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마다 5만 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각기 다른 이유로 학교를 그만두고 있습니다. 모두 우리 미래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이지만, 학생 신분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합니다.
시선 360, 오늘(25일)은 이혜미 기자가 학교 밖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고등학교 입학 후 공황장애로 어려움을 겪은 정 모 양은 한 학기 만에 자퇴를 택했습니다.
동영상 강의를 들으며 올해 2번째 수능을 준비하고 있는데, 지원 대학을 고르는 것부터 난관입니다.
[정 모 양/학교 밖 청소년 (20살) : 생기부(학교생활기록부)가 없기 때문에 (입시에서) 최하점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아예 검정고시생을 받지 않는 학교들도 있고요.]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에서 써주는 청소년생활기록부를 학교생활기록부 대신 제출할 수 있는 제도가 있지만, 이게 가능한 대학은 전체 4년제 대학의 7%, 14곳뿐입니다.
수능모의고사 격인 시도교육청 주관 학력평가는 1년에 서너 번 치러지는데 재학생만 대상입니다.
[정 모 양/학교 밖 청소년 (20살) : 실전에 대해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확실히 적다 보니까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비교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학교 밖 청소년들은 지난 3월 국가인권위원회에 모든 모의평가에 응시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진정을 내기도 했습니다.
[정주형 변호사/인권위 진정 대리인 : 학교에서 나왔다는 것이지 공부를 놓은 건 아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학교 밖 청소년들은 이런 기회에서 박탈을 당해야 되느냐.]
학교 밖 청소년들이 겪는 어려움은 이 밖에도 많습니다.
원하는 것을 배우려고, 또는 심리 정서적인 문제 등, 다양한 이유로 학교를 그만두는데 '불량 청소년'이라는 편견이 따라다닙니다.
[원 모 양/학교 밖 청소년 (19살) : '너 어디 뭐 이상해서 그런 거 아니야?', '너 학교에 적응을 못해서 나온 거 아니야?'(라고 이야기해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닌데….]
학생 신분이 아니니, 각종 서비스이나 혜택에서도 소외됩니다.
[박용민/부산 동래구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장 : (문화시설 이용) 안내가 학생 할인으로 주로 많이 되어 있고, 장학금 같은 경우에도 학생만 해당되는 경우가 제법 있었습니다.]
이런 차별을 줄이려고 학생증을 대신할 '청소년증'을 만들어 활용하도록 했지만, 홍보 부족 등으로 발급 실적은 미미합니다.
학교 밖에 있어도 10대의 꿈과 목표는 다르지 않은 청소년들, 고른 기회를 위한 세심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하륭, 영상편집 : 안여진, 디자인 : 방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