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결혼식에 필요한 웨딩스튜디오와 드레스, 메이크업 이 3가지를 줄여서 이른바, '스드메'라고도 하는데, 이 업체들에 대해서 국세청이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나섰습니다. 업체들이 현금 결제를 유도하며 탈세한 혐의를 포착한 겁니다.
이태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올 11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A 씨는, 지난해 말 결혼 준비 대행업체를 통해 드레스 업체와 계약했습니다.
하지만 추가금을 조금만 더 내면 계약한 드레스보다 더 높은 등급의 드레스도 입을 수 있다며, 현금 결제를 유도했습니다.
[A 씨/예비신부 : 기본보다는 조금 추가금을 내더라도 좋은 걸 입자라고 많이들 하시니까….]
현금영수증 발급은 사실상 회피했습니다.
[A 씨/예비신부 : '현금 영수증을 받겠다'라고 하면 10%가 더 붙는다는 거죠.]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 강남의 한 유명 드레스 업체에 문의해 봤습니다.
[드레스 업체 관계자 : 현금 영수증 안 한다 하시면은 부가세 정도는 빼 드릴 순 있어요. 그래서 조금 고가를 입는 분들은 그냥 현금으로 현금 영수증 안 하시고 하시는 분도 계시긴 해요.]
국세청이 이렇게 현금 결제를 유도해 매출을 누락하는 수법으로 거액의 세금을 탈루한 정황이 확인된, 24개 결혼 서비스업체에 대해 세무조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해당 업체들 가운데는 이렇게 신고하지 않은 소득으로 100억 원대 부동산과 주식 매입 자금으로 쓴 곳도 있었습니다.
자택 인테리어나 골프장, 고급 회원제 PT 등 개인 비용을 회사 경비로 처리하는 수법도 다수 확인됐습니다.
[민주원/국세청 조사국장 : 높은 소득을 얻어 고가의 자산을 취득하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누리면서도 납세의무는 외면하고 있음에….]
국세청은 산후조리원과 영어유치원 등 22개 업체도 매출 누락과 비용 부풀리기 등의 수법으로 세금을 탈루한 정황을 확인하고 세무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이들이 탈루한 소득금액은 약 2천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김학모, 영상편집 : 김윤성, 디자인 : 임찬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