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해력이란? "글(文)을 풀어내는(解) 힘(力)"
- 단순 읽기 넘어 사람과 교류하고 사회에 참여하는 능력
- '심심한 사과=따분한 사과?' 문해력 점점 낮아지는 한국
- 스마트폰 세대, 긴 글 읽을 기회·대면 상호작용 줄었다
- 숏폼 중심 디지털 환경, 복잡한 사고와 거리 멀어
- '빨리 읽기'에 치중된 한국 교육 과정도 원인
- 어른들도 편향된 사고하는 '기울어진 문해력' 문제
- 가짜뉴스 속출한 계엄 정국...문해력 중요성↑
- 정교해진 가짜뉴스...고학력 엘리트가 주생산자
- 알고리즘, 필터 버블 갇히게 해 '편향맹점' 강화
- 정치계도 '나는 정답, 너는 오답' 태도 버려야
- 문해력 높이려면? 의심하기/출처확인/비교하기/다시읽기
- 답만 찾는 읽기 아닌 '실천적 읽기' 중시하는 사회돼야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9:00)
■ 일자 : 2025년 5월 16일(금)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조병영 한양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계엄과 탄핵을 지나 다시 활짝 피어날 대한민국. 김태현의 정치쇼 특별 기획 리부트 2025]
▷김태현 : 김태현의 정치쇼가 준비한 대선 특집 리부트 2025 세 번째 시간. 오늘은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최근에 문해력, 이게 부족하다 이런 얘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 문해력 부족이 가짜뉴스 확산의 원인으로도 지목이 되고 있죠. 이 문제 과연 어떻게 풀어가면 좋을지 문해력 분야의 최고 전문가십니다. 조병영 한양대 국어교육과 교수와 이야기를 좀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조병영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김태현 : 일단 저희가 문해력 얘기를 해야 되는데 제목부터가 어려워서 문해력이 뭐지 이렇게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이 문해력이라는 거, 이거 영어로 리터러시라는 표현도 쓰던데 이게 정확히 뭔가요?
▶조병영 : 문해력이라는 건 글자 그대로 하면 글을 풀어내는 능력이거든요. 근데 풀어낸다는 게 우리가 글을 읽을 때도 풀어내야 되고 글을 쓸 때도 풀어내야 되잖아요. 그러니까 문해력이라는 건 글을 읽고 쓰는 능력 이렇게 얘기할 수 있고 문해력의 원래 말, 영어가 리터러시 literacy 그다음에 리터러시의 번역어가 문해력 이렇게 되고. 근데 문해력이라는 게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이지만 요즘에 글이라는 게 매우 다양해졌고 시각적인 글도 있고 그래프도 있고 차트도 있고 그렇죠? 그 다양한 글을 읽고 쓰는 능력. 더군다나 우리가 왜 글을 읽고 쓰는가 이렇게 생각해 보면 글을 읽고 쓰면서 공부도 하고 일도 하고 사람도 사귀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굉장히 의미가 넓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이 분야를 교수님이 한 20년 넘게 연구해 오셨으니까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신데 요즘에요. 애들 그다음에 어른, 그러니까 초중고등학생, 초등학생, 중학생 또 그들의 엄마, 아빠, 학부모까지 이 문해력이 부족하다는 우려 이게 실제로 많이 나오거든요. 설마 이런 일이 있을까 할 정도로 기사도 많이 나오고. 실제로 체감하시는 게 많습니까?
▶조병영 : 문해력의 저하나 위기나 이런 거에 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은 굉장히 많이 있어요.
▷김태현 : 몇 개만 얘기해 주세요.
▶조병영 : 사흘나흘, 사흘인데 사흘은 3일인데 숫자 사흘 이렇게 써서 4일이다 이런 경우도 있었고 심심한 사과는 마음 깊이 진심으로 사과한다 이런 뜻인데 사과를 왜 이렇게 심심하게 하냐, 따분하게 하냐 이런 것도 있었고.
▷김태현 :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근데 사과가 심심하냐 이런 거?
▶조병영 : 그렇죠. 그다음에 가정통신문 보내는데 오늘 학교에서 중식 제공합니다 그랬더니 우리 아이는 한식 좋아하는데.
▷김태현 : 실제로요?
▶조병영 : 그런 얘기도 있고 오늘 행사가 우천시로 연기됩니다 이렇게 했는데 우천시가 어디인가요 이런 것도 있고 등등 여러 가지가 있죠. 근데 그런 거는 말을 아냐 모르냐 이런 좀 재미있는 에피소드이긴 한데.
▷김태현 : 이것도 봤어요, 교수님.
▶조병영 : 어떤 거.
▷김태현 : 추후 공고합니다. 추후 공고가 어디 있는 건가요?
▶조병영 : 맞아요. 제가 최근에는 우리 학생들한테 수업이 끝난 다음에 오늘 많은 것들을 체화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 체화 굉장히 어려운 말인데 그랬더니 체화가 몸에 밴다 이런 뜻이거든요. 그러니까 학생들이 오늘 많은 걸 체했다고요? 이렇게 하는 경우도 있고. 그래서 그런 말들에 좀 익숙하지 않은 경우들이 많이 있는데 문해력은 사실 그것보다는 좀 의미를 넘어서긴 해요. 그거는 그냥 재미있는 예들인 거고 말을 안다 모른다 이런 거고 사실 문해력이라는 거는 따지고 보면 어떤 말을 안다 모른다를 넘어서서 어떤 우리가 글이나 말로서 의사소통을 할 때에 그것이 얼마나 맥락에 맞게 정확하게 의미가 전달되고 우리가 그걸 이해할 수 있느냐. 그래서 우리가 세상을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하고 또 세상의 과정에 잘 참여할 수 있느냐 이런 것까지 나아가거든요.
▷김태현 : 교수님, 이 문해력 부족으로 교사들이 수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는 일도 있다 이렇게들 얘기를 하던데 학생들의 문해력이 왜 약화되는 거예요?
▶조병영 : 약화되는 이유를 여러 가지로 우리가 추론해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일단 아이들이 글을 읽을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많이 부족해졌어요. 그러니까 이게 아이들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지금의 우리... 아까 변호사님도 말씀, 우리 쉬는 시간에 잠깐 나눴지만 아이들이 의사소통하는 환경이라는 게 디지털 미디어 중심으로, 15초짜리 영상 중심으로, 쇼츠 중심으로, 숏폼 중심으로 그다음에 우리가 인터넷에서 긴 글을 읽지 않잖아요. 옛날에는 종이신문이라서 긴 글을 읽고 찾아 읽고 이렇게 했는데 지금은 그냥 제목 보고 몇 개 단어 보고 세상이 그렇게 돌아가나 보다 이렇게 하고. 그러니까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근본적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게 24시간 똑같은데 책과 글과 문자 언어와 이런 것들을 접할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줄어들게 되는 거죠, 당연히. 다른 디지털 미디어나 이런 것들을 많이 접하게 되니까 그런 것들이 있고 또 한 가지는 저는 그것과 더불어서 아이들이 대면 상호작용이 굉장히 적어진 것 같아요.
▷김태현 : 대면 상호작용이면 서로 만나서 이야기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이런 거 말씀하시는 거죠?
▶조병영 : 그렇죠. 이게 코로나19 이후부터 급격히 나타나는 현상인데 이게 우리가 서로 만나서 이야기한다는 건 사실은 굉장히 복잡한 의사소통 과정이에요. 이게 단지 그냥 단어를 주고받는 과정이 아니라 표정도 읽어야 되고 맥락도 읽어야 되고 기분도 읽어야 되고 굉장히 많은 정보를 처리해야 되는 아주 복잡한 사고과정을 요청하거든요. 근데 그런 기회들이 점점 줄어들고 의사소통이 점점 디지털 미디어 공간에서 굉장히 단선적으로 이루어져서 그런 부분에서 조금 어휘력이나 그다음 복잡한 맥락을 읽는 능력이나 이런 것들이 좀 부족해진 것 같고 또 한 가지는 학교에서 공부를 많이 하긴 하지만 학교에서 아이들이 읽고 쓰는 방식들이라는 게 짧은 글, 토막글 이런 것들을 많이 읽고 쓰죠.
▷김태현 : 수능 나오는 것.
▶조병영 : 긴 거 깊이 생각하고 시간을 들여 뭔가 노력해서 읽고 이런 것들이 좀 부족하다 보니까 그러니까 전반적으로 사실은 그런 환경들이 만들어진 거죠.
▷김태현 : 교수님, 앞서 저희가 예를 들면 우천시가 어디예요? 이런 것들은 이해하는 거잖아요. 반대로 사실 이해가 돼야 표현도 하는 건데 요즘 학생들 표현력이 부족하다. 얘기 시켜보면 헐, 대박 이런 것만 반복한다는 기사들도 있던데 실제로 교육현장에서 보시면 예전에 비해서 요즘 학생들이 대학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학생들을 가르치시잖아요. 표현력이 확실히 좀 떨어졌나요, 예전보다?
▶조병영 :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굉장히 그런 표현들을 많이 쓰고, 일상에서도 학교에서도. 대학생들도 헐, 대박 이런 건 좀 옛날 표현이고.
▷김태현 : 그래요?
▶조병영 : 요즘은 찢었다 이런 표현들 많이 써요. 그러니까 그런 것들은 세대 경험들이 있기 때문에 그 말 쓰는 것 자체가 나쁘다 이렇게 얘기할 수는 없어요. 근데 중요한 거는 우리가 쩐다, 찢었다, 헐, 대박 이렇게 할 때 그걸 사실은 우리가 여러 가지 말들을 알고 있으면 다양한 방식으로 세밀하게 감정 표현 같은 것들을 할 수 있는데 엄청나다, 대단하다, 신기하다, 놀랍다. 그렇죠? 섬뜩하다, 찌릿하다 이런 식으로 여러 가지로 표현할 수 있을 텐데 그냥 헐, 대박, 쩐다, 찢었다 이걸로 끝나는 거죠. 그러니까 자꾸 그렇게 되면 이제 어휘라는 것은 언어의 재료, 언어의 재료라는 건 생각의 재료고 그거는 감정 표현의 재료인데 언어가 줄어들게 되면 생각도 자연스럽게 좁아질 가능성이 높아요. 감정 표현도 섬세하지 못할 가능성이 많고. 우리가 말을 쓴다는 게 그냥 말만 쓰려고 하는 게 아니라 결국은 사실 사람과의 좋은 관계를 형성하려고 하는 건데 말이 다양하면 다양한 방식으로 좀 더 세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가 있거든요.
▷김태현 : 지금 문자가 들어왔는데 임○○ 님께서, 저는 이 진단이 맞는 것 같아요. "문해력은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없어졌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저만 해도 예전에 화장실 갈 때 항상 저는 종이신문을 들고 갔거든요. 근데 어느 순간부터 휴대전화를 가지고 가서 거기 있는 기사를 보고 최근에는 화장실 앉아서 유튜브 쇼츠만 보고 있어요. 저도 그러니까 요즘 학생들은 더 그럴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조병영 : 일면 일리 있는 말씀이세요. 왜냐하면 스마트폰을 스티브 잡스가 2007년에 애플 아이폰을 출시했는데 지금의 아이들이 2007년 이후에 태어난 청소년들이죠, 거의. 그러니까 이 친구들은 스마트폰으로 세상을 접한 친구들이에요. 스마트폰으로 소통하고 스마트폰으로 뭘 보고 글도 쓰고 하는 친구들이죠. 그러니까 그전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문자 언어 중심의, 긴 글 중심의 그런 문해력과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어떤 소통 환경, 다른 종류의 경험들을 갖게 된 것이죠.
▷김태현 : 알겠습니다. 그러면 학생들의 문해력을 이제 증진을 시켜야 될 거 아니에요, 교수님. 어떤 방법이 좋을까요? 지금의 교육과정이 좀 문제가 있나요? 교육과정을 개선해야 되나요?
▶조병영 : 근데 우리나라 교육과정... 교육과정이라는 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거든요. 근데 우리나라 교육과정 사실 굉장히 좋아요. 우리 보통 이제 한국에 사시는 분들이 한국 교육 망했다 이런 얘기들 많이 하시지만 저도 외국에 꽤 오래 살아봤는데 한국처럼 이렇게 좋은 공교육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없습니다.
▷김태현 : 그래요?
▶조병영 : 그럼요. 굉장히 학교에 재정이 일률적으로 들어가고 그다음에 세계 최고 수준의 탁월한 교사들이 학교에 있고. 이렇게 고등학교 때 전교 1등하고 교사 되는 나라가 없어요. 그다음에 교육과정, 그러니까 정부에서 만든 교육과정이나 이런 것도 굉장히 좋거든요. 근데 문제는 그렇게 좋은 걸 가지고 있지만 정말 아이들이 좋은 방식으로 즐겁게 배우느냐 이게 가장 중요하거든요. 근데 실제로 그렇지 않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좋은 시스템도 좋고 자료도 좋은데 아이들이 학교에서 뭔가를 자기 삶과 연결된 방식으로 즐겁게 배우기 어렵다는 거죠. 그러니까 예를 들면 우리가 문해력 중요하다, 글 읽는 능력 중요하다 얘기하지만 실제로 고등학교 때 아이들한테 글 읽는 걸 어떤 걸 가장 많이 요청하느냐? 빨리 읽기예요. 왜냐하면 수능 국어 영역에서 문제 풀려면 그 복잡한 네 단락, 다섯 단락 글을 읽고 문제 3~4개 푸는데 그걸 8분 안에 풀어야 된다고 그러거든요. 그래야 문제를 다 풀 수 있다는 거예요.
▷김태현 : 깊은 사고가 안 되는구나.
▶조병영 : 깊은 사고가 안 됩니다. 그러니까 적당히 읽고 파악하고 간파해서 그냥 대강의 답만 찾아내는 이런 것들을 많이 훈련하죠.
▷김태현 : 알겠습니다. 김태현의 정치쇼 대선 특집 리부트 2025. 한양대학교 조병영 교수와 함께 문해력 문제를 다뤄보고 있는데요. 저희가 학생들의 문해력 얘기했는데 그럼 너희 어른들은 괜찮냐, 저는 괜찮냐. 어른들의 문해력 얘기를 좀 해 볼게요. 여기에 대해서 어른들 같은 경우 성인들, 저 같은 사람이겠죠. 기성세대. 기울어진 문해력을 조심해야 된다 이러면서 책까지 내셨는데 이게 어떤 의미예요? 기울어진 문해력.
▶조병영 : 기울어진 문해력의 뜻이 세 가지인데 하나는 모든 사람은 편향되어 있거든요. 자기가 생각하는 방식대로 세상을 보려고 하는 경향성들이라는 게 있어요. 그런 면에서 기울어져 있는데 중요한 건 기울어져 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자기가 기울어져 있는 거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 그게 굉장히 큰 문제 중의 하나죠. 그래서 거기서 기울어진 문해력. 두 번째는 문해력도 종류가 여러 가지인데요. 크게는 그냥 먹고살기 위한 문해력이 하나가 있고 그다음에 또 한 가지는 좋은 삶을 살기 위한 문해력이 있어요. 그러니까 자기 성장을 위해 배우고 공동체를 위해서 필요한 문해력이 있고 점수 잘 받고 좋은 학교 가고 성적 잘 나오고 이런 문해력이 있는데 둘 사이의 균형이 깨졌다. 그러니까 공동체적인 문해력보다는 개인 성공을 위한 문해력 쪽이 훨씬 강조가 많이 되고 있어요, 한국 사회에서. 그다음에 세 번째는 그러다 보니까 우리 사회에서 여러 집단 간의 문해력 격차가 좀 생겨요. 그러니까 세대별로 문해력 격차가 있고요. 그다음에 젠더, 남성·여성 간에도 문해력 격차가 있고 그다음에 크게는 내국인과 외국인, 그러니까 지금 이주민 인구가 굉장히 많이 늘어났잖아요. 5% 이상이거든요. 그러면 250만 명 이상인데 그분들하고 또 원래 있던 분들 사이에 또 문해력 격차도 생기고. 그래서 여러 가지 의미에서 문해력이 좀 기울어져 있다고 얘기하는 겁니다.
▷김태현 : 그 기울어진 문해력, 편향된 거. 내가 편향되는지 모르고 있다. 이런 거 말씀하시니까 딱 듣는 게 이제 가짜뉴스.
▶조병영 : 그렇죠.
▷김태현 : 가짜뉴스 보고 믿는 사람도 있고 안 믿는 사람도 있고. 그러니까 결국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이런 거잖아요. 이 가짜뉴스 언제 많이 나왔나 보니까 최근에 어쨌든 비상계엄하고 탄핵 정국에 가짜뉴스. 우리나라는 항상 요새 많지만 최근에 이때 제일 많았던 것 같은데 이건 보수다, 진보다 진영 상관없이 찬탄, 반탄 이런 거 상관없이 가짜뉴스 보시면서 어떤 생각 드셨어요? 최근에.
▶조병영 : 가짜뉴스라는 게 그전에도 엄청 많았죠. 사실 인류의 역사가 가짜뉴스 역사예요. 그런데 중요한 게.
▷김태현 : 유언비어의 역사.
▶조병영 : 유언비어의 역사예요. 그런데 최근에 왜 문제가 되냐 하면 이 가짜뉴스를 만들고 퍼뜨리게 되는데 모든 사람이 거의 연루가 된다는 뜻이에요. 그러니까 자기도 모르는 상태에서 가짜인지 진짜인지 모르고 이거 좋아 보이니까 너도 봐라, 이거 이렇단다 하면서 퍼뜨리고 공유하고 좋아요 누르고. 그러니까 모든 사람이 가짜뉴스의 생산, 제작, 유통과정에 참여하게 되는 거죠. 그런데 계엄 때는 저는 이런 생각이 들어요. 계엄 이번 이 시국, 상황에서 가짜뉴스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정치인들이 가짜뉴스를 만들어내잖아요. 그 자체가 굉장히 문제가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일어난 일을 일어나지 않았다고 계속 얘기를 하고 모든 사람이 본 일을 아무도 보지 못했다고 얘기를 하고. 그렇죠? 그다음에 피해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는 없는 이런 것. 그러니까 근본적으로 가짜뉴스가 만들어지고 유통되는 것도 문제지만 근본적으로 가짜뉴스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고 그런 사람들이 사회 지도층에 있다는 건 대단히 문제적인 거죠.
▷김태현 : 얼핏 생각하기에는 공부 많이 하고 고학력의 엘리트에 이런 사람들은 가짜뉴스에 안 속을 것 같은데, 거짓말에 안 속을 것 같은데 오히려 고학력, 사회 엘리트층 이 사람들이 가짜뉴스에 속는 게 많다면서요?
▶조병영 : 그럼요.
▷김태현 : 그건 왜 그런 거예요?
▶조병영 : 이게 OECD 데이터를 보면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고학력 국가예요. 대학 제일 많이 가는 나라거든요. 근데 지난 10년 전에 비해서 평균 점수가 한 10% 이상 떨어진 대표적인 나라 중에 한 나라입니다. 그다음에 나이가 들수록 문해력이 떨어지는 나라예요, 우리나라는. 그러니까 10년 전의 50대랑 지금 60대를 비교하면 같은 세대가 이제 10년이 지났잖아요. 그럼 문해력이 현저히 떨어지는데 저는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이게 자기가 알고 있는 게 자기를 기울어지게 만들어요. 그다음에 자기가 믿고 있는 것이 자기를 기울어지게 만들고. 그러니까 자기가 알고 있는 것, 믿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하고 그런 것만 찾고 그런 걸 클릭하고. 그러다 보면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냐 하면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아? 이런 말들을 하거든요. 근데 그게 그 정해진 공간 안에서만 그렇게 느끼는 거거든요. 그 바깥에 나가게 되면 다른 생각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데 그런 것들을 보지 못하고 작은 공간 안에, 더군다나 요즘에 디지털이 AI 알고리즘 방식으로...
▷김태현 : 딱 유튜브 알고리즘 얘기하시는 것 같은데. 그렇죠?
▶조병영 : 그러니까 그렇잖아요. 계속 선호, 기호에 맞춰서 제안을 해 주니까 그런 것만 보게 되니까 점점 자기가 틀리고 잘못됐음에도 그게 맞아, 맞아라는 게 계속 피드백이 들어오니까 점점 이제 그거에 익숙해지는 거고 또 하나는 성인들이 굉장히 많이 가지고 있는 오류 중의 하나가 편향맹점이라고 그러는데.
▷김태현 : 편향맹점.
▶조병영 : 이게 뭐냐 하면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예요.
▷김태현 : 이거 여의도 가서 한번 하셔야 되는 거 아니에요? 본회의장에 가셔가지고 강연 한 번 하셔야 될 것 같아요.
▶조병영 : 그러니까 나는 정답, 남은 오답. 나는 객관적인데 남은 주관적이야.
▷김태현 : 그렇죠. 여의도에서 맨날 하는 거예요.
▶조병영 : 나는 이성적인데 남은 감정적이야.
▷김태현 : 맞아.
▶조병영 : 그러니까 어른들이 그런 생각이 굉장히 많이 있어요. 이게 그러니까 사실은 부모자식 대화 안 되는 것도 그 탓이 커요. 부모는 나는 맞는데 아이는 틀렸다.
▷김태현 : 나때는 말이야! 이거.
▶조병영 : 그렇죠. 그다음에 우리가 직장에서도 상사 밑에 하급자 있을 때 대화 안 되는 것도 그런 게 크고요. 그다음에 정치인들이 국민하고 반목하는 것도 그 이유가 상당히 큽니다.
정치인이 자기들이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거든요.
▷김태현 : 자기들 말이 맨날 맞대요.
▶조병영 : 그러니까 이게 내가 틀릴 수 있다, 내가 잘못될 수 있다,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인지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거죠.
▷김태현 : 근데 그게 굉장히 어려울 거예요.
▶조병영 : 굉장히 어렵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요새 근데 가짜뉴스가 실제로 굉장히 정교해지는 경우들도 있던데 그런 패턴들도 좀 있어요?
▶조병영 : 정교해지죠. 요즘 AI 기술이 있기 때문에 동영상, 이미지 이런 거는 거의 실사 비슷하게 만들어내는 수준이고 그다음에 가짜뉴스, 악의적인 의도로 만든 정보 이런 걸 우리가 역정보라고 부르는데 그런 역정보를 만드는 사람들이 고학력자들이에요. 그러니까 어려운 말들, 복잡한 문장, 그럴듯한 통계수치 그다음에 어떤 전문가적인 분위기 이런 것들을 풍기면서 굉장히 정교해지고 있죠. 그러니까 사람들이 대충 보면 되게 그럴듯하다 이렇게 믿게 되는 거죠.
▷김태현 : 알겠습니다. 지금 천○○님께서 문자 주셨는데 "교수님, 구별하는 능력이 문제인 거죠?" 이렇게 문자를 주셨는데 그러면 가짜뉴스에 속지 않도록 문해력을 키우는 거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조병영 : 이게 되게 어려워요. 사실은 여기 SBS 기자님들도 팩트체크하려면 2박 3일, 한 달, 두 달 걸리는데 일반인들이 그러기는 되게 어려운데 그냥 몇 가지 간단한 원리 같은 거 말씀드리면 하나는 우리가 눈에 보인다고 해서 모든 걸 다 믿지는 마라. 그러니까 눈에 보인다고 해서 이건 진실이야, 사실이야, 정답이야라고 금방 딱 판단하지 말고 잠깐만, 보이지 않는 것들 중에 다른 것들이 있을 수 있을까?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것들이 어떤 맥락 안에 들어와 있을까? 이런 거 한번 확인해 보는 게 되게 중요하고요. 두 번째는 출처를 반드시 확인해야 됩니다.
▷김태현 : 맞아, 이게 중요해.
▶조병영 : 내가 만든 게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나온 건지 어디에서 나온 건지 반드시 확인해서 그게 믿을 만한지 전문적인지 이런 걸 확인해서 그 내용의 신뢰도를 좀 파악해야 되고요. 세 번째는 다른 것들을 좀 찾아봐야 돼요. 뭔가 하나만 보고 거기에 딱 완전 꽂혀갖고 이게 완전히 이 사람이 최고네, 정답이네 이런 식으로 해 가지고 그냥 그거를 신봉하고 믿고 이러지 마시고 같은 주제, 같은 쟁점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다양한 다른 자료들, 다른 사람의 말 이런 것들을 들어서 무엇이 더 합리적인지를 좀 판단해야 되고요. 마지막이 제일 중요한 건데 많은 분들이 한 번 보고 판단해요. 한 번 읽고 판단한다든가. 근데 우리가 한 번 읽고 한 번 봐서 모든 걸 다 정확하게 볼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마지막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반드시 다시 읽어라. 기사도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이미지나 영상 같은 것도 다시 들어보면 달리 보이고 달리 이해돼요. 그래서 그런 네 가지 정도, 좀 어렵지만.
▷김태현 : 얼핏 들으면 쉬운 것 같은데 시간이 걸리고 품이 들어가기 때문에.
▶조병영 : 그렇죠. 이게 사실 문해력을 키우는 가장 중요한 원리 중의 하나가 반복이에요. 오랜 시간이 걸리고요. 자기가 의도적으로 노력을 해야 됩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자기 확신 이거를 경계하자 이런 말씀이셨어요. 알겠습니다. 이제 마지막 질문 같은데요. 이게 저희가 리부트 2025 시리즈의 공식 질문이 됐어요. 앞으로 우리 사회가 어떻게 리부트돼야 된다고 보십니까?
▶조병영 : 제가 사회를 꿰뚫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 사회 전체를 말씀드리기는 좀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오늘 주제가 문해력, 리터러시 이런 거니까 그 측면에서 말씀을 드리면 저는 많은 경우에 우리가 글을 읽고 이해하고 정보를 취하고 미디어를 보고 이런 것들을 할 때 많은 분들이 이걸 정보 습득으로 많이 접근을 해요. 정보 처리, 정보 습득. 그래서 그냥 답만 알면 된다 이런 방식으로 세상에 대한 답만 알면 돼, 공부에 대한 답만 알면 돼, 시험 문제에 대한 답만 알면 돼. 이런 방식으로 글을 읽고 쓰는 것들에 대한 접근들이 있거든요. 근데 그런 것들을 저는 좀 넘어서야 된다고 봐요. 그래서 우리가 그냥 단지 어떤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글을 읽고 쓰는 게 아니라 글을 읽고 이해하고 나와 연결시키고 그다음에 그걸 세상의 맥락 안에 놓고 이해하고. 그래서 그렇게 알게 된 것들을 한번 실천해 보고 다른 사람과 대화해 보는 것까지. 그래서 이게 몸에 밸 필요가 있다. 우리가 많은 경우에 학교교육이나 이런 것들이 아이들이 12년 동안 민주시민 되는 법 그다음에 과학자 되는 법 그다음에 수학 잘하는 법, 글 잘 읽는 법 배우지만 졸업하면 다 까먹거든요. 그게 왜 그러냐? 앉아서 머리로만 공부해서 그런 거거든요. 이게 자기가 이해하고 실천하는 노력까지 더해지면 좀 명랑하고 품위 있는 그런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대선 특집 리부트 2025 오늘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조병영 한양대 국어교육과 교수였습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조병영 : 고맙습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SBS 김태현의 정치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