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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꼬꼬무' 럭비공 같은 사이코패스 김일곤···연쇄 살인 계획하며 '살생부' 작성한 이유는?

[스브스夜] '꼬꼬무' 럭비공 같은 사이코패스 김일곤···연쇄 살인 계획하며 '살생부' 작성한 이유는?
연쇄 살인을 꿈꾼 김일곤, 그의 범행 이유는?

10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럭비공 같은 사이코패스의 그날을 추적했다.

2015년 7월 저녁, 20대 중반의 이성준 씨 앞에 흉기를 손에 든 40대 남성이 등장했다. 그는 "내가 너 죽여버릴 거야"라며 성준 씨를 협박했다.

사실 이 남성은 두 달 전 성준 씨에게 시비를 걸어왔던 남성. 분위기가 점점 험악해지자 주민들이 신고했고 이에 성준 씨는 무혐의, 남성은 폭행죄가 되었다.

그랬던 그가 두 달 뒤 다시 찾아와 성준 씨를 협박한 것. 이에 성준 씨는 "해볼 테면 해봐라"라고 했고, 남성은 "지금은 타이밍이 아니다"라며 발길을 돌렸다.

성준 씨는 이 남성을 다시 신고했고 신변 보호 요청까지 했고 다행히도 성준 씨에게는 이후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성준 씨와 이 남성의 만남은 끔찍한 일들의 서막이었다.

성동구의 한 빌라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 흰색 SUV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그런데 이 차량은 앞서 쫓고 있던 뺑소니 차량과 동일한 차량이었다.

현장에서 차량 화재 사고가 방화 사건임이 드러났고, 그리고 이때 차량 내부에서 사람 형체의 무언가가 포착됐다. 마네킹인가 했던 이것은 한 여성의 시신이었다.

시신의 훼손된 상태가 충격적이었던 현장을 확인한 형사들은 이 사건이 단순한 사건이 아님을 짐작했다. 단순한 화재 사고에서 순간 뺑소니, 방화, 살인 사건까지 복잡한 사건이 된 것이다.

30대 중반의 피해 여성의 사인은 경부압박질식사. 범인이 피해자의 목을 졸라 살해한 후 시신을 훼손한 것이었다.

피해자의 행적을 추적한 끝에 그가 한 대형 마트에서 납치된 후 살해된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형사들은 이 사건의 형태로 보아 원한 아니면 사이코패스의 범행일 것이라 판단했다. 그러나 주변인들에게서는 어떠한 혐의점도 찾지 못했고 조사 과정에서 수상한 행동을 하는 한 남성이 포착됐다.

빌라 주변을 맴돌던 남성은 불타는 SUV를 확인하고 웃으면 떠났던 것. 용의자를 특정했지만 CCTV에 포착된 인상착의만으로 신원을 확인하는 것은 어려웠다. 그러던 중 그가 빌라의 문을 직접 닫았던 것이 포착되었고 지문 감식을 통해 용의자가 48세 김 씨라는 것이 드러났다.

피해 여성과 일면식도 없는 김 씨는 2주 전 일산에서 똑같은 범죄를 시도하며 수배 중인 인물이었다. 형사들은 그를 빨리 잡지 않으면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고 판단 수사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런데 휴대전화도 꺼두고 현금을 사용하며 걸어서 범행을 저지른 그의 행적을 쫓는 것은 쉽지 않았다.

전과 22범으로 1984년부터 30년 동안 감방 생활만 20년 해온 김 씨는 베테랑 범죄자였다. 결국 형사는 그에 대해 공개 수배를 했다.

그리고 48세 김일곤의 또 다른 범죄가 또 드러났다. 그는 바로 앞서 성준 씨에게 시비를 일으킨 후 그를 죽이겠다고 협박했던 인물이었다.

납치 사건 9일 만에 발생한 한 강도 사건. 현장 주변을 순찰 중이던 지구대 대원들이 그를 알아보고 격렬한 몸싸움 끝에 검거에 성공했다.

수사본부로 압송된 김일곤은 "난 잘못한 게 없다. 난 더 살아야 된다"라며 당당한 얼굴로 도리어 화를 냈다. 그리고 취조가 시작되자 그는 통제 불능으로 정상적인 대화도 불가능했다.

형사들은 그를 달래어 자백을 유도했고 곧 김일곤은 자신의 범행을 자백했다. 마트 주차장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하다가 피해자를 납치한 김 씨. 그는 화장실에 가고 싶다며 탈출하려는 피해자에 격분하여 살해했다.

살해 후에도 분이 풀리지 않은 김 씨는 시신을 훼손했고 트렁크에 시신을 싣고 이틀 만에 서울로 복귀했다. 그리고 증거 인멸을 위해 뺑소니를 하고 방화까지 벌인 것.

김 씨는 피해자를 살해한 이유에 대해 "성준 씨에게 보복을 하려고 여성을 납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성준 씨를 살해한 후 풀어주려고 했지만 피해자를 놓치고 자신이 잡히면 성준 씨를 살해할 수 없고 복수를 못할 수 있다는 생각에 분노하여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했다는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을 했다.

검거 당시 김 씨는 칼 두 자루와 총 28명의 이름이 적힌 살생부를 지니고 있었다. 그는 조사 과정에서 "내가 이것들 다 죽여야 하는데"라며 끝내 자신이 계획한 범죄를 해내지 못한 것에 분노했다.

그런데 김 씨의 살생부에는 자신이 복수할 대상의 이름뿐만 아니라 주소, 연락처 등의 인적 사항까지 적혀있어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이는 그가 법원에 사건 기록 열람을 요청하여 얻어낸 정보임을 밝혔다.

재판 중인 사건은 개인정보보호규정 미적용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던 김 씨가 재판 당시 사건을 열람하여 성준 씨와 목격자 등의 인적 사항을 파악했던 것.

어떤 범죄도 주저하지 않고 살해 동기도 납득이 안 가는 김일곤. 그는 지금까지 자신이 너무 억울하고 불이익만 받고 살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수사관들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하여 김일곤을 분석했다.

당시 사건에 투입되었던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김일곤에 대해 "체계적이지도 않고 패턴도 없이 짐작할 수 없는 아주 위험한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살인범이다. 이 사람이 갖고 있는 대상자에 분노는 오랫동안 쌓여온 것, 오랫동안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지 못한 것이 쌓이고 쌓여서 임계점에 도달하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분석했다.

끝까지 남 탓을 하던 김일곤은 총 13개의 혐의로 기소되었고 재판 중에도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내 억울함을 밝히는 게 고인을 위하는 것 같다. 세상은 항상 나에게 불리했다"라는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을 펼쳤다.

특히 그는 최종 판결 전 발언할 시간 달라며 "나를 음해하고 모함한 놈들이 계속 잘 먹고 잘 산다면 이건 죽은 분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겁니다"라고 망언을 했다.

그리고 무기징역이 선언되자 "다들 나한테 사형 주려고 여태껏 나를 모함한 거 아니냐. 차라리 사형 달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심에서도 원심 유지되며 김일곤은 최종 무기징역이 확정되었다.

결국 김일곤의 살생부에 적힌 이들 중 실제로 살해된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의 타깃이 된 성준 씨는 여전한 트라우마로 힘들어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전문가들은 김일곤이 오랜 수감생활을 했다고 해도 "여전히 왜곡된 억울함에 사로잡혀서 괴로워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가석방을 받고 사회로 돌아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입을 모아 눈길을 끌었다. 

(SBS연예뉴스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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