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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놓치지 말아야 할 이슈, 퇴근길에 보는 이브닝 브리핑에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일정이 3월 중순으로 예상되면서, 여권에서 금기시하던 '조기 대선'이라는 말이 봉인을 뚫고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홍준표 시장이 치고 나가면서 여권 잠룡들도 대선 모드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공직선거법 사건 항소심 선고의 시점과 결과에도 정치권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홍준표 "조기 대선 대비해야"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는 강성 지지층의 반발 등을 우려해 금기시하는 말을 공개적으로 꺼낸 겁니다.
홍 시장은 "탄핵 기각으로 윤통(윤석열 대통령)의 복귀를 간절히 바라지만, 탄핵이 인용돼 조기 대선이 열릴 때를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게 제 입장"이라고 적었습니다.
"박근혜 탄핵 때 아무런 준비 없이 엉겁결에 대선에 임했다가 정권을 그저 헌납한 아픈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탄핵이 우리의 염원과 달리 인용되면 탄핵 대선은 불과 두 달밖에 시간이 없는데, 대선을 준비 없이 치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현실적인 문제도 거론했습니다.
조기 대선 준비를 강조했지만, 사실상 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조기 대선'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데 대한 부담을 느낀 듯 "결코 윤통(윤 대통령)의 탄핵 인용을 바라는 게 아니"라는 점을 다시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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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부터 최악에 대비해서 차기 대선을 준비해야 하는 겁니다.
결코 윤통(윤 대통령)의 탄핵 인용을 바라는 게 아니라는 걸 당원과 국민들께서 혜량(惠諒)해 주셔야 합니다.
- 홍준표 대구시장 SNS
홍 시장은 또 다른 글에서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측을 겨냥한 듯한 메시지도 남겼습니다.
"변호사를 양산하다 보니 범죄인을 대신해 방송에 나가서 거짓말이나 퍼뜨리는 가짜 변호사들이 난무하고, 선거철이 다가올 것 같으니 온갖 쓰레기들이 준동한다"고 했는데요, 명 씨와 변호사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
명 씨 변호사들은 최근 "조기 대선이 열리면 오세훈, 홍준표를 사기·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고소하겠다", "명 씨의 '황금폰'에 (명 씨가) 홍 시장과 나눈 대화 내용이 있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홍준표 치고 나가고, 다른 잠룡은 예열하고
지난달 21일 SNS에서 "차기 대권 후보 자격으로 미국 대통령 취임 준비위원회의 초청으로 8년 만에 워싱턴을 방문했다"며 대권 후보로서 미국을 방문했다는 점을 부각했습니다.
이달 7일 보도된 시사저널 인터뷰에서도 '여권의 유일한 이재명 대항마'라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그제(19일)에는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내가 정치하며 준비하는 것이 대구 시정하고 차기 대선 준비다. 내일 당장 대선을 해도 우리는 다 준비가 돼 있다"며 방송을 통해서도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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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로는 늘 대선 후보였어요.
(중략) 제가 정치하면서 준비하는 게 지금은 대구 시정하고 차기 대선 준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일 당장 대선해도 우리는 다 준비가 돼 있어요.
홍 시장이 대선 행보를 치고 나가고, 나머지 잠룡들도 뒤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국회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잦아졌는데, 오늘(21일)은 당정협의회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권 행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해석은 자유"라며 여지를 남겼습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 출간 소식을 알리며 정치 복귀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오세훈·유승민·안철수 등 후보군이 몸을 풀고 있습니다.
다만,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처럼 강력한 '1강(强)' 후보가 없다는 점이 문제로 꼽힙니다.
5월 10일 전후로 조기 대선 가능성
헌법재판소는 어제(20일) 오는 25일 변론을 종결한다고 밝혔습니다.
변론이 종결되고 나면 그동안의 변론과 증거를 바탕으로 헌법재판관끼리 평의에 들어갑니다.
통상 변론 종결 이후 2주 이내에 선고가 나온 점을 감안하면, 3월 중순이면 윤 대통령의 파면 여부가 결정될 전망입니다.
헌법재판소가 파면 결정을 내리면, 헌법에 따라 60일 이내에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합니다. 이 경우 5월 10일 전후로 조기 대선을 치를 가능성이 유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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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는 한두 가지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선고 전에 하야, 즉 자진사퇴 카드를 꺼내면 법적으로 가능한지 등을 따져야 합니다.
또, 임명 보류된 마은혁 후보자의 변론 종결 전 임명 여부도 변수로 꼽힙니다.
변론종결 전에 마 후보자가 임명되면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변론을 갱신해야 합니다.
양 측의 양해를 받고 이 과정을 짧게 하는 방법도 있지만, 윤 대통령 측은 헌재 재판부 구성이 바뀌었으니 증거 조사와 증인 신문 등을 다시 진행해야 한다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 항소심은?
이 대표 선거법 사건 항소심 선고 시점에 따라 민주당 대선 가도에서 큰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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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 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은 오는 26일로 잡혀 있고, 선고는 3월 말로 예상됩니다.
이른바 '선거법 6·3·3 원칙(1심 6개월 이내·2심 3개월·3심 3개월)'이 적용되더라도 6월에나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오게 됩니다.
그런데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대선은 5월에 치러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 대표가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1심 형량이 대법원까지 유지될 경우, 피선거권을 상실하지만 시간 싸움에서 이긴 셈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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