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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비화폰 녹음 안 된다는 말에 자수 결심"…곽종근이 펜으로 꾹꾹 눌러쓴 옥중 문건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이 민주당이 자신을 회유하려 했다는 주장에 대해 "민주당에 이용당했거나 회유당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모든 것을 사실에 기초해 의사대로 판단하고 증언했다"고 밝혔습니다.

SBS가 오늘(14일) 입수한 4쪽 분량의 옥중 입장문에서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은 비상계엄 직후 민주당 김병주 의원 TV에 출연한 경위에 대해 우선 설명했습니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5일 국방위는 취소됐고 이튿날 오후에 사령관 직무가 정지된다는 것을 알았다"며 "최소한 사령관 직책을 유지한 상태에서 비상계엄 당시 상황을 일부 설명해야 작전에 투입된 부하들을 보호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전에 (의원과) 통화 시 방송의 주제 관련해 얘기할 때 제가 알고 있는 사실을 얘기했고 내용에 대해 저한테 어떻게 얘기해라 이런 회유를 하거나 한 사실은 없다"며 "저는 사실을 얘기하고자 했기 때문에 회유한다고 해도 회유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민주당 박범계, 부승찬 의원이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도와주겠다고 얘기했다는데 저는 그것에 대한 생각이 없었고, 무엇을 도와준다는 건지도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곽 전 사령관은 국회 국방위를 열기 전 날인 지난해 12월 9일, 대통령과 비화폰으로 2차례 통화한 내용을 기록해 검찰에 자수서로 제출했는데, 그 경위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곽 전 사령관은 "계엄 선포 이틀 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비화폰으로 전화가 와 '비화폰은 녹음되지 않는다. 당당하게 하라'는 전화를 받은 뒤 자수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수서에 순화해서 표현했던 내용들을 그대로 정확하게 말하고자 '부수고, 끄집어내라'는 표현 등 모두 당시 대통령님 말씀의 기억에 기초해 수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런 대화를 옆에서 들은 김현태 707 특수임무단장은 자수서 작성 시점과 내용을 모른 상태에서 들었기 때문에 박범계·부승찬 의원이 회유하고 답변 연습을 시켰다고 이해한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취재 : 김지욱, 영상편집 : 전민규,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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