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 저편엔 또 무슨 일이 벌어졌나, 우리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깊이 있고 생생한 글로벌 지식뉴스를 전해드립니다.
AI뿐 아니라 자율주행차 기술에서도 중국이 세계를 선도하려 하고 있습니다. 서울 면적 5배 구역에서 이미 수백 대의 무인 자율주행 택시로 시범 운행에 나선 중국 바이두의 6세대 자율주행 택시를 직접 타고 취재한 베이징 권란 특파원 연결해 중국 자율주행차 기술의 현주소 알아봅니다.
사람 없이 이렇게까지? 중국 자율주행 택시 직접 타보니
Q. 중국 빅테크 기업 바이두의 무인 자율주행 택시를 시승하러 우한시에 직접 다녀오셨다고요?
A. 네, 우한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마 코로나부터 떠올리실 겁니다. 그런데 중국 내에서는 우한을 무인 자율주행차의 도시로 보고 있습니다. 우한에서 가장 많이, 가장 활발히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한에는 바이두뿐 아니라 다른 브랜드들의 무인 자율주행차, 무인 버스까지 다 합쳐서 약 1천 대 정도가 운행이 되고 있습니다.

우한이 이렇게 무인 자율 주행차에 진심인 이유, 우한의 지리적인 특성에도 관계가 있습니다. 지도를 보면 우한이 후베이의 성도거든요. 중국의 중원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우한을 중국의 배꼽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사통팔달의 도시이기 때문에 교통이 그만큼 발전을 했고 운송과 물류가 발전을 한 곳입니다. 이렇게 교통이 발달한 곳이다 보니까 우한 정부가 '커넥티드카의 도시로 성장을 해 보자' 계획을 2019년도부터 세워서 지금까지 많은 발전을 하면서 무인 자율주행차를 활성화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Q. 무인 자율주행 택시 이름이 '뤄보콰이파오'라고 하던데 이것도 직접 권란 특파원이 타보신 거죠?
A. 네, 이 바이두의 택시 브랜드가 '뤄보콰이파오'입니다. 로봇 택시라는 뜻이에요. 로봇을 귀엽고 예쁘게 표현을 해서 뤄보라고 했는데 이 뤄보가 중국어로는 '무'거든요. 그래서 '무가 달린다' 이런 뜻이고요. 제가 우한에 2박 3일 출장을 다녀왔는데 5~6차례 무인 자율주행차를 시승해봤어요.
시승기
가까운 곳에 한번 가보려고 합니다. 지하철역 있는 데를 한번 가볼게요. 2km, 5분 거리인데 6원 정도면 우리 돈으로 1200원 정도예요. 굉장히 싼 가격에 갈 수 있고요. 무인 운전사다 보니까 제가 있는 곳까지 오지 않고 앱에서 설정한 출발지로 오고 있습니다. 타려면 제 전화번호 뒷자리 네 자리를 눌러야 돼요. 모니터에 표시된 운행 시작 버튼을 누르면 운행이 시작됩니다.
아무래도 운전자가 없다 보니까 사람이 직접 눈으로 보고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니어서 주변 사물을 과장해서 보는 경향도 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가다가 급정거, 급출발하거나 차가 좀 덜컹거리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앞에서 사람이 나타났더니 뤄보콰이파오가 자기 스스로 클랙션을 울리면서 비키라고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앞에 있는 장애물이나 주변의 차량을 스스로 감지하고 판단해서 행동으로 옮기는 겁니다. 요구 사항이 있으면 차에게 얘기를 합니다. 이 차가 알아서 모든 명령을 수행을 해 주거든요.
앞쪽에 보면 또 다른 무인 자율주행차가 가고 있어요. 우한에서는 이렇게 무인주행 자율차를 시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뤄보콰이파오는 현재 레벨 4 수준의 자율 주행을 하고 있어요. 날씨나 어떤 상황에도 사람의 개입이 없이 도로 주행이 가능한 수준을 레벨 4라고 하는데요. 지금 현재 우한에서는 레벨 4 수준의 무인 자율 주행이 이루어지고 있고, 운전자가 없으니까 아무래도 처음 탈 때는 불안할 수밖에 없었거든요. 그런데 운행을 시작하니까 너무 부드럽게, 운전 신호 표지판 앞에 사람이 가거나 주변에 다른 차들이 오더라도 알아서 스스로 감지를 하고 판단해서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중국에서는 특히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아무 데서나 사람들이 막 튀어나오거든요. 근데 이 차량은 앞에 사람이 나오면 일단 급제동을 하고 섭니다. 38개의 센서가 있는데 주변에 무언가가 나타나면 움직이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이전에 베이징에서도 타봤지만 작년에 탔을 때는 운전석에 안전요원이 앉아 있기도 했고, 이번이 6세대 신차거든요. 핸들만 보호 커버를 씌워놓고 나머지는 자유롭게, 보조석과 뒷자리 두 자리에 3명 정도 탑승할 수 있도록 해 놨고요. 이전에 타봤던 다른 택시들보다 훨씬 발전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배터리 떨어지면? 충전 대신 교체, 그것도 스스로!
Q. 6세대라고 하셨는데 그러면 1세대부터 있었다는 얘기인데 바이두의 무인 자율주행차 역사가 그만큼 오래된 모양이죠?
A. 바이두가 맨 처음에 자율주행 기술을 도입을 시작한 건 2013년입니다. 2017년도에 세계 최대의 자율주행 플랫폼 아폴로를 만들었고요. 처음에 시범 테스트를 한 거는 2019년입니다. 후난성에 있는 창사라는 곳에서 시범 테스트를 처음으로 성공을 했고요. 당시에 1세대에는 바이두가 BMW와 협력을 했고 그 이후에 2, 3, 4, 5세대까지 비야디나 중국의 다른 전기차 업체들과 협력을 하면서 자율주행차를 계속해서 만들어 왔어요.
6세대의 다른 점은 뭐냐? 바이두가 순수 연구 개발해서 만든 차고요. 물론 OEM은 다른 중국차 업체에서 했고요. 2013년부터 12년에 걸쳐서 자율주행 기술을 계속해서 발전시켜오고 있고 완전한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를 도입한 거는 올해 2월부터고 중국 10여 곳의 도시에서 자율주행 서비스를 상용화하고 있는데 완전 100%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도 시작을 했습니다.
Q. 배터리도 좀 이전 세대와 다르다고 하던데 그건 또 무슨 얘기인가요?
A. 5세대 차량까지는 기존 전기차처럼 배터리 충전소에 가서 선을 뽑아서 플러그에 꽂아서 충전을 하는 방식이었는데요. 6세대는 스스로 배터리 잔량을 체크를 합니다. 배터리가 모자라다 판단이 되면 스스로 충전을 교환하는 스테이션에 들어오게 되고, 바닥에서 기계가 나와서 배터리를 교체를 하고 다 교체가 되면 운행을 시작하게 됩니다.

기존의 5세대까지는 배터리의 80%를 충전하려면 2시간 동안 충전을 해야 하는데 이 배터리 교체 기술을 도입하고 난 다음 다음에는 3~4분이면 기존에 충전했던 용량 80%까지도 새로운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하고요. 서비스를 하는 상용차로서의 효율성이 굉장히 올라갔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편리 VS 바보, 중국 사람들 반응은?
Q. 지금 실제로 활용이 되는 건가요? 아니면 시범 단계인 건가요? 실제 이용객들의 반응은 좀 어떻던가요?
A. 우한에서는 시범구에서만 무인 자율주행 택시가 운행이 가능해요. 그런데 그 시범구가 서울 면적의 5배이기 때문에 굉장히 큰 면적에서 운행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바이두의 무인 자율주행차만도 한 500대에 달하고요. 무인 자율주행차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일성은 딱 두 가지로 압축이 되더라고요. 하나는 편리함, 하나는 체험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우한의 시범구에서만 운행을 하고 있으니까 일부러 이 지역에 와서 택시를 체험하려는 사람도 굉장히 많았고, 기사가 없는 무인 자율주행차를 타보니까 참 편리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았는데요. 바이두의 무인 자율주행 택시가 우한에 도입된 2022년부터 지금까지 무인 자율주행차만 수십여 차례 탔다는 승객들도 만났거든요.
우한 시민
사람이 없어서 좀 모험하는 것 같고 자유롭죠. 다른 택시는 기사가 있어서 좀 불편하죠. 지금까지 수백 번은 타봤어요. 3년 동안요.
사람이 없어서 좀 모험하는 것 같고 자유롭죠. 다른 택시는 기사가 있어서 좀 불편하죠. 지금까지 수백 번은 타봤어요. 3년 동안요.
시각 장애인 승객
(이전에도) 타봤어요. 안내견도 탑승됩니다.
(이전에도) 타봤어요. 안내견도 탑승됩니다.
시각 장애인도 말로 설명을 해서 차문을 열고 닫고 할 수 있으니까 편리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베이징에서도 남부 이좡 경제개발구에서 무인 자율주행 택시가 시범구로 운영되고 있고, 다른 도시에서도 아직까지는 도심 내부까지 들어가지는 못하지만 시범구에서는 무인 자율주행 택시를 운행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 보면 참 신기하기는 한데 또 하나 걱정이 안전 문제 아니겠습니까?
A. 바이두가 지금까지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를 운행하면서 1억 5천만 킬로미터 정도의 데이터가 쌓였는데 그 가운데 치명적인 사고가 있었다고 얘기하지는 않고 있어요. 물론 정확한 데이터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바이두의 창업자는 "인간 운전자가 운전하는 경우보다 바이두의 무인 자율주행차가 운전하는 경우에 위험률, 사고율이 14분의 1 정도밖에 안 된다. 그래서 훨씬 더 안전하다" 이렇게 자신하고 있어요.
그런데 중국에서 SNS나 보도를 보면, 도로에서 무인 자율주행차와 사람 또는 다른 차량과 사고가 나는 경우를 많이 목격했어요. 사고가 아예 없다고는 볼 수 없고, 무엇보다 지금 시범 운영 중이잖아요. 그래서 대형 사고가 난다거나 조금이라도 논란이 될 만한 사고가 나면 서비스 운행 자체에 치명적인 위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안전제일을 우선시해서 운행하는 경향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Q. 앞으로 무인 택시가 실제로 더 본격화가 되면 가장 타격을 받는 것은 아무래도 택시 기사들일 것 같습니다. 일자리 문제도 있고요. 기사들 반응은 어떻던가요?
A. 시범구에서는 무인 자율주행 택시를 탔지만 그냥 일반 도심 지역에서는 택시를 타고 다녔는데 거기서 택시 기사님들한테 한번 물어봤어요. 무인 자율주행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 모든 택시 기사님이 똑같은 말씀을 하셨는데 "바보"입니다.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차량이나 사물이 나타나면 움직이질 않는다.
택시 기사
뤄보콰이파오는 너무 바보 같아요. 뒤에 차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데도, 앞에 사람이 서 있으니 가지 않아요. 언제까지 기다릴 건지! 뤄보콰이파오가 가는데 앞에 물건이 떨어져 있으니 아예 움직이질 않더라고요. 돌아갈 줄을 몰라요. 물건이 가기만 기다리고 있는 거죠.
뤄보콰이파오는 너무 바보 같아요. 뒤에 차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데도, 앞에 사람이 서 있으니 가지 않아요. 언제까지 기다릴 건지! 뤄보콰이파오가 가는데 앞에 물건이 떨어져 있으니 아예 움직이질 않더라고요. 돌아갈 줄을 몰라요. 물건이 가기만 기다리고 있는 거죠.
도심 지역에서는 교통 혼잡을 초래하는 바보 같은 존재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자신들의 일자리에 대한 걱정도 좀 느껴졌어요. 자율주행 택시를 바보라고 얘기해서 아직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얘기하는 느낌도 좀 받았고요. 실제로 작년에 우한 택시 기사들이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 확대에 반대하는 시위도 여러 차례 있었고요.
택시업계는 직장을 구하지 못한 대학생들이나 젊은 청년들, 실직한 중장년들이 많이 진입하는 일자리 시장으로 알려져 있는데 만약 무인 자율주행 택시가 늘어나게 되면 이런 분들이 일자리를 찾아갈 수 없게 되는 거 아니냐는 걱정 어린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Q. 한계나 극복해야 될 과제는 어떤 게 있을까요?
A.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제가 본 거는 제한된 시간과 제한된 구역에서만 운행한다는 점입니다. 아직까지는 시범구에서만 운영을 하고 있는 실정이고요. 상대적으로 도시보다는 좀 한가한 환경에서 운행을 하기 때문에 보편적인 서비스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지 않나.
그리고 목적지, 출발지를 앱에 설정된 곳으로만 설정을 할 수가 있어요. 만약 앱에 설정된 목적지가 아니라면 주변의 조금 벗어난 곳을 목적지나 출발지로 설정을 해야만 갈 수가 있거든요. 어떤 승객이 뤄보콰이파오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출발지 설정을 잘못 해서, 결국 길을 건너서 한참 택시를 따라가는 장면도 목격을 했습니다. 데이터를 좀 더 쌓아서 극복을 해야 될 문제가 아닌가.
그리고 주변의 상황들을 감지해서 판단하고 운행하는 무인 자율주행차다 보니까 데이터 수집이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논란도 많이 일고 있어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보호할 건지 논의가 필요하다는 사람들도 많고요. 사고가 날 경우에는 누구의 책임이 될 것이냐,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차근차근 해결해 가야 되지 않냐는 목소리도 많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중국이 자율주행차에 진심인 이유는?
Q. 우리나라도 그렇고 미국도 그렇고 무인 자율주행차 미래 기술로 보고 시험 단계 중이잖아요. 근데 중국처럼 엄청난 구역에 걸쳐서 엄청난 대수로 이런 정도의 시범 운영은 아닌 것 같은데, 중국이 이렇게 무인 자율주행차 기술에 총력을 쏟는 이유를 어떻게 봐야 될까요?
A. 사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중국 같은 경우에 '우리가 미국에 비해서 좀 많이 뒤처졌다. 특히 생성형 AI나 이런 분야에 있어서는 미국 기술을 언제쯤 따라잡을 수 있을까' 우려도 많았고, 작년 중국 최대의 정치 행사인 양회에서 AI 플러스 운동이라는 산업 육성책도 내놨었어요. 국가 주도적으로 첨단 산업, 기술 집약형 산업들을 발전을 시켜서 미국을 따라잡아 보자는 의미였거든요.
근데 딥시크가 나온 이후에 '우리가 어느 정도 단계에 이르렀다' 생각하고 있고, 올해 양회에서도 AI 플러스 운동을 지속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과학 예산만 우리 돈으로 약 80조 원을 배정을 했어요. 지난해에 비해서 약 10% 늘어난 거고요. 지난해 처음으로 AI 플러스 운동을 들고 나왔을 때도 전년 대비 10% 늘어난 액수의 예산을 배정했었으니까 2년 연속 과학기술 분야에만 10%씩 증액을 해 온 거예요.
그만큼 첨단 산업 분야에 있어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나가겠다는 의지가 굉장히 강한데요. 그 이유 중의 하나는 미국과의 기술 경쟁, 패권 경쟁에 있습니다. 아무래도 '지금까지 미국의 기술 공세 때문에 제대로 우리가 발전해 오지 못했다' 이런 생각들이 있어서 기술 자립에 대한 필요성을 굉장히 많이 체감을 하고 있었거든요. 딥시크 등장 이후에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을 했고, 무인 자율주행차 같은 경우에도 '테슬라도 무인 자율 기술을 계속해서 개발을 하고 있고 미국에도 웨이모라는 무인 자율주행 택시가 있지만 거기에 비해서 우리가 조금 더 발전돼 있다' 이런 자신감을 가지고 있고요. 좀 더 앞서 나가서 미국과의 경쟁에서도 넘보지 못하는 선두 자리로 나가야겠다, 선점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