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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꼬꼬무' 만삭의 유괴범 전현주, "이 몸으로 돈을 벌 방법은 유괴뿐"···공분 자아낸 진술

꼬꼬무
만삭의 유괴범 전현주, 그가 유괴를 한 이유는?

15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만삭의 유괴범 전현주의 그날을 추적했다.

지난 1997년 8월 30일, 8세 초등학생 박초롱초촐빛나리가 유괴되었다. 유괴범은 나리는 잘 있다며 2천만 원을 준비하라고 했다.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고 유괴범의 협박 전화를 추적한 끝에 명동의 한 커피숍으로 향한 형사들. 그곳에는 총 13명의 손님이 있었다.

지난 5분간 커피숍을 나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이야기에 형사들은 손님들의 인적사항과 목소리를 비교해 범인을 추적했다. 그러나 그중 범인과 일치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결국 시간은 흘러 유괴 4일 차 공개 수배가 시작됐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수사를 지시했고 이에 엄청난 양의 제보가 이어졌다. 하지만 그중 범인을 특정할만한 제보는 없었다.

유괴 10일째, 나리의 엄마는 이사 후 첫 생일 파티를 해주기로 했던 약속대로 나리를 위한 파티를 열었다. 그리고 "지금 어디에 있든지 데리고 있는 사람 말 잘 듣고 집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게 빌어라"라며 간절한 마음을 담은 편지까지 썼다.

그런데 그때 범인을 안다는 한 제보 전화가 걸려왔다. 제보자는 "제 딸이 범인 같습니다"라며 자신이 유괴범의 아버지라고 주장했다. 이에 형사는 그에게 범인의 목소리를 들려주었고, 제보자는 자신의 딸이 맞다며 대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형사들은 이 제보자가 지목한 범인의 정체를 알고 놀랐다. 범인은 바로 SE 커피숍에 있던 손님 중 한 명이었던 것.

당시 전현주는 후배에게 자신의 신분증이 있다며 후배를 데려와도 되는지 물었고, 잠시 후 도착한 후배가 만삭의 임산부인 전현주를 계속 세워두면 어쩌냐고 화를 냈던 것. 어딘가 수상한 구석이 보이지 않고 태연했던 만삭의 전현주. 이에 형사들은 그를 보내주었고 그렇게 범인을 놓쳤던 것이다.

당시 28세로 출산을 앞둔 예비 엄마 전현주. 그는 문예창작을 전공하고 작가의 꿈을 키우고자 유학까지 다녀오며 모자람 없이 자란 인물이었다. 그러나 아동극 연출가 이 씨와의 결혼이 부모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고 결혼 후 삶이 조금씩 달라졌다.

벌이가 변변찮아 생활고에 시달렸던 전현주. 그의 유괴 당시 잔고는 8,500원뿐이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출산 준비 때문에 다른 아이를 유괴한 것.

그러나 전현주는 검거 전부터 자신의 범행이 누군가의 사주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진범은 따로 있다며 남편에게 억울함을 호소한 전현주. 그리고 형사들은 유괴 14일째, 서울 신림의 한 여관에서 전현주는 검거했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부축받으며 경찰서에 도착한 전현주. 그는 나리 양의 행방은 알려주지 않고 입을 다물었다. 계속된 설득과 회유에 남편 사무실을 지목한 전현주.

그러나 형사들이 그곳에 도착했을 때 나리 양은 이미 세상을 떠난 후였다. 보름 전 어떤 남성들이 자신을 성폭행하고 사진을 찍었고 아이를 유괴해 돈을 받아오면 필름을 돌려주겠다고 했다는 전현주의 주장.

그는 남자들이 나리를 죽일 때 현장에서 담배를 피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나온 담배 12개비에서는 모두 전현주의 DNA만이 검출되었다.

이후에도 전현주는 공범을 주장했지만 모든 증거들이 단독범임을 가리켰다. 그리고 계속된 설득에 범행을 인정한 전현주. 그는 이미 나리 양을 유괴한 당일 살해했고 살해 후 부모들을 협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현주의 범행에 분노한 검사는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어떻게 다른 아이를 유괴할 생각을 하느냐"라고 추궁했다. 그러나 전현주는 "이 몸으로 돈을 구할 방법이 뭐가 있겠냐, 강도 짓을 하겠냐 아니면 은행을 털겠냐. 유괴 말고 할 수 있는 게 없다"라는 말을 해 분노를 자아냈다.

그런데 전현주는 재판에서 단독범임을 부인했다. 검거 전에는 무기징역보다 사형이 낫다고 판단했던 전현주. 그러나 교도소에서 생활을 해보니 생각보다 살만한 곳이라고 생각했다는 것.

특히 교도소에서 아이를 출산한 후 교도소 내 스타가 된 전현주는 이를 기점으로 생각이 바뀌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급기야 그는 살아서 이 아이를 키워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남의 집 아이는 죽여놓고 자기 아이는 키우겠다는 적반하장의 꼴을 보여주는 것.

최후 진술까지 단독 범행을 번복한 전현주. 법원은 살인이 우발적이라는 부분과 전과가 없음을 참작해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이는 최종 확정되었다.

현재는 조용히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고 있는 전현주. 그는 사실상 가석방이 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리처럼 희생되는 아이들이 더 이상 없길 바란다는 마음으로 방송 허락한 나리 양의 아버지. 남의 생명을 빼앗아 끝내 자신의 아이를 지켜낸 엄마 전현주.

방송은 도끼는 잊어도 나무는 기억한다는 말을 전하며 잘못한 사람만 벌 받는 세상이 꼭 오길 빌어 눈길을 끌었다. 

(SBS연예뉴스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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