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월요일 친절한 경제, 한지연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이제는 집값이 너무 올라서 우리나라 상위 부동산 1% 부자가 어느 정도 수준일지 감도 안 오거든요. 그런데 일단 이게 지난해 기준으로 나온 결과가 있다고요?
<기자>
지난해 통계청 자료 분석한 걸 좀 갖고 나와봤는데요, 부동산 자산 상위 1%의 기준선이 무려 30억 원이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표본 가구를 부동산 금액 순으로 쭉 세운 뒤에 각 가구의 가중치를 둬서 상위 1%에 해당하는 가구의 부동산 자산을 산출한 결과를 말합니다.
즉, 지난해 기준으로 상위 1% 부동산 부자가 되려면 최소 30억 원 이상의 부동산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놀라운 건 이게 올해의 수치가 아니라는 거고요.
올해는 집값 이것보다 또 더 올랐잖아요.
오늘(24일)부터 토지거래허가제가 재시행되긴 하지만, 지난달 해제되고 나서 몇억 더 뛰었고 지금 집값이 진정이 되지 않고 상승세가 여전합니다.
이제 와서 집 사려 하면 부자 되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과거랑 비교해서 얼마나 올랐나 보면요, 같은 방법으로 분석한 2019년 부동산 상위 1% 기준선은 24억 6천만 원이었습니다.
5년 만에 상위 1%라는 기준선이 5억 4천만 원이나 올라간 겁니다.
월급으로 모았으면 절대 못 모았을 돈이죠.
그럼 상위 5% 안에는 들어가기 쉬울까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상위 5% 기준선 또한 2019년 11억 2천만 원에서 2024년 14억 1천만 원으로 2억 9천만 원, 거의 3억 원 가까이 올랐습니다.
좀 더 내려놔 볼까요. 그래도 빠듯합니다.
상위 10% 역시 7억 5천만 원에서 9억 5천만 원으로 기준선이 2억 원이나 올라갔습니다.
<앵커>
뉴스에서는 계속 집값 뛰었다, 올랐다 이렇게 보도하고 있는데, 현실에서는 내 집값은 안 오른 것 같다 이런 분들도 많거든요. 결국은 이 양극화가 심해진 거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부동산 자산 기준으로 이렇게 줄을 세웠을 때 전체의 가운데인 중간 가구의 부동산 자산은 1억 8천만 원밖에 안 됐는데요.
2019년에서 얼마나 늘어났나 봤더니, 딱 2천만 원밖에 늘어나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비율로 따지면 비슷한 거 아니냐 하실 수 있겠지만 계산해 보면요.
상위 1%는 24억 6천만 원에서 5억 4천만 원 올라서 30억 원이 됐고요, 중간 가구는 1억 6천만 원에서 2천만 원 올라서 1억 8천만 원이 됐는데요, 각각 21.9%, 12.5% 오른 겁니다.
비율로 봐도 차이가 많이 나죠.
언제 이렇게 양극화가 확 두드러진 거냐, 지금 방송 보시는 분들 모두가 아실 것 같은데요.
코로나 때죠.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정말 집값 무섭게 오른다 할 때, 이때 급등기와 이후에 조정기를 거치면서 자산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됐습니다.
부동산 양극화 심화는 '순자산 쏠림'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순자산 상위 10%의 평균 순자산은 2019년 15억 3천만 원에서 지난해 20억 원으로 4억 7천만 원으로 늘었고요.
전체 순자산 중에서 상위 10%의 가구의 점유율도 43.3%에서 44.4%로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순자산 상위 20% 또한 순자산이 6억 4천만 원에서 8억 4천만 원으로 늘었고, 점유율도 18.2%에서 18.6%로 커졌습니다.
반면 순자산이 '마이너스'인 가구를 제외한 상위 30%에서 90% 가구의 순자산 점유율은 지난 2019년에서 지난해로 넘어오면서 대부분 감소했습니다.
<앵커>
이번에는 부동산 양극화를 지역별로 한번 짚어볼까요. 서울, 그중에서도 강남권 집값이 많이 뛰면서 결국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거죠?
<기자>
일단 상위 20%가 가진 부동산 자산에서도 수도권에서는 13억 6천만 원, 비수도권에서는 10억 7천만 원 정도로 3억 원 정도 차이가 났습니다.
이게 각각 2019년에 비해 얼마씩 올랐는지 봐야겠죠.
수도권의 경우에는 2019년에 10억 5천만 원 정도 됐었던 게 3억 1천만 원 정도 증가했고요.
비수도권의 경우는 2억 900만 원 정도 증가했습니다.
수도권이 3억 원 뛸 때 비수도권은 2억 원 뛰는데 그쳤다는 의미죠.
이 조사가 지난해 3월 말 기준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하반기에 서울 강남권 부동산 상승세가 더해져서 격차는 더 커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체 자산 평균 금액을 시도별로 보면, 전국 평균보다 높은 지역은 서울, 세종, 경기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세종이 7억 6천만 원이 넘어서 1위를 기록했고요, 자산 평균 금액이 가장 낮은 시도는 충남으로 3억 5천만 원대를 기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