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새벽 시간에 한 아파트 천장이 갑자기 내려앉았습니다. 10kg이 넘는 콘크리트 덩어리가 거실로 떨어져서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긴 건지, 김태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6일 새벽 3시, 서울 용산에 사는 송 모 씨는 폭탄이 터지는 듯한 큰 소리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깼습니다.
급히 나와 보니 거실 천장은 뻥 뚫렸고 바닥 이불 위엔 육중한 콘크리트 덩어리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포탄을 맞은 듯 파편과 유리 조각들도 사방에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아파트 거주자 송 모 씨 : 너무 어처구니가 없고. 너무 놀라고 가슴이 벌렁거리고.]
콘크리트 덩어리는 가로 길이가 60cm에 달하고 무게도 12kg이 넘어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아파트 거주자 송 모 씨 : (밤) 12시까지 제가 TV를 여기서 봤어요. 제가 3시간 정도만 더 일찍 떨어졌으면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천장 속을 들여다봤더니 부서진 콘크리트 파편들이 어지럽게 쌓여져 있었습니다.
이 아파트는 준공된 지 54년이 넘었는데, 지난해 안전 점검에서 긴급한 보수와 보강이 필요한 하위 등급 D등급을 받았습니다.
주민들은 지난해 구청의 공용주차장 공사 당시 아파트가 심하게 흔들렸다고 주장합니다.
[아파트 거주자 송 모 씨 : '쿵쿵쿵쿵' 이렇게 (땅을) 다지는데 그때 이 집이 지진이 난 것처럼 흔들렸어요. 저희 안식구가 놀라서….]
용산구청은 사고 직후 현장 실사를 진행했는데, 뾰족한 지원 방법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용산구청 관계자 : 저희가 자체 재량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은 없습니다, 현재는. 이분이 어떠한 대규모 재난, 재해 사항이 아닌 것이고….]
또 사고가 나진 않을지 하루하루가 두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아파트 거주자 송 모 씨 : 잠을 편하게 잘 수가 없어요. 머리 위에 저런 돌을 얹고 산다고 하는 것,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아파트 거주자 : 너무 불안해서 잠이 안 와서 수면제 먹고 자는데. 혼자 자는데 여기서 무너질 수 있잖아요.]
용산구청은 임시 거처 지원이 가능한 민간단체 연결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설민환, 영상편집 : 박나영, 디자인 : 이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