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진원 고려대 의대 교수
국내 연구진이 폐렴 증상을 보인 영아에게서 기존 코로나19 등과는 다른 신종 인간 코로나바이러스(HCoV)를 발견해 국제 학술지에 소개했습니다.
오늘(26일) 고려대의료원에 따르면 이 대학 미생물학교실 송진원 교수 연구팀은 2022년 고려대 안산병원에 폐렴 증상으로 입원한 영아의 검체를 분석한 결과 인간 코로나바이러스를 발견했습니다.
기존에 보고된 적이 없는 유형을 국내에서 처음 발견한 것으로, 국제 학술지 '신종 미생물과 감염'(Emerging Microbes and Infections) 2월호에 연구 결과가 게재됐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해당 영아는 발열, 기침, 가래, 콧물 등의 호흡기 증상과 함께 급성 중이염과 간 기능 이상을 보여 입원했습니다.
폐렴이 동반됐고, 간 기능 수치도 비정상적으로 높았습니다.
코로나19는 주로 폐렴을 유발했지만, 이번 바이러스는 폐렴뿐만 아니라 간 기능 이상도 동반한 것입니다.
이 영아 환자는 이후 보존적 치료를 통해 간 기능과 호흡기 증상이 호전되어 8일 만에 퇴원했습니다.
연구팀은 영아에게서 발견된 바이러스가 기존 인간 코로나바이러스(229E, NL63, OC43, HKU1)와 유전적으로 다르며, 설치류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합니다.
연구팀이 2018∼2022년 채집된 국내 야생 등줄쥐 880마리를 대상으로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조사했더니 강원도와 제주도에서 채집된 16마리(1.8%)에서 신종 알파코로나바이러스(α-CoV)가 검출됐으며 영아에게서 발견된 바이러스와 93.0~96.8%의 높은 유전적 유사성을 보였습니다.
연구팀은 이 바이러스가 기존 인간 코로나바이러스보다 중국과 한국에서 발견된 설치류 유래 알파코로나바이러스(AcCoV-JC34)와 더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감염 경로는 불명확하며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고 연구팀은 밝혔습니다.
송진원 교수는 "이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인간으로 넘어온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높다"며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현은 공중보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만큼 감염 경로와 병원성을 면밀히 분석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고려대의료원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