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3차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내부에서 분출한 '절연' 요구에 버티다가 뒤늦게 탈당했습니다.
2021년 3월 검찰총장에서 물러나 같은 해 7월 30일 국민의힘에 입당한 지 약 3년 10개월 만에 이른바 '1호 당원'으로서 당적을 정리한 것입니다.
윤 전 대통령은 오늘(17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는 오늘 국민의힘을 떠난다. 비록 당을 떠나지만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백의종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탈당 사유와 관련해선 "대선 승리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했습니다.
그가 탈당을 표명한 것은 국민의힘 내부의 대선 위기감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단일화 실패, 후보 교체 시도, 자신의 당적을 둘러싼 당내 분란 등으로 김문수 후보 지지율은 30% 안팎의 박스권을 탈출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대선 위기감을 반영한 듯 윤 전 대통령도 탈당의 글에서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모아달라"고 했습니다.
당을 떠나더라도 이번 대선에서 김 후보를 지지해 달라는 것입니다.
자신이 탈당하더라도 결집해 달라는 메시지를 지지층에게 보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를 초래한 장본인으로서 사과와 반성의 메시지를 담지 않았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뒷북 탈당을 하면서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 제때 절연할 기회를 놓쳤고, 결과적으로 윤 전 대통령은 출당과 당의 징계 조치를 모면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당내 친윤계를 제외한 상당수는 대선 승리를 위해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끊어야 한다는 요구가 분출했지만, 윤 전 대통령의 탈당 선언은 대선 선거운동이 시작되고 난 뒤 출당·탈당 여부를 놓고 당내 논란이 불거진 끝에야 나왔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