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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학생 뒤만 쫓는 '정체불명 여성'···왜 학교를 못 떠나나

궁금한이야기
그는 왜 학교를 떠나지 못하나

6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캠퍼스에 출몰하는 한 여성의 두 얼굴을 추적했다.

지난해 1월 어느 늦은 밤, 서울의 한 대학교 도서관에 정체불명의 여성이 등장했다. 양갈래 머리와 핫팬츠를 입고 수상한 행동을 하는 이 여성은 이미 학교에서는 유명 인사.

학교에 나타난 지 햇수로 벌써 3년째가 된 이 여성은 키가 크고 외모가 준수한 남학생을 골라서 뒤를 쫓는다는 것. 강의실뿐만 아니라 자취방 앞까지 따라간다는 이 여성에게 피해를 입은 이들은 한 둘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이 여성을 속칭 '외모 판별기'라 부르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던 학생들. 그러나 점점 문제들이 드러났다.

이 여성이 여학생들을 상대로 일부러 몸싸움을 벌이고 소리를 지르는 등 공격성을 드러낸 것. 이에 어떤 피해자는 턱관절 영구 장애까지 입었다.

여러 여성들을 폭행해 검찰에 송치까지 된 이 여성은 지난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처분을 받았다. 그런데 집행유예 기간에도 폭력성을 멈추지 않고 다른 여성들을 폭행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제작진은 취재 끝에 이 여성이 7년 전 해당 학교의 음악과를 졸업한 40대 장 씨인 것으로 확인했다. 30대 중반에 편입으로 학교에 들어와 바보스러울 정도로 사람들을 좋아하고 따뜻했다는 장 씨.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학업을 이어갈 수 없어서 뒤늦게 대학에 입학했던 장 씨. 그는 졸업 후 레슨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그러나 코로나 여파로 일이 끊어졌고 마음의 병까지 찾아왔다고.

점점 달라지는 모습에 주변 사람들까지 곁을 떠나며 언제부턴가 고립이 되어 버린 여성. 이에 장 씨를 잘 아는 지인은 그가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학교로 돌아온 것이 아닐까 하고 추측했다.

한참 취재를 이어가던 그때 문제의 당사자가 직접 제작진에게 연락을 해왔다. 그리고 자신이 피해자라며 자신이 벌인 행동을 모두 부인했다.

또한 그의 부모들은 딸이 조울증이라며 치료는 딸이 직접 알아서 할 문제이니 더 이상 관여하지 말라고 제작진들의 관심을 부담스러워했다.

전문가는 이 여성의 증상에 대해 환청이나 망상에 완전히 지배당하고 있다며 증상이 심해질수록 위험하니 하루빨리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제작진은 전문가의 진단을 부모들에게 전하며 자신들도 여성의 치료를 돕겠다고 했다. 그러나 부모는 괜찮다며 도움의 손길을 거절했다.

전문가는 "치료를 방치하면 증상이 나빠지는데, 불특정인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다. 심각한 상황이 되는 순간 피해자들도 불행하고 문제의 여성도 범죄자가 되어 불행해진다"라며 "치료에 시간이 걸려도 분명 지금보다 호전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그가 하루빨리 치료를 받고 평범한 일상, 평범한 내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빌었다.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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