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이 5조 원 정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월만 놓고 봤을 때는 4년 만에 가장 많이 증가한 것입니다. 서울 강남권 집값이 불안한 상황에서 가계대출이 다시 급증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하정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월 금융권 가계대출은 1월보다 5조 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5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이 약 2조 6천억 원가량 늘었고, 신용대출도 약 1천억 원 증가했습니다.
전통적으로 대출 비수기인 2월에 가계대출이 이렇게 늘어난 건, 코로나 대유행으로 금리가 크게 낮아져 가계대출이 급증했던 지난 2021년 이후 4년 만입니다.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된 데다, 작년 하반기 대출 총량 조절을 위해 대출을 조였던 금융회사들이 새해 들어 대출 조건을 완화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윤지해/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 대출이 지금 시점이 그래도 좀 나온다고 인식할 수밖에 없어요. (대출) 나오는 사람들 사이에선 마음이 급한 거죠.]
최근 서울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호가가 높아지며 집값 불안 분위기가 가시화하고 있고, 금융당국이 공개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대출금리에 반영하라고 금융권에 요구하고 있어 대출수요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서지용/상명대 경영학과 교수 : 좀 아쉬운 부분들은 (은행권을 향해) 대출 금리 인하에 대한 권고도 많이 하고 있잖아요. 당연히 대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은 불가피하거든요.]
정부는 오는 5일 부동산 시장 점검 회의를 열고 가계대출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다주택자의 신규 주택 구입이나 부동산 갭 투자에 활용될 수 있는 대출을 막는 방안이 우선 검토될 수 있습니다.
내수 부진을 고려해 대출금리 인하를 유도하면서도, 금리 외의 방법으로 대출 수요를 억제해야 하는 난제에 정부와 금융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진훈, 디자인 : 서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