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영상 메시지 통해 대선출마 선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오늘(10일) 'K이니셔티브(initiative)' 비전을 들고 세계를 선도하는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면서 대권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오늘 11분 37초 분량의 영상 메시지를 통해 대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지난 2017년과 2022년에 이은 세 번째 대권 도전입니다.
'위대한 대한국민의 훌륭한 도구가 되겠다'는 제목의 이번 영상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촬영됐다고 이 전 대표 측은 설명했습니다.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지난 4일 탄핵심판 선고 음성과 '국민들은 마침내 무도한 권력을 끌어내렸다'는 자막이 교차하며 시작됐습니다.
이어 윤 전 대통령 파면 선고에 기뻐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국민들은 아직 봄을 기다리고 있다'는 자막과 함께 나오고, 봄의 상징인 벚꽃과 함께 이 전 대표가 밝은색 옷차림으로 등장했습니다.
12·3 비상계엄 선포의 여파로 열리는 이번 조기 대선에서 자신이 '내란 극복 과정을 이끌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며 국민의힘 주자들과 차별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전 대표는 영상에서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대선에 출마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지난 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낸 입장에서도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이 시작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영상에는 비상계엄 선포 후 이 전 대표가 국회에서 숙식하며 비상대기할 때 사용한 간이침대와 책상 등이 놓인 국회 사무실 모습도 담겼습니다.
이 전 대표는 영상에서 세계를 선도하겠다는 K이니셔티브 비전을 제시하는 동시에 ▲ 경제성장 ▲ 생명 중시 ▲ 국익우선 외교의 3대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특히 첫 목표로 '경제성장'을 내세움으로써 자신의 공략 포인트가 중도층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또 경제성장의 방법론으로 '먹사니즘', '잘사니즘'으로 대표되는 자신의 실용주의 노선과 신속한 정책 추진을 내세우며 수권 능력을 부각했습니다.
영상은 '지금은 이재명'이라는 문구와 함께 마무리됐습니다.
이 문구는 앞으로 선거 과정에서 공식 슬로건과 함께 보조 슬로건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K이니셔티브로 세계를 주도하겠다는 다소 도발적인 메시지"라면서 "시대 정신이 지금은 이재명이라는 점도 계속해서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전 대표가 '영상 출사표'를 던진 것은 지난 대선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캠프 관계자는 "형식적인 기자 회견 방식을 탈피하고, 대화 형식으로 국민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대선 출마 의지를 말씀드리기 위해 영상으로 출마 선언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비전 발표회를 열어 직접 취재진 앞에서 대선 포부를 설명하고, 자신의 이번 대선 공식 슬로건도 공개할 계획입니다.
한편, 지난 8년간 세 차례의 출마 선언 메시지에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017년 대선 땐 자신이 소년공으로 일했던 성남의 오리엔트 시계공장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노동자 출신 대통령'이 되겠다며 첫 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당시 이 전 대표는 "제가 흙수저도 아닌 무수저 출신"이라면서 자기 삶의 궤적을 소개하는데 상당 부분을 할애, 사회적 약자의 삶을 누구보다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5년 뒤 열린 지난 대선에선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비대면 출사표를 던졌는데, 이 전 대표는 당시 '새로운 대한민국!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억강부약'(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도움)의 정치 철학을 강조하고 강력한 경제 부흥정책과 기본소득 도입을 약속했습니다.
(사진=이재명 캠프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