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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톱 들었다놨다" 한국인들 갇혔다…캄보디아서 무슨 일

<앵커>

캄보디아에 있는 한 범죄단지의 실태가 SBS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처음 공개됐습니다.

밀린 빚을 탕감해 준다며 한국인을 유인해 감금한 뒤 폭행, 고문에 인신매매까지 하는 이 범죄단지의 실상을 민경호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수도 프놈펜 외곽에 철문과 높은 담벼락에 둘러싸인 한 카지노 건물.

출입문은 닫혀 있고, 정문은 경비원들이 지키고 있습니다.

전화금융 사기 조직의 근거지로 이른바 웬치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A 씨 : 여기에서 일하는 한국인 형들 말로는 웬치라는 뜻이 감옥이다라는 뜻이라고 들었거든요.]

한국인 26살 A 씨가 이곳에 발을 들이게 된 건 한 달 전쯤.

통장을 들고 캄보디아에 다녀오면 밀린 빚을 탕감해 주겠다는 불법 대부업자의 말 때문이었습니다.

[A 씨 : 캄보디아 2주만 갔다 오면 그 돈을 다 탕감을 해주겠다. 그냥 가서 호텔에 있다가 오면 된다.]

A 씨 통장은 범죄조직의 대포 통장으로 쓰였지만, 거래가 중지되자 조직은 통장 값 2천만 원을 요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고문까지 있었습니다.

[A 씨 : 발톱을 한 번에 이렇게 드는 게 아니라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이러거든요. 드라이버 같은 걸로. 그리고 여기 담뱃불로 (고문)한 거라서….]

돈을 받지 못하자, 범죄조직은 A 씨를 다른 조직에 팔아넘기려고 했고 그 과정에서 대사관의 도움으로 빠져나왔습니다.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캄보디아에 갔다가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상담사로 일했던 여성 B 씨는 실적을 올리지 못하자, 다른 조직으로 넘겨졌다고 주장합니다.

[B 씨 : 9월에 팔려갔어요,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 (그럼 8월에 처음 왔을 때는 어디에 있었어요?) (캄보디아) 프놈펜에 있었어요.]

교민들은 인신매매의 종착지로 태국과 맞닿은 도시 포이펫을 꼽습니다.

현지인들 사이에서 '콜센터 시티'라고까지 불리는 포이펫에도 가봤습니다.

콜센터라는 건물에는 카지노 간판이 걸려 있고, 한식이 대량으로 배달되고 있었습니다.

[현지 교민 : 그냥 카지노 라이센스만 따놓고 범죄를 하기 위한 아지트로 활용하는 거죠.]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 전화금융 사기 조직의 간부로 활동하며 100억 원가량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한국인 부부가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수사 당국은 폭행이나 고문을 당하더라도 전화금융 사기에 가담하면 피해자가 아닌 사기의 공범이 될 뿐이라며 자수가 최선이라고 전했습니다.

(영상편집 : 신세은)

▶ 현지인도 "저긴 못 간다"…한국인 수백 갇힌 캄보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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