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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 할매' 인생의 시…뮤지컬로 재탄생

<앵커>

여든이 넘어 한글을 깨친 뒤 시를 써 시집까지 낸 할머니들이 있습니다. 다큐멘터리로도 만들어졌던 이 칠곡 할머니들 이야기가 뮤지컬로 재탄생했습니다.

조제행 기자입니다.

<기자>

[할머니 계속 읽어주세요.]

[우리 손주 책을 가져다 읽어 달라고 하니 무서워 죽겠다.]

책을 읽어달라는 손자의 요구에 화들짝 놀라는 할머니.

[힘들 때마다 붙잡고 외우며 꼭 오라버니가 곁에 있는 것 같았지.]

사별한 남편과의 첫사랑의 기억을 담담히 풀어내는 할머니.

전쟁에 가난에, 공부할 기회조차 없었던 한글을 문해 학교에서 배웠고, 웃음과 눈물이 함께 했던 삶을 시로 써서 풀어냈습니다.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리기도 한 칠곡 할머니들의 시가 이번엔 뮤지컬 노래가 됐습니다.

에세이 '오지게 재밌게 나이 듦'과 다큐멘터리 '칠곡 가시나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창작 뮤지컬입니다.

[오경택/뮤지컬 연출가 : 화려하게 멋지게 꾸미고 하는 것보다는 그 시의 힘을 어떻게 하면 오롯이 편안하게 전달 드릴 수 있을까, 있는 그대로를 솔직하게 전달 드릴 수 있을까가, 가장 큰 저의 고민이었고요.]

할머니들의 사연은 젊은 배우들에게도 공감을 자아냈습니다.

[박채원/뮤지컬 배우 : (문해 학교에 실제로 가봤는데) 슬픈 일은 하나도 없었거든요. 그런데 그 할머니들이 그냥 수업 시간에 자기 이야기를 막 하세요. 숫자 동그라미 몇 개인지 몰라서 돈 계산하는 거 힘들어했던 이야기를 막 하시는데 배우들만 뒤에서 막 우는 거예요.]

이제는 설렘 가득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칠곡 할머니들, 뮤지컬엔 그 행복의 비결도 담겨 있습니다.

(영상편집 : 이상민, VJ : 오세관, 디자인 : 임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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