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생포한 북한군
우크라이나군에 붙잡힌 북한군 포로가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지난달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리 모 씨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80%는 결심했다"면서 "우선 난민 신청을 해 대한민국에 갈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군 포로가 한국으로 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자신을 "정찰총국 소속 병사"라고 밝힌 리 씨는 "무인기 조종사가 몽땅 다 대한민국 군인"이라는 북한 보위부 요원 말에 속아 대한민국 군인과 싸운다는 생각으로 전투에 임했다고 말했습니다.
리 씨는 약 500명 규모의 대대마다 보위부 요원이 1∼2명씩 배치돼 북한군의 사상을 통제했다고 밝혔습니다.
리 씨는 러시아에 오기 3개월 전부터 집과 연락할 수 없어 부모님도 파병 사실을 모른다면서, "유학생으로 훈련한다"는 얘기를 듣고 왔으며, "전투에 참가할 줄은 몰랐다"고 진술했습니다.
자폭하라는 지시를 받았냐는 질문에 리 씨는 "인민군대 안에서 포로는 변절이나 같다"며 자신도 수류탄이 있었으면 자폭했을지도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리 씨는 포로가 된 게 북한에 알려지면 "아버지와 어머니가 평양에 있지 못할 것"이라며, 지금 북으로 돌아가더라도 여러 가지 고난이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군 포로가 직접 남한으로의 귀순 의사를 밝히면서 정부가 우크라이나 측과 관련 협의에 착수할지 주목됩니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14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군은 헌법상 우리 국민인 만큼 귀순 요청 시 우크라이나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국가정보원도 지난달 13일 국회 정보위 보고에서 "북한군도 헌법 가치에 의해 우리 국민이기 때문에 포로가 된 북한군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는 관점"이라면서, 귀순 의사를 밝히면 우크라이나 측과 적극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젤렌스키 대통령 엑스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