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러시아 위협에 맞서기 위해 냉전 이래 최대 규모의 방위산업 투자를 예고했습니다.
영국 국방부는 키어 스타머 총리가 핵탄두 프로그램 개발 및 핵 추진 잠수함 12척 건조 등 방위산업에 15억 파운드, 약 2조 8천억 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전략적 방위 재검토' 보고서를 오늘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해당 보고서는 영국이 현재 처한 안보 위협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대응 구상 등을 담고 있습니다.
존 힐리 영국 국방 장관은 BBC 방송에 이번에 나오는 보고서 속 구상이 영국의 군사 및 방위 산업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모스크바를 향한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공개된 보고서 핵심 내용에 따르면 영국은 15억 파운드를 신규 투입해 영국 전역에 최소 6개의 군수 공장을 신설하고, 국산 장거리 무기 7천대 가량을 신규 조달한다는 구상입니다.
조선·드론·사이버 방어와 관련한 투자도 추진됩니다.
또 새로운 차세대 공격용 잠수함 12척을 새로 건조해 현재 운영 중인 7척 규모의 잠수함 함대를 2030년 말까지 이로 대체한다는 계획도 담겼습니다.
다만 이번에 새로 건조하는 공격 잠수함들은 핵 추진 방식이지만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습니다.
영국은 핵탄두를 탑재한 공격 잠수함 함대는 이와 별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힐리 장관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위협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러시아의 공격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단호히 행동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새로운 최신 잠수함이 국제 해역을 순찰하고 영국 해안에 자체 핵탄두 프로그램을 둠으로써 우리는 영국을 국내에선 안전하고 해외에선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스타머 총리도 영국 더선에 기고한 글에서 "전쟁수행 준비 태세를 복원하는 것을 군의 핵심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스타머 총리는 "유럽에서 전쟁, 새로운 핵 위험과 같은 위험은 더는 비밀이 아니다"라며 "크렘린은 그 패거리인 이란, 북한과 협력하고 있으며 우리는 일상적 사이버 공격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스타머 총리는 그러면서 이번에 공개될 전략적 방위 재검토 보고서가 "향후 수십 년간 우리의 역량과 안보를 위한 청사진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스타머 총리는 앞서 지난 2월에 현재 GDP 2.3% 수준인 영국의 국방비 규모를 2027년 2.5%, 2029년에는 3%까지 늘리겠다고 이미 공언했습니다.
더선은 이런 계획이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 국방 투자로, 영국의 무기 생산 역량을 '상시 가능한' 수준으로 바꿔놓을 것이라고 해설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