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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의 재구성, 범죄 4건 중 1건은 사기…불황에 활개치는 '꾼'들

사기의 재구성, 범죄 4건 중 1건은 사기…불황에 활개치는 '꾼'들
▲ 가짜 투자 광고 사기

"가상자산을 예치하면 해외카지노 사업에 투자해 수익을 돌려주겠습니다."

지난해 60대 A 씨는 우연히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40일 동안 투자를 하면 원금과 함께 20%가량의 이자를 주겠다는 글을 봤습니다.

처음에는 A 씨도 긴가민가했지만, 투자금과 약정 이자가 예치 사이트에 정상적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돈을 맡겼습니다.

다른 투자자를 데려오면 투자액의 10%를 소개비로 준다는 소식에 주변 친구들에게도 소개해주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약속한 시일이 지나도 돈은 입금되지 않았고 결국 A 씨는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가짜 가상자산 예치 사이트를 내세워 1만여 명으로부터 투자금 5천억여 원을 가로챈 투자회사 대표와 직원을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지난해 40대 B 씨는 유튜브에서 '상품권 투자사업체에 투자해 월 500만 원의 부수입을 얻고 있다'는 내용의 영상을 봤습니다.

호기심이 생긴 B 씨는 인터넷으로 해당 업체 정보를 검색하다가 블로그에 게시된 수많은 투자 후기를 확인했습니다.

이후 업체 직원의 안내에 따라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들어간 B 씨는 입금 계좌로 1천만 원을 송금했습니다.

초기에는 일부 수익금이 들어오는가 싶더니 지난해 말 업체와 갑자기 연락이 두절됐습니다.

B 씨의 신고를 받은 금융감독원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위 두 사건은 가상자산을 투자하거나 온라인으로 자신들을 홍보해 투자자들을 현혹하는 신종 사기 범죄입니다.

불법 업체들이 투자자들에게 이야기한 '원금을 보장하고, 높은 이자를 주겠다'는 문구는 다소 전형적이지만, '꾼'들이 쓰는 수법은 고도화, 지능화됐습니다.

수백 개의 긍정적인 허위 댓글을 달거나 유튜브나 블로그에 자극적인 홍보 문구를 달아 피해자들의 눈과 귀를 막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정보기술 기법을 활용해 신규 가입과 투자를 유도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투자자는 채팅방에서 즉시 쫓아내는 방식입니다.

사기 수법이 교묘해지면서 사기 범죄 발생 건수도 계속해서 느는 추세입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전국에서 발생한 사기 발생 건수는 무려 42만 9천949건을 기록했습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20만 대 중후반이던 사기 범죄는 2019년 처음으로 30만 건대를 넘어선 이후 증가세를 보입니다.

최근 5년간 전체적인 범죄 발생 건수는 2019년 161만 1천906건에서 지난해 160만 319건으로 소폭 감소한 것에 반해 사기 범죄는 40%가량이 급증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범죄 피해자 4명 중 1명은 사기 범죄 피해자인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사기 범죄의 유형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일대일 관계에서 돈을 빌리거나 투자받고 이를 변제하지 않는 형태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정보통신망의 발달로 비대면 방식의 사기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유형으로는 보이스피싱, 투자 리딩방 사기, 로맨스 스캠 등으로 불특정 다수를 희생양으로 삼습니다.

피해를 복구하는 일은 훨씬 어려워졌습니다.

온라인상에서 주로 모르는 사람에 의해 이뤄지다 보니 범인을 붙잡기도 힘들어진 것입니다.

사기 범죄의 발생 건수 대비 검거 건수를 나타낸 검거율을 보면, 2019년의 경우 73.9%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60.2%까지 떨어졌습니다.

강력범죄(94.5%), 절도 범죄(65.2%), 폭력 범죄(88.3%) 등 다른 범죄에 비해 검거율이 훨씬 낮은 실정입니다.

특히 계속되는 불황도 사기 범죄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이중고를 겪는 자영업자 등 일반 서민들이 생계가 어려워지자 조금이라도 가계 부담을 줄이고자 투자했다가 사기에 휘말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삶이 팍팍해지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최근과 같은 분위기 속에서 복권이나 비트코인으로 일확천금을 벌었다는 풍문도 사기 범죄를 부추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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