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어디에도 없다" 원장 신고…집 베란다서 부패 시신으로

<앵커>

어른들의 잘못으로 어린 생명이 희생된 일이 또 있었습니다. 충남 서천군에서 2살 된 아기가 집 베란다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아기가 다녔던 어린이집 원장이 몇 개월 동안 소식이 아예 끊긴 걸 이상하게 여기고 신고한 건데, 경찰은 숨진 아기의 20대 부모를 긴급 체포했습니다.

TJB 전유진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13일) 저녁 8시 20분쯤 서천의 한 다세대 주택 베란다에서 2살 여자아이가 부패된 시신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신고를 한 건 어린이집 원장이었습니다.

숨진 아이가 어린이집을 지난해 7월 그만둔 뒤 어디로 갔는지 몰라 지역 어린이집 원장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디에도 가지 않은 것을 파악하고 오후 3시쯤 서천군청에 신고했습니다.

이후 서천군청은 곧바로 아이의 집에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고, 찾아간 집에도 인기척은 없었습니다.

어렵게 아버지와 통화가 연결됐지만 아이가 병원에 있다고 말하는 게 의심스러워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결국 경찰과 소방을 대동한 끝에 집 안에 있던 아이의 부모가 스스로 문을 열었고, 경찰은 이들을 현장에서 긴급체포했습니다.

아이의 아버지는 지적 장애로 장애 2급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기초수급 생계급여 등으로 생활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동네 주민 : 작년 가을에 내가 뭐를 하는데, 아기가 안 보이더라고. 그래서 그 엄마보고 아기가 왜 안 보여? 요새 그러게 (물으니) 자기 엄마가 키운다고….]

서천경찰서는 발견된 시신이 사망한 지 오래되어 부패가 심한 상황이라며, 사망 원인부터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경찰은 국과수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찾는 한편, 이들 부부에 대한 구속 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지난해 미숙아로 태어나 병원에 입원 중인 동생에 대해서도 보호조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윤상훈 TJB)

TJB 전유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