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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세 번째 대권 도전서 고배…30년 정치인생 마무리

홍준표, 세 번째 대권 도전서 고배…30년 정치인생 마무리
▲ 홍준표 전 대구시장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29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탈락을 뒤로 하고 30년의 정치 인생에 스스로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이날 경선 결과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내놓은 홍 전 시장의 정계 은퇴 선언은 5선 국회의원, 경남도지사, 집권여당 지도부를 두루 거치며 보수 진영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정치인치고는 단출하기까지 했습니다.

홍 전 시장은 스타검사 출신입니다.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2년 사법고시에 합격한 그의 인생은 '슬롯머신 사건'으로 바뀌었습니다.

1993년 6공화국의 황태자로 불린 박철언 당시 의원과 검찰 간부 등을 줄줄이 구속한 이 사건은 인기 드라마 '모래시계'의 소재가 됐고, 홍 전 시장에게는 '모래시계 검사'라는 별칭이 붙었습니다.

그는 1996년 15대 총선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국회에 입성했습니다.

이듬해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했지만, 16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서울 동대문을로 지역구를 옮겨 재선에 성공한 뒤 18대까지 4선에 성공했습니다.

18대 국회에서는 원내대표와 최고위원, 당 대표까지 지내며 탄탄대로를 걸었습니다.

당 대표 시절인 2011년 당 소속 의원 수행비서가 관여한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사태와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책임론 등에 휩싸여 대표직에서 물러났습니다.

이후로도 19대 총선에서 패배하는 등 위기가 끊이지 않았으나 끈질기게 이를 돌파해냈습니다.

초임검사 시절의 홍준표 (사진=연합뉴스)

2012년 당시 민주당 김두관 지사의 대선 경선 출마로 치러진 경남지사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뒤 지사직 재선에 성공했고, 2015년 '성완종 리스트' 의혹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2심 무죄 판결로 기사회생하기도 했습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덕에 정치적 감각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보수 야권이 침체해 있을 때 구원투수 역할이 주어지기도 했습니다.

보수 진영에서 보기 드문 '변방의 풍운아'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이유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보수 주자의 기근 속에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의 19대 대선 후보로 출마해 24%의 득표율로 나름 선방했습니다.

대선 패배 후 두 달 만인 2017년 7월 당 대표에 오른 것도 정치인 홍준표의 저력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습니다.

2018년 지방선거 참패를 막지 못해 또 한 번 대표직을 내려놔야 했지만, 홍 전 시장의 도전은 계속됐습니다.

2020년 3월 21대 총선을 앞두고 '험지 출마' 문제로 당을 떠났다가 대구 수성을에서 무소속 간판으로 당선된 뒤 이듬해 6월 복당했습니다.

곧장 대권 재수에 나섰지만 당시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직을 내려놓고 전격 입당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경선에서 패하며 대선 출마의 꿈을 또다시 접어야 했습니다.

홍 전 시장은 2021년 11월 열린 당 대선 후보 전당대회에서 41.50%를 득표해 전체 2위를 차지했습니다.

당시 후보로 선출된 윤 전 대통령(47.85%)과는 6.35%포인트 차이였습니다.

이듬해 지방선거에서 의원직을 내려놓고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습니다.

경선에서 치열하게 맞붙었던 윤 전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하방'을 결정한 것이었다고 홍 전 시장은 훗날 회고했습니다.

이번이 세 번째 대권 도전이었습니다.

홍 전 시장은 윤 전 대통령 파면 일주일 뒤 대구시장직을 내려놓고 출마하는 배수진을 쳤으나, 결국 김문수·한동훈 후보에 밀려 결선 무대에 오르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습니다.

특유의 거침없는 말투와 쾌도난마식의 현안 해결로 지지자들은 '홍카콜라', '홍반장' 등의 별명을 붙여줬습니다.

물론 설화도 적지 않았습니다.

자서전에 쓴 '돼지 발정제' 표현부터 '집안일은 여자가 하는 일'이라는 발언 등등 막말 논란은 선거 국면마다 그의 고질적인 아킬레스건이 됐습니다.

이번 경선에서도 홍 전 시장의 화법이 결국 중도 표심을 포섭하는 데에 한계로 작용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이제 소시민으로 돌아가 시장에서, 거리에서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일개 시민으로 남으려고 한다"는 인사를 끝으로 '시민 홍준표'로 돌아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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