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형 마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밟게 됐습니다. 급성장한 이커머스 업계와의 경쟁에 밀리며 자금난에 시달려 왔기 때문인데요. 홈플러스는 예방적 차원이라며 매장은 기존처럼 정상 운영한다고 밝혔는데, 일각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유덕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홈플러스는 "최근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따른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예방적 차원에서 회생 절차를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법정관리 신청은 채권단 사전 통지 없이 오늘(4일) 새벽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달 말 홈플러스의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신용등급은 'A3'에서 'A3-'로 하향 조정됐는데, 법원은 재무구조개선이 없으면 5월쯤 자금 부족 사태가 올 수 있다며, 11시간 만에 회생절차 개시를 승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약 2조 원가량의 금융채권은 상환이 유예됐습니다.
30년 가까이 이마트와 함께 국내 대형마트 시장을 이끌어 온 홈플러스는, 지난 2015년 사모펀드인 MBK 파트너스가 약 5조 원을 대출받아 7조 2천억 원에 인수했는데, 무리한 고가 인수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갚고 영업이익을 이자 상환에 투입해 왔는데, 한계에 달한 겁니다.
[최철환/마트노조 홈플러스 지부 사무국장 : (노조는) 부동산 매각에 염두를 두고 인수를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경기 안산점, 부산 가야점 같이 장사가 잘되는 매장들을 매각하면서, (경영이) 더욱더 열악하게 됐습니다.]
급성장한 이커머스 업계와의 경쟁에도 밀리면서, 3년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하는 등 자금난을 겪어 왔습니다.
[김상봉/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 코로나로 사람들의 온오프라인에 대한 (쇼핑)채널 방식이 바뀌었거든요. (그리고) C커머스와 쿠팡 이런 기업들이 이제 계속 커지니까.]
홈플러스는 4조 7천억 원가량의 부동산 자산이 있어, 금융채권을 갚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일각에선 대금 지급 지연 등의 가시적인 문제가 불거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MBK가 자구 노력 없이 법원 회생 신청이라는 손쉬운 길을 택했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박진훈, 디자인 : 조수인·장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