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등포구 여의도버스환승센터의 버스
서울 시내버스의 2년 연속 파업 사태가 현실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파업 예고일(28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노사가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의 접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면서 극단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오늘(27일) 서울 시내버스 노사에 따르면 양측은 총 9차례의 본교섭과 지난달 29일 임단협 2차 조정회의가 결렬된 이후 최근까지 실무 협의를 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오늘 밤까지 협상 시한이 남았으나 노사는 교섭 자리를 마련하는 데조차 엇박자를 냈습니다.
노조(서울시버스노동조합)는 오늘 오후 1시에 교섭을 재개하자고 전날 사측(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에 공문을 보냈습니다.
이후 사측은 오늘 비공개로 본교섭을 재개한다고 언론에 공지했지만, 노조는 공문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을 받지 못해 일정이 합의된 게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테이블에 마주 앉더라도 워낙 입장차가 크고 조율할 여지가 적어 막판 타결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노사는 통상임금 쟁점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해 왔습니다.
사측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하고 노조의 인상 요구를 모두 수용할 경우 25%의 임금 인상 효과가 생긴다며, 통상임금 수준을 낮추기 위한 임금체계 개편을 이번 교섭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준공영제를 운영하는 서울시 또한 인건비 부담이 시 재정에 큰 부담이 된다며 임금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반면에 노조는 통상임금은 노동자의 권리일 뿐 아니라 법원에서 해결해야 할 사안이므로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임금 인상률을 우선 협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노조는 오늘까지 협상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으면 예정대로 28일 첫차부터 전면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입니다.
서울에서는 389개 노선에서 시내버스 총 7천여 대가 운행하고 있습니다.
노조에는 64개 사가 참여하고 있으며 쟁의행위에 참여할 수 있는 단체교섭 대상이 되는 회사는 61개 사로 알려졌습니다.
파업 참여율이 높으면 출퇴근을 비롯해 시민들의 발이 묶여 큰 불편이 우려됩니다.
노조는 작년에도 임금협상이 결렬되자 2012년 이후 12년 만에 파업했습니다.
다만 시의 중재로 임금 인상 4.48% 등을 뼈대로 하는 합의안을 도출해 노조는 11시간 만에 파업을 철회하고 정상 운행으로 복귀했습니다.
올해는 통상임금 체계 개편이 쟁점인 만큼 작년과 달리 파업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노조는 통상임금 문제로 사측과 개별 소송도 진행 중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