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병원에서 가짜 면허로 진료를 봐왔던 60대 남성이 적발됐습니다. 다른 사람의 의사면허를 도용한 걸로 확인됐는데, 병원 여러 곳을 돌며 10년 넘게 이렇게 가짜 의사 노릇을 해온 걸로 보입니다.
TBC 박가영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대구의 한 한방병원 홍보 동영상입니다.
귀걸이를 한 남성이 진단기기를 활용해 환자를 돌보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이곳의 유일한 일반의로 근무한 60대 A 씨.
그런데 면허가 없는 가짜 의사였습니다.
[○○한방병원 관계자 : 지금 수술하시고 지금 병가 중이시잖아요. 사실은 원장님이 연락이 안 돼요. 면허증을 위조했다 하는 것은 금시초문이에요.]
이런 사실은 경찰이 이 병원의 실비 부당 청구 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A 씨가 다른 사람의 면허로 의사 행세를 했다는 겁니다.
병원 재직 당시 이력을 확인해 봤습니다.
명문대 의과대 신경외과를 수료했다는 가짜 이력과 함께 병원 두 곳에서 병원장을 지냈다고 나와 있습니다.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이곳은 코로나 여파로 얼마 전 문을 닫은 요양병원입니다.
가짜 의사 A 씨는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이곳에서 근무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구의 또 다른 요양병원에서도 2010년경 A 씨와 같은 인물로 보이는 의사가 재직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사기 행각이 10년 넘게 계속됐다는 얘기입니다.
[B 요양병원 관계자 : 저희 병원에 잠시 있었는데 그만둔 지 한 2010년대, 한 10년 될 거예요. 구멍을 뚫어 가지고 여성처럼 여기에 귀걸이를 했어요.]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과거 자신이 직원으로 근무하던 병원에서 함께 일했던 의사의 면허에 사진만 붙여 도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실제 면허를 가진 의사가 휴직에 들어간 터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조차 이런 사실을 몰랐습니다.
경찰은 A 씨를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과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하고, 추가 범죄 여부에 대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고대승 TBC·노태희 TBC)
TBC 박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