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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의 호수로는 부족하다…요즘 발레 감상법 [스프]

[더 골라듣는 뉴스룸] 잉글리시내셔널발레단 수석 무용수 이상은 발레리나

발레리나 이상은
잉글리시내셔널발레단 수석 무용수 이상은 씨가 서울시발레단 공연에 객원 수석으로 무대에 섭니다. 서울시발레단은 컨템퍼러리 발레를 표방하며 요한 잉거 안무의 '워킹 매드 & 블리스'를 공연하는데요. 이상은 씨는 오히려 고전 발레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에게 컨템퍼러리 발레가 더 직관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말합니다. 고전 발레와 컨템퍼러리 발레, 현대 무용의 경계는 어디쯤일까요? 유럽 무대에서 다양한 작품을 경험한 이상은 씨와 함께, 컨템퍼러리 발레의 매력과 감상법을 알아봅니다.

골라듣는뉴스룸 커튼콜 263회 이상은 편 풀영상은 아래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김수현 기자 : 고전 발레는 다른 건 알겠어요. 근데 현대 무용과 지금 발레단에서 하는 저런 작품들이 별로 차이가 없는데?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거든요.

이상은 발레리나 : 맞아요, 그렇기는 해요. 근데 일단 외국 발레단은 클래식만 하는 발레단은 없어요. 특히 유럽은 컨템퍼러리 발레를 대부분 하고 있고요. 컨템퍼러리라고 하면 포사이드 작품이나 피나 바우쉬, 호페 셰터. 거의 경계가 없죠. 근데 무용수들한테는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 동작이나 무브먼트를 경험해 볼 수 있고, 거기에서 발전돼서 클래식 발레에 배운 걸 써먹기도 하고.

김수현 기자 : 네. '발레에서는 안 쓰는 근육을 쓴다'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이상은 발레리나 : 작품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그런 경우도 많죠. 그래서 오랜만에 컨템퍼러리 하면 근육통 오기도 하는데, 한 가지만 하는 것보다는 같이 하는 게 재미있어요. 좋아하는 음식이어도 한 가지만 계속 먹을 수는 없잖아요.

이병희 아나운서 : 컨템퍼러리 발레와 현대 무용을 구분하는 기준이 있어요?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건가요?

이상은 발레리나 : 딱히 기준을 짓기는 지금은 힘든 것 같고요. 그래도 컨템퍼러리 발레라고 하면 보통 클래식 발레를 기본으로.

김수현 기자 : 발레 테크닉을 기본으로 하는.

이상은 발레리나 : 네, 맞아요. 발레 테크닉을 기본으로, 형식에서 조금 더 자유화된 작품들이 많아요.

김수현 기자 : 스토리가 있는 게 아니고 추상적인 내용일 때가 많은 거죠?

이상은 발레리나 : 맞아요. 또 컨템퍼러리여도 스토리 발레, 내러티브 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김수현 기자 : 스토리가 있는 경우도 있고.

이상은 발레리나 : (안무가) 마체크나 요한 잉거 (같은). '카르멘'도 있고 여러 작품들이 있으니까. 앱스트랙 발레(줄거리가 없는 추상적인 발레)도 있고, 내러티브가 있는 작품들도 있고. 그런 것처럼 형식에서 좀 더 자유롭죠. '이것만 해야 돼'가 아니라 여러 가지가 가능하기도 하죠.

김수현 기자 : 그럼 이번에 하는 요한 잉거의 작품 '워킹 매드 & 블리스'는 스토리텔링이 있는 것은 아닌가요?

이상은 발레리나 : 줄거리는 약간 있다고 보시면 돼요. 제가 '워킹매드'에 출연을 하는데 '워킹매드'에는 있어요. 특히 요한 잉거 작품 같은 경우에는 한 캐릭터의 여정을 따라가는 경우가 있어요. '카르멘'도 하셨었는데, 원작을 보면 돈 호세에게 독백을 한다고 그러더라고요. 돈 호세의 여정을 따라가는 작품으로 각색해서.

김수현 기자 : 그런 식으로 스토리가 있기는 하네요. 서울시 발레단이 사실 컨템퍼러리 발레를 표방하고 만들어진 단체잖아요. 컨템퍼러리 발레만 하는 발레단이 해외에 많이 있나요?

이상은 발레리나 : 있기도 하죠. 사실 클래식 발레 공연을 하려면 그래도 50~60명 이상 돼야 하는 규모가 있는데.

김수현 기자 : 그렇죠. 군무 무용수가 많이 필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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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발레리나 : 독일 같은 경우에는 주마다 극장이 있잖아요. 근데 모든 극장이 50~60명 정도 있지는 않고 20~30명 되는, 소규모나 중극장 정도 되는 무용단들은 보통 컨템퍼러리. 클래식 작품을 해도 각색을 해서.

김수현 기자 : 컨템퍼러리 발레를 볼 때 한국인 발레 관객들이 스토리텔링이 있는 작품을 보는 거에 익숙해서 '무슨 얘기야? 뭐가 주제야?' 궁금해하거든요. 사실 저도 어떨 때는 '어, 뭐지? 이거는 뭘 말하는 거지?' 이렇게 생각할 때가 있어요. '이런 작품을 볼 때는 어떻게 보면 좋겠다' 좀 얘기를 해 주신다면?

이상은 발레리나 : 사실 컨템퍼러리 작품이 좋았던 게 관객분들도 해석을 편하신 대로, 본인이 느끼시는 대로. 그런 게 더 재밌다고 생각해요. 안무가의 의도와 상관없이 또 보는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고, 관점에 따라서 보는 시각이 다르잖아요. 그런 얘기를 들으면 되게 신기하더라고요.

제가 동생이 있는데, 동생은 발레 안 하고. 그래서 제가 가끔 한국에서 갈라 공연을 하면 보러 왔어요. 근데 컨템퍼러리가 오히려 재밌다고 하더라고요. 전혀 무용과 관계가 없지만, 사실 컨템퍼러리 발레는 형식에서 벗어나 있잖아요. 그래서 클래식 발레의 형식을 잘 모른다면 오히려 컨템포러리 발레가 더 매력 있게 다가올 수도 있고, 오히려 어렵지 않다고 느껴지는 경우였어요. (클래식 발레에는) 그랑 파드되, 이런 형식들이 있잖아요. 동생은 그런 거에서 어려워하더라고요, 클래식 발레를. '이걸 왜 하지?' (웃음)

김수현 기자 : 클래식 발레에서 줄거리랑 상관없이 그냥 보여주려고 하는 장면들이 있잖아요.

이상은 발레리나 : 그런 형식에서 오는 아름다움이 있기도 하고. 관객분들의 취향에 따라서 보시면 되는 거니까.

김수현 기자 : 어쨌든 아직은 발레 관객 중에선 고전 발레에 훨씬 익숙하신 분들이 많으니까.

이상은 발레리나 : 근데 외국도 마찬가지예요, 사실은. 외국도 고전 발레가 좀 더 익숙하기도 하고, 제목이나 음악 같은 경우는 모든 사람이 다 아니까 '그래도 한번 보러 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는 게 클래식 발레인 것 같기도 하고. 컨템퍼러리 발레 같은 경우에는 작품 제목도 낯설고, 작품도 보고 가고 그래야 되니까.

그래서 사실 서울시 발레단 창단이 좀 의미가 있는 게, 저도 사실 컨템퍼러리 공연을 찾아서 막 보러 가지는 않는데 런던에 있으면 극장에서 하는 공연들은 어느 정도 검증이 된 작품들이잖아요. 새들러스 웰스 같은 극장에서 하는 작품들은 저도 좀 찾아보고 싶고 어느 정도 검증이 된 작품들이니까 '가서 봐야겠다'. 굳이 제 취향이 아닌 작품들을 보더라도 어느 정도 '아, 이렇게 해서 영향을 받은 작품들이 있구나'라는 걸 배우기도 하고. 조금 더 넓어지는 것 같아요. 보는 시각이.

김수현 기자 : 우리는 무용 관객이 굉장히 젊은 것 같아요. 느낌이. 그렇지 않나요? 제가 해외에서 발레 공연을 보러 몇 번 갔었는데, 클래식도 비슷하다고 하는데 관객 연령대가 좀 높은 것 같아요.

이상은 발레리나 : 맞아요.

김수현 기자 : 근데 우리는 발레 보러 가면 엄청 젊은 분들 많거든요.

이상은 발레리나 : 좋네요(웃음).

김수현 기자 : 좋은 거죠.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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