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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파병 북한군 정보 분석 돕는 탈북민 인권운동가

우크라 전쟁 파병 북한군 정보 분석 돕는 탈북민 인권운동가
▲ 쿠르스크 지역 전장의 파손된 러시아 탱크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위해 전장에 파병된 북한군 관련 정보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탈북민 인권운동가의 큰 기여가 있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재단(HRF)의 서울 주재 활동가인 이성민(37)씨는 지난해 말 재단 간부의 추천으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포함된 그룹채팅방에 합류했다가 뜻밖의 요청을 받았습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인 활동가인 아메드 칸은 이 씨에게 한글 서명이 담긴 2개의 러시아군 신분증 사진을 공유하며 한글 서명이 무엇인지 확인을 요청했고, 이 씨는 해당 한글 서명이 신분증에 적힌 러시아 이름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해줬습니다.

이는 러시아가 북한 군인에게 가짜 신분증을 주고 북한군 신분을 감추려 했던 초기 증거 중의 하나라고 WSJ은 소개했습니다.

한글 서명 감별을 요청했던 칸은 이후 우크라이나군이 전장에서 북한군의 문서를 확보하는 대로 이 씨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영어에 능통한 이 씨는 북한군 유품의 글을 번역해줬고, 이 과정에 러시아군과 북한군 간의 부실한 조율과 북한군의 전술 변화 등이 점차 드러났습니다.

북한군에게 항복을 권하는 전단 문구도 이 씨에게 조언을 구한 뒤 수정됐다고 합니다.

초안 문구는 '헛되이 죽지 마십시오! 항복은 생존하는 방법이다'라고 돼 있었는데, 이 씨는 '항복'이란 표현이 북한 군인에게 배반감이나 수치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의견을 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이후 전단 문구를 '헛되이 죽지 말라! 항복만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라고 바꿨습니다.

이 씨는 WSJ 인터뷰에서 "그들이 북한을 떠나는 게 반역이 아니란 것을 알았으면 한다. 그것은 인권"이라고 말했습니다.

WSJ은 "북한의 전체주의를 직접 경험했고 남한의 번역가가 놓칠 수 있는 미묘한 뉘앙스를 이해할 수 있었던 그의 능력은 매우 귀중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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