크리트가 당시 엄청난 충격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아파트 15층 주민 : 침대 위에 반 이상의 얼굴만 한 크기 콘크리트가 덮쳤는데 원래 자고 있을 시간에 어머니랑 딸이랑 자고 있어야 되는 시간이었는데.]

아파트를 덮친 중장비는 인근 지하철 공사장에 세워져 있던 항타기였습니다.

항타기 전도 사고는 과거부터 꾸준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수직으로 치솟은 수십 미터의 높이와 함께 수십 톤의 무게는 단 한 번의 전도 사고에도 치명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는 겁니다.

[강선영/건설안전기술사 : 일단 항타 장비 같은 경우에는 무게 중심이 상위에 있기 때문에 잘 넘어지는 장비예요. 저 장비 자체의 하단에 바닥 철판이 그냥 다 깔려 있어야 해요.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철판을 설치했는지 안 설치했는지도 일단 중요하고요. 만약에 철판에 이동이 있거나 철판이 꺼졌다면 지반이 물러서 꺼졌을 수가 있으니까 당연히 지반 상태가 제일 중요합니다.]

사고 전부터 중장비가 기울고 진동이 심했다고 주장해 온 주민들.

하지만 시공사 측은 불안을 호소하는 주민들에게 사고 당일에도 직접 안전하다고 설명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행사 민원 점검 참여 주민 : 안전하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시공사) 그분들이 문제없다고 이야기했는데 문제가 밤에 터잖아요.]

넘어진 항타기는 5월 이후 작업이 전혀 없이 방치된 상태였습니다.

작업 중이 아닌 장비였기 때문에 오히려 안전 점검 규정에서도 벗어나 있었던 겁니다.

[최명기/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 : 작업이 끝나고 나서 정지를 해 놓은 상태에서 (안전) 기준을 지켜라 여기에 대한 기준은 없다는 겁니다. 이런 안전 수칙들 이걸 좀 추가적으로 만들어서 보완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중장비 해체가 완료된 어제, 시공사는 입주민에게 재차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수리 비용은 물론 가구 및 소지품 파손 등과 함께 재산의 가치 하락과 정신적인 피해에 대한 보상을 지하철 시공사 측에 청구할 예정입니다.

** 해당 콘텐츠는 AI오디오로 제작됐습니다.

(취재 : 박지선, 영상편집 김수영, 디자인 : 임도희, 제작 : 모닝와이드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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