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수요일 친절한 경제, 오늘(19일)도 한지연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예약해 놓고도 나타나지 않는 '노쇼', 보통 우리가 노쇼 하면 음식점 생각할 텐데, 고속버스 노쇼도 많잖아요. 앞으로 고속버스 노쇼 줄이기 위해서 어떤 변화가 있다고요?
<기자>
버스 예매해 놓고 출발 거의 다 돼서, 또 출발 직후 취소하는 걸 '노쇼'라고 하는데요, 출발 전 최대 취소 수수료인 10%가 부과되는 시점을 현행 출발 1시간 전에서 출발 3시간 전으로 조정을 하게 됩니다.
원래는 출발 전 1시간 안에만 취소를 해도 10%를 깎았는데, 이제는 3시간 안에 취소를 해도 10%가 깎인다는 뜻이죠.
3시간 정도 안에는 취소를 해줘야 실제로 필요한 사람들이 표를 구해서 그 시간 안에 버스터미널로 가서 버스를 탈 수가 있겠죠.
1시간이면 버스표를 운 좋게 예매한다고 해도 1시간 안에 도착하기가 빠듯할 겁니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서 시간을 늘렸습니다.
또, 버스 출발 이후 부과되는 수수료도 30%에서 50%로 올리는데요, 일단 버스가 출발하고 나서 취소를 하면 절반만 돌려준다는 겁니다.
근데 이것도 올해만 그렇고요.
내년에는 60%로 더 깎이고, 내후년에는 70%로 더더 깎입니다.
버스표 특성상 일단 출발하고 나면 휴지 조각이 되죠.
재판매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좀 더 높은 취소 수수료율을 매기는 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여기에 평일과 주말, 설과 추석 같은 명절로 구분해서 수수료를 차별화하기로 했습니다.
현재는 1년 365일 모두 동일한 10%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데요, 승객이 많은 날에는 수수료를 더 높이는 방식으로 개편하는 겁니다.
앞서 말한 최대 수수료 부과 시점은 1시간에서 3시간으로 최대 늘리면서 평일은 현 수준인 10%를 유지하고, 수요가 많은 주말은 15%, 명절에는 보다 높은 20% 취소 수수료를 부과합니다.
개편안은 오는 5월부터 시행되니까 예매하실 때 좀 더 신중하게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들어보니까 취소 수수료가 꽤 많이 느는 것 같은데, 그럼 그동안 버스 노쇼가 얼마나 심각했던 겁니까?
<기자>
얌체 승객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는데요, 일부 승객들은 나란히 붙어 있는 2개 좌석을 함께 예매한 뒤 출발 직후 한 좌석을 취소해서 두 자리를 모두 사용하는 그런 편법을 쓰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기준 이 두 좌석을 예매 후 일부 취소하는 게 12만 6천 건이나 달했습니다.
이게 다 출발 이후 취소 수수료가 30%밖에 안 된다는 점을 악용해서 두 개 좌석을 실제 한 좌석 운임의 1.3배만 지불하고 이용하는 게 되는 건데요.
고속버스 모바일 예매가 많아지면서 이용은 편리해졌지만 잦은 출발 직전 직후 예매 취소로, 다른 승객이 표를 구하기 어려운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모바일 예매가 익숙지 않은 고령자 발권 기회가 침해되고 있어 문제입니다.
기차표에서도 '노쇼' 문제가 심각한데요, 작년 설과 추석 연휴 기간 '노쇼' 기차표는 44만 장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러니까 열차 출발 직전 취소되거나 출발 후에 반환된 기차표만 44만 장이 됐다는 건데요.
앞서 코레일도 노쇼 방지를 위해서 지난 설에 승차권 환불 위약금을 2배로 상향해서 출발 후 20분 안에 취소했을 때 15% 위약금을 30%로 올린 바 있습니다.
<앵커>
다시 식당 노쇼 이야기를 좀 해보고 싶은데요. 그동안 언론 보도를 통해서 문제점들이 많이 지적됐었잖아요. 그럼에도 여전히 많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사례인데요. 지난 10일 제주에서 군 간부를 사칭해서 녹차 크림빵 100개 33만 원어치를 예약 주문하고 노쇼 한 사례입니다.
전화를 받는 대신 이렇게 문자를 남겼는데요.
"번창하시길 바랍니다. 병사들이 모두 녹차 알레르기가 있다. 주변 보육원에 후원하시고 좋은 일 한번 하셔라" 이런 조롱하는 듯한 문자를 남겼습니다.
최근 국내 외식업주 150명을 대상으로 음식점 노쇼 관련 실태 조사가 이뤄졌는데요.
10명 중 8명이 최근 1년 새 노쇼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노쇼의 해결책으로 예약보증금제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손님들이 꺼리거나 부담스러워해서 현재 예약보증금을 받고 있는 음식점은 단 9.4%, 앞으로 받겠다는 업주도 42.7%에 그쳤습니다.
노쇼를 당한 뒤 손님에 대한 피해보상금 청구도 85% 넘게 청구하지 않았다고 했는데요, 그 이유로 음식점 이미지 손상 우려, 재방문 걱정이 꼽혔습니다.
자영업자의 노쇼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관련된 제도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