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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10개월 아기 포함 이스라엘 인질 시신 4구 넘겨

하마스, 10개월 아기 포함 이스라엘 인질 시신 4구 넘겨
▲ 하마스, 시신 인계 행사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20일(현지시간) 휴전 합의에 따라 가자지구에 끌려간 인질 중 사망자 시신 4구를 국제적십자사를 통해 이스라엘로 인계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이 과정에서 대규모 군중을 모아 행사를 열고 시신을 함부로 다뤘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오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야외 임시무대에 관 4개를 올리고 '석방 행사'를 했습니다.

무대에는 이스라엘군 무기도 전시됐습니다.

무대 배경엔 시리 비바스(납치 당시 32세)와 두 아들 아리엘(4)·크피르(생후 10개월), 그리고 오데드 리프시츠(84) 등 인질 4명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흡혈귀로 묘사한 합성 사진이 인쇄된 대형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이 현수막에는 "전쟁범죄자 네타냐후와 그의 나치 군대가 시온주의자(이스라엘) 군용기에서 발사된 미사일로 그들(인질)을 죽였다"는 문구가 적혔습니다.

행사장 객석 앞줄에는 지난달 30일 인질과 교환돼 이스라엘에서 풀려난 팔레스타인 수감자 무함마드 아부 와르다가 있었다고 와이넷이 보도했습니다.

아부 와르다는 1996년 40여 명이 숨진 예루살렘 등지 버스 폭발 테러의 배후로 지목돼 붙잡힌 뒤 종신형 48회를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풀려났습니다.

생존 인질 석방 과정을 매번 생중계하던 이스라엘 매체 상당수는 이날 유족의 요청에 따라 하마스가 진행한 석방 행사의 사진과 영상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하마스는 성명에서 "우리도 비바스와 리프시츠의 가족이 살아서 돌아가기 바랐지만 당신들의 군대와 정부 지도자들이 죽이는 것을 선택했다"며 "군사력을 동원하거나 전쟁을 재개하려는 시도는 더 큰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마스는 행사가 끝난 후 적십자사에 시신 4구를 넘겼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시신을 인계해 이스라엘 국기가 덮인 새 관에 입관한 뒤 망자를 애도하는 유대교 기도문 카디시를 낭독하는 등 짧은 추모 의식을 치렀습니다.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가 시신을 운구한 관 안에서 하마스 선전물을 발견하고는 "이는 망자를 모독하는 행위"라며 이집트, 카타르, 미국 등 중재국에 강력하게 항의했다고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이 전했습니다.

이스라엘 총리실과 아부카비르 국립법의학연구소는 부검 결과 인질 리프시츠가 약 1년 전 하마스 연계 무장단체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에 살해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아부카비르는 비바스 가족 3명에 대해서도 신원 확인과 사망 원인 규명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날 예정된 예능 방송이 취소되는 등 애도 분위기입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 성명에서 "우리는 모두 하마스 괴물들에게 분노하고 있다"며 구약성서 시편 구절을 인용해 "복수하시는 하나님이여"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인질을 모두 데려오고, 살인자들을 처단하고, 하마스를 제거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국제적십자사는 이날 하마스가 인질 시신을 들고 행진하는가 하면 무대에 전시하듯 배치한 것 등을 가리켜 "고인과 추모자를 존중하는 뜻에서 사망자 석방은 비공개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비바스 일가족 4명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때 니르오즈 키부츠(집단농장)에서 납치됐습니다.

야르덴 비바스(35)는 지난 1일 살아서 석방됐지만 그의 부인 시리와 두 아들은 전쟁 발발 한 달여 뒤인 2023년 11월 이미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팔레스타인 환자들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병원으로 이송하는 일을 해온 평화운동가 오데드 리프시츠는 한동안 생존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시신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는 2023년 10월 7일 니르오즈 키부츠에서 아내 요체베드 리프시츠와 함께 끌려가 가자지구 내 땅굴에 억류됐습니다.

요체베드는 80대 고령이라는 이유로 납치 17일 만인 2023년 10월 24일 풀려났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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