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참전용사 랭글 전 미 하원의원 별세

미국의 지한파 정치인이자 한국전쟁 참전용사 출신이었던 찰스 랭글 전 미 연방 하원의원이 현지시간 26일 별세했습니다.

향년 94세.

뉴욕 맨해튼의 할렘에서 태어난 고인은 1970년 뉴욕에서 연방 하원의원(민주)으로 당선된 이래 2017년 1월 은퇴할 때까지 46년간 의사당을 지켰습니다.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2007∼2010년)까지 지낸 23선의 중진이었던 그의 의정활동 속인 전쟁의 포화 속에 맺은 우리나라와의 인연이 자리했습니다.

한국전쟁 초기 미 2보병사단 503연대 소속으로 참전해 중국군 공격에 부상까지 당했던 고인은 한국전쟁에서의 공훈으로 퍼플하트와 동성 무공훈장을 받았고, 2007년 우리 정부로부터 수교훈장 광화장을 받았습니다.

특히 고인은 미국 내에서 '잊힌 전쟁'으로 불리는 한국전쟁의 의미를 되살리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쳤습니다.

지난 1977년엔 같은 민주당 소속이었던 지미 카터 당시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수 계획에 강력히 반대하기도 했습니다.

또 자유무역협정(FTA)에 대체로 비판적인 민주당 소속 의원이었음에도 한미 FTA를 앞장서서 지지해 체결에 기여했습니다.

지난 2003년엔 지한파 의원 모임인 코리아코커스 창설을 주도하며 초대 의장을 지냈습니다.

고인은 2021년 백선엽 한미동맹상을 수상하면서 "(한국전쟁 때) 부상을 입고 한반도를 떠났을 때는 악몽과도 같았고,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을 것 같았기에 한국이 전쟁의 폐허를 딛고 미국의 7번째 교역 파트너이자 국제적 거인으로 부상한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