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이란 자파르 파나히 감독,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세계 3대 영화제 석권

이란 자파르 파나히 감독,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세계 3대 영화제 석권
이란의 거장 자파르 파나히(65) 감독이 신작 '잇 워즈 저스트 언 액시던트'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세계 3대 영화제(칸, 베니스, 베를린)를 석권했다.

24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열린 제78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파나히 감독은 '잇 워즈 저스트 언 액시던트'로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았다.

올해 영화제 심사위원장인 줄리엣 비노쉬는 수상작을 발표하면서 "예술은 우리의 가장 소중하고 살아있는 부분의 창의적 에너지를 움직인다. 어둠을 용서, 희망, 새로운 삶으로 바꾸는 힘"이라고 말했다.

기립박수 속에 무대에 오른 파나히 감독은 "국내외 모든 이란인들은 모든 문제와 차이를 제쳐두고 힘을 합치자.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자유"라며 "아무도 우리가 뭘 입어야 하는지, 무엇을 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잇 워즈 저스트 언 액시던트'는 정치범으로 수감됐던 한 남자가 감옥에서 자신을 괴롭힌 경찰과 닮은 사람을 마주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영화다.

파나히 감독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를 잇는 이란의 거장이다. 1995년 장편 데뷔작인 '하얀 풍선'으로 칸영화제 신인상 격인 황금카메라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2003년 '붉은 황금'으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심사위원상, 2011년 '이것은 영화가 아니다'로 감독주간 황금마차상(공로상)을 차례로 받았고 2018년에는 '3개의 얼굴들'로 경쟁 부문 상인 각본상을 받으며 칸과의 인연을 공고히 했다.

동시에 베니스, 베를린영화제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잇따라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2000년 '써클'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2015년 '택시'로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았다. 이번에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까지 수상하면서 세계 3대 영화제 최고상을 모두 석권한 감독이 됐다. 앙리 조르주 클루조,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로버트 앨트먼, 장뤼크 고다르에 이어 역대 다섯 번째다.

파나히 감독의 영화는 이란 사회를 향한 목소리이자 정부를 향한 투쟁에 가깝다. 그는 이란의 각종 사회, 정치 문제를 풍자하는 영화를 만들어 정부의 눈밖에 났다. 지난 2010년 20년간 영화 제작 금지와 출국 금지 처분을 받았지만, 몰래 영화를 만들어 해외 영화제에 출품해 왔다. 황금종려상 수상작 '잇 워즈 저스트 언 액시던트'도 비밀리에 제작했다.

이 작품은 그린나래미디어가 수입했으며, 빠르면 올해 중 국내에 개봉할 예정이다. 지난해 개봉한 '노 베어스'가 국내 관객들에게 큰 충격과 감동을 안긴데 이어 황금종려상 수상작은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영화제 2등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 대상은 노르웨이 감독 요아킴 트리에르의 '센티멘털 밸류'가, 3등상인 심사위원상은 스페인·프랑스 영화 '시라트'가 받았다. 남우주연상은 브라질 영화 '시크릿 에이전트'의 와그너 모라가, 여우주연상은 프랑스 영화 '리틀 시스터'의 나디아 멜리티가 수상했다. 각본상은 '더 영 마더스 홈'을 만든 벨기에 거장인 장 피에르 다르덴·뤼크 다르덴 형제가 받았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