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가 데이터 조작 의혹을 받아온 경영대 스타 교수 프란체스카 지노의 신분보장 조치를 취소하고 면직했다고 미국 주요 언론매체들이 현지시간 27일 보도했습니다.
하버드대가 소속 교수의 '테뉴어', 즉 교수 정년보장을 취소한 것은 미국대학교수협회(AAUP)와 미국대학협회(AAC)가 공동으로 학문의 자유 보호를 위해 테뉴어와 면직 등에 관한 원칙을 공식화한 1940년 이래 80여 년 만에 처음이라고 교지 하버드 크림슨은 지적했습니다.
미국 대학에서 교수가 대학 당국 심사를 거쳐 일단 테뉴어를 받으면 비위나 심각한 경영난 등 특단의 사유가 없는 한 정년까지 재직할 권리가 보장됩니다.
일부 대학에는 교수 정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 교수 본인이 은퇴하겠다고 할 때까지 재직할 수도 있습니다.
하버드대 이사회는 지노 교수의 테뉴어를 취소하고 면직하기로 이달 회의에서 결정했으며, 지난주에 이런 결정이 비공개 회의에서 경영대학원 교수들에게 통보됐습니다.
이 소식은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공영방송 WGBH가 25일 처음 보도했습니다.
하버드대 당국은 지노 교수의 테뉴어 취소와 면직 조치를 WGBH에 확인해줬으나 인사 문제라며 구체적 이유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런 식으로 테뉴어가 취소되는 것은 드문 일이며 수십 년 동안 없었던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978년생인 지노 교수는 2010년에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 경영학 부교수로 부임해 재직해왔으며, 2018년부터 2021년까지는 협상·조직·시장 분야 부문장을 맡았습니다.
미국 NBC 방송에 따르면 그의 연구 분야는 행동과학이었으며, 주요 연구 주제는 '정직성'과 '윤리적 행동'이었습니다.
지노 교수가 적어도 10여 년간 데이터 조작을 해왔다는 의혹은 2021년에 '데이터 콜라다'라는 블로그 사이트에서 관련 연구를 하는 교수들과 연구자들의 의혹 제기로 처음 알려졌습니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은 제보를 바탕으로 본격적 연구부정행위 조사에 착수했으며, 18개월간의 조사 끝에 지노가 최소한 4건의 연구에서 데이터를 조작하는 연구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지노는 2023년 6월 무급휴직 조치를 당했으며 이후 대학 당국은 테뉴어 취소 여부를 검토하는 공식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지노 교수는 연구부정행위를 저지른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관련 소송 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무고함을 주장하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