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저편엔 또 무슨 일이 벌어졌나, 우리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깊이 있고 생생한 글로벌 지식뉴스를 전해드립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한 달도 안 돼 관세 등 각종 정책을 쏟아내며 세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청와대 비서관과 외교부 차관으로 1기 트럼프 정부와 직접 상대해 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최종건 교수에게 들어봅니다.
직접 만나본 트럼프... "이슈를 섞지 않는다"
A. 예상이야 했죠. 예상은 했지만 정말 현실이 된 것이죠. 1기 때보다 보다 거칠고 또 때로는 보다 뻔뻔하게 규모와 속도가 더욱 커지고 빨라졌다는 것을 우리가 감수해야 될 것 같아요. 정신 차리고 바짝 긴장해야 될 시기인 것 같아요.
Q. 가벼운 얘기부터 해볼게요. 트럼프 1기 때 트럼프를 직접 만나보셨죠?
A. 예, 악수도 해보고요. 저보다 키가 크더만요. 이렇게 올려다 보게 되고요. 멜라니아 여사도 키가 크고 장녀인 이방카 여사와 쿠슈너 사위도 다들 키가 커요. 그래서 '야, 이 집안은 정말 장대 같은 집안이다'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트럼프 대통령은 겉으로는 말을 좀 세게 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카메라가 꺼지고 문이 닫혀진 상황에서는 좀 뭐라 그럴까요? 상당히 차분해지더만요. 때로는 자상해지기도 하고. 이게 왜냐하면 부동산 시행업을 하셨던 분이라 여러 가지 파티를 기획하고 또한 여러 사람을 초대하는 행사를 많이 했기 때문에 외교 행사를 상당히 즐기기도 하면서도 자기를 찾아온 여러 정상들을 따뜻하게 환대하는 모습도 보이고요. 그러나 실질적으로 협상 혹은 회담을 해보면 특히 우리 문재인 대통령한테도 강하게 몰아쳤던 기억, 그리고 지속적으로 자기가 원하는 것을 반복했다는 것이 생각이 나고요.
Q. 지금도 좀 기억이 남는 장면 그런 게 좀 있으신가요?
A. 방위비 분담금 가지고 두 분이, 옆에 배석했던 저희 참모들이 가슴이 정말 조마조마할 정도로 세게 토론이 붙은 거예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미국에게 자동차, 텔레비전 다 팔아서 이익을 남기는데 그동안 우리는 한국을 방어해 주고 있지 않느냐. 그러니 방위비 분담금을 올려줘야 되지 않냐'라는 식의 메시지가 가니까 당시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은 '그 자동차, 그 텔레비전 다 미국에서 만드는 겁니다'라고 대응을 했었던 거거든요. '그러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자랑하고 다니십시오.'
그러다 주제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로 가니까 또 두 분이 언제 그랬냐는 듯 김정은의 동향, 자신들의 관측, 앞으로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 이야기했던 것 같아요. 근데 '방위비 분담금 안 올려주고 FTA 개정 안 해주면 나 북한 김정은하고 얘기 안 해'라고 하는 태도는 없었던 걸로 기억해요.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매우 거래적인 건 사실이나 본인이 취하고자 하는 목표가 확실하면 협력합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의 저서 '거래의 기술'뿐만 아니라 그가 살아왔던 인생을 보면 내가 어제까지도 막 으르렁거리며 싸웠던 사람 앞에서 그다음 날 같이 식사를 하고 웃음을 띠고 그리고 거래를 할 수 있는 사람인 거죠.
결국 뭐냐면 자기가 필요하고 자기가 활용할 수 있는 정책을 가지고 있는 상대는 잘 활용하면서도 그 이슈를 섞지 않는 것 같아요. 미국 사람들은 절대 이슈는 섞지 않아요. 섞는 순간 복잡해지는 거거든요. 왜냐하면 미국도 각 부처들마다 이익이 있을 거 아니에요. 상무부와 재무부는 무역에 관련해서 자기네 이익이 있을 텐데 방위비 분담금은 아무래도 국방부여서 국방부가 방위비 분담금으로 더 많은 부담을 한국에 지게 한다 하여 관세가 해결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절대 이슈를 섞지 않는 것 같고요.
그래서 우리 항간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에게 관세를 활용하여 무역 압박을 많이 할 것 같으니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하는 게 아니냐'라고 말씀하시는데 방위비 분담금은 분담금대로 올려 받을 거고요. 또 관세를 활용하여 자신들이 유리한 무역 구조를 만들려고 하겠죠.
매 맞은 자들의 반란... "관세 전쟁, 트럼프 승리 아니다"
A. 바이든 행정부 세계관하고 정말 다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소위 국제주의자(Internationalist)라고 해서 세계를 마치 체스판으로 봅니다. 그래서 바이든 행정부가 한미일을 강화한다거나 오커스(AUKUS : 미·영·호주 안보동맹)를 강화한다거나 아니면 쿼드(Quad : 미·일·호주·인도의 안보협의체)를 강화해서 일종의 네트워크를 만들어서 중국을 견제하고 러시아를 압박했다면 트럼프 행정부 사람들은 세계를 양자 관계로 봐요.
'한국? 우리에게 돈을 벌어가, 안 벌어가? 유럽? 우리에게 적자를 내, 흑자를 내?' 저 국가가 우리 동맹이든 이웃 국가이든 간에 우리에게 적자를 초래한다면 불공정한 국가, 그래서 관세를 때리는 거거든요. 요새 나오는 관세라고 하는 것은 사실상 비무역 부분을 규제하기 위한, 즉 펜타닐하고 불법 이민자를 규제하기 위해서 지금 관세라는 회초리를 들고 하는 거거든요. 보통의 외교, 보통의 정상들이 하는 행동하고 상당히 거리가 멀죠. 그렇다 보니 관세를 무기화한 상당히 강압적인 정책인 건 사실이죠.
Q. 그게 트럼프의 고유의 스타일?
A. 트럼프는 강한 자에게는 잘하고 약한 자에게는 더 강하게 하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트럼프가 취임하고 나서 콜롬비아의 불법 이민자들 수갑과 족쇄를 채워서 군용기에 넣어서 보낸 거 아니에요? 콜롬비아 대통령이 처음에는 거부하다가 결국은 관세 25% 때린다니까 수용을 했잖아요.
똑같은 방식으로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다가 관세를 25%, 25%, 10%를 때렸는데 캐나다와 멕시코가 세게 나갔단 말이에요. '너희도 똑같이 당할 거야'라고 하면서.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과 멕시코 대통령, 캐나다 총리가 협상을 해서 결국은 유예시킨 거였거든요. 트럼프가 승리했다라고 하는 게 보편적인 평가이지만 저는 좀 다르게 봐요.
Q. 어떻게요?
A.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발언과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가 생각하기에 상당히 강했어요. 심지어 트뤼도 총리의 연설을 보니까 매우 차분하지만 강한 어조로 미국인들에게 호소하더라고요.
'캐나다와 미국은 정확히 세어보니까 129개의 전투 현장에서 같이 피를 흘렸다. 1차 세계대전 중에 튀르키예에서 유럽에서. 2차 세계대전도 마찬가지였고. 그리고 한반도의 이름 모를 산맥에서도 우리는 총을 같이 쏘고 피를 나눈 형제다. 최근에 LA에 산불이 났었을 때도 우리는 물을 보내주고 소방 헬기와 비행기를 보내줬는데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입니까? 캐나다가 미국으로부터 사실상 모든 물건을 수입하거든요. 생활재부터 필수 제품. 우리도 똑같이 보복 조치로, 상응 조치로 그거 다 관세 25% 때리겠다'라고 하면서 캐나다 국민들에게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쥐스탱 트뤼도ㅣ캐나다 총리
이젠 팀 캐나다입니다. 미국 켄터키 버번 대신 캐나다산 라이 위스키를 택하세요. 여름 휴가 계획도 캐나다에 머무는 걸로 바꿀 수도 있겠죠.
그러니까 캐나다 사람들이 다 들고 일어난 거거든요. 멕시코도 마찬가지예요. 셰인바움 대통령이 정말 보통의 대통령이 아니거든요. 멕시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고 과학자이고 멕시코시티 시장까지 했던 분인데, 멕시코의 가장 핫한 정치 현안이 뭐였냐면 멕시코 대통령 전용기를 어떻게 처리할 거냐였어요.
멕시코 대통령 전용기가 상당히 호화여서 국가 세금 낭비의 아이콘이 된 거예요. 근데 이분이 당선되시자마자 바로 그 비행기를 처분해 버립니다. 그래서 지금 멕시코 대통령은 전용기가 없어요. 일반 항공기를 타고 가는 거예요. APEC 그때 멕시코항공 맨 뒷좌석에 이코노미석 타고 갔어요.
그 정도로 결기가 있는 분인데 그분도 역시 이번에 강하게 한 거거든요. '우리 플랜B가 있다. 너 우리 쳤냐?' 기존의 멕시코답지 않은 정책이었거든요. 물론 캐나다, 멕시코 정상들이 트럼프와 통화했었을 때는 국경의 보호 혹은 여러 조치를 하겠다라고 했지만서도 기본적으로 트럼프가 협상을 했었던 이유는 멕시코와 캐나다가 정말 죽기 살기로 달려든 거거든요.
Q. 그러면 멕시코, 캐나다와 트럼프 사이의 갈등은 트럼프가 승리한 게 아니다?
A. 생각을 해봅시다. 미국 대선의 경합주가 어디냐면 미시간, 그 옆에 있는 위스콘신, 그다음에 펜실베이니아, 그리고 플로리다, 애리조나, 뉴멕시코 이런 데였는데, 러스트벨트라고 하는 곳은 멕시코와 캐나다에 엄청난 경제적 의존도가 있어요. 캐나다는 아메리카 대륙의 사우디아라비아라고 할 정도로 원유하고 가스를 어마어마하게 생산해요. 그리고 그것을 디스카운트된 가격으로 미국에 공급해요. 배나 기차로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파이프로 해요. 또, 전기가 워낙 남아서 미시간이나 뉴욕 북부 이런 데에도 공급을 해줍니다.
특히 이번에 캐나다 온타리오 주지사가 크게 열이 받아가지고 전기도 끊겠다고까지 했는데, 재미있는 것은 북동부 러스트벨트에 자동차 공업지대가 있지 않습니까? 디트로이트 등등의. 이때 미국의 자동차는 국내 생산일지라도 부품, 자동차 한 대로 치면 한 38%, 많을 땐 46%의 부품이 어디서 오냐면 멕시코에서 와요.
관세 25%를 때려버리니까 미국 철강 노조, 한 85만 명 회원들인데 '그러지 마라, 우리가 이번에 트럼프를 지지했던 이유는 불공정 무역의 구조를 바꾸라는 것이었지 왜 우리 친구들을 징벌하느냐'라는 반대 성명을 냈어요. 철강 노조, 자동차 노조, 소비자 노조가 같은 맥락으로 소위 '이게 뭐 하는 짓이냐'라고 미국 여론도 들끓었고. 결론적으로는 국경 강화라고 하는 트럼프의 목표는 이루었지만 실제로 멕시코나 캐나다는 버틴 거죠.
이러한 정책이 계속 반복되면 어떻게 될까요? 신뢰성이 떨어질 거 아니에요. 이제는 더 이상 놀라울 일이 아닐 거 아니에요. 우리나라에게, 일본에게, EU에다 관세를 때린다 하면 '매 맞은 자들의 연합'이라고 할 수 있는. 저는 이번에 캐나다, 멕시코의 정책의 반응을 보면서 참 고마워요. 각국의 정상들이 TV에 나와서 강렬한 메시지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 왜 우리를 때려? 너희들도 우리한테 물건 사가면서. 너희들도 우리 없으면 안 돼'라고 하는 메시지가 핵심이었는데 버텨준 거라고 저는 보고요. EU를 때리면 EU가 가만히 있겠어요? EU에서도 '너 우리 한번 때려봐'라고 지금 준비하고 있는 자세예요.
근데 만약에 캐나다, 멕시코가 '그래 우리가 잘못했어. 좀 봐줘'라고 했으면 트럼프는 '야, 이게 먹히는구나' 하고 여기저기 다 때릴 거 아닙니까. 그래서 우리나라에게도 어떠한 조치가 올지 모르지만 또 공교롭게 이들이 다 우리하고 FTA가 있는 나라지 않습니까? 그래서 잘 버텨줘서 고맙다.
Q. 그러면 우리한테도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오면 비슷한 방식으로 대응을?
A. 방위비 분담금 얘기 안 할 수가 없는데요. 한미 대표가 실무적으로 합의한 안이 있었어요. 13%인가 14% 인상안이에요. 우리 대통령도 승인을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뻥 차버린 거예요. 문재인 대통령이 '그러면 협상 중단'을 선언해 버렸거든요.
그때 일본하고 독일이 너무 고마워했어요. 왜냐하면 우리 다음에 일본 방위비 분담금 협상, 그다음에 독일이었거든요. 편안한 말로 우리가 첫 빠따(?)였는데 버텨준 거예요. 그러니까 일본도 늦게 간 거 독일도 늦게 간 거고. 심지어 독일은 독일에 있는 병력을 다른 데다 빼는 조치까지 했는데 메르켈 총리가 버텨준 거거든요. 그러니까 대한민국 정부와 독일 정부가 버텨준 거예요. 한미 간의 동맹은 동맹이고 원칙은 지키는 것인데 불공정한 압력은 버텨준 거거든요.
관세·이민·전쟁... 트럼프 뒤엔 이들이 있다
A.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행정부에서는 본인이 아무래도 워싱턴 주류의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나름의 눈치를 봤던 것 같아요. 그래서 워싱턴 주류를 내각에 좀 많이 포함했을 뿐만 아니라 백악관의 참모로 왔어요. 그래서 그 당시에 어른의 축(Axis of Adults)이 있었는데 당시 켈리 비서실장, 매티스 국방장관, 틸러슨 국무장관이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하고 싶었던 것들을 많이 말렸던 케이스예요.
근데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알았겠죠. '야, 이거는 자기가 하고 싶은 정책을 구현하려면 자기 말 잘 듣는 충성파를 뽑아야 되겠다.' 그래서 4년 동안 충성파를 솎아낸 것 같아요.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 첫 번째 메시지가 뭐였냐면 마이크 폼페이오, 헤일리 대사 이 사람들은 절대 내가 안 쓸 것이다.
지금 백악관의 인선을 보면 정통 MAGA, 미국 우선주의의 신봉자들이죠. 백악관 비서실장인 수지 와일스는 미국의 첫 번째 여성 비서실장인데 이분은 냉철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대요. 상당히 차갑대요. 그래서 지금까지 한 번도 공개적인 발언을 하지 않았어요.
Q. 인상 깊은 장면이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인가요? 그 옆에 서서 그냥 이렇게...
A. '한마디 해'라고 했는데 절대 한마디 안 하고 그냥 지나가 버렸거든요. 그래서 별명이 아이스 레이디래요. 그리고 트럼프 집안과도 교분이 많고. 근데 이분이 알려진 바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서실장을 제안했었을 때 오히려 역제안을 했다는 거예요. '나를 비서실장으로 쓰려면 당신이 오벌 오피스에서 만나는 사람들 그리고 일정들은 내가 조정합니다.'
그러니까 정말로 문고리거든요. 그런데 이 사람이 지금 누구랑 가깝냐면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하고 가까워요. 트럼프 주니어는 1기 때 이방카 장녀처럼 백악관 내에서 교통 정리하고 인선 정리하겠다는 거거든요.
그다음에 스위스 나이프로 불리는 스티븐 밀러 부비서실장. 트럼프의 스위스 군용 칼. 스위스 나이프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열어서 톱이 나오고 드라이버가 나오고 칼이 나오고. 정책이면 정책, 메시지면 메시지, 의회와의 관계가 정말 만능하다는 거예요. 그래서 1기 때는 선임고문을 하다가 지난 4년 야인으로 있으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다듬고 그것을 트럼프와 교감하면서 마러라고에서 쭉 다듬었다라고 하는 거거든요.
근데 이 양반이 여러 가지에 대해서 유능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민 정책과 국경에 관련된 여러 강성 정책들을 트럼프에게 많이 주입했다라고 알려져 있어요. 그러니까 요새 펼쳐지고 있는 캐나다와 멕시코의 국경 문제, 사실 따지고 보면 트럼프가 당선되고 나서 우리가 예상하기로는 중국과 러시아와 EU와 이런 국가들을 관세를 활용해서, 심지어 우리도 포함돼 있었는데, 그때 많이 압박을 놓는다라고 했는데 모두 다 놀라게 자기 이웃 국가인 캐나다와 멕시코를 먼저 때리는 꼴이 된 거잖아요. 이게 다 스티븐 밀러의 아이디어다라는 평가가 있어요. 자기네들이 기획한 것을 지금 트럼프의 얼굴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생각해요.
또 한 사람은 국가안보보좌관이에요. 마이크 왈츠. 마이크 왈츠라는 사람을 주목하는 이유는 플로리다를 대표하는 매우 명망 있는 공화당 하원의원입니다. 그리고 육군 특수부대 출신, 소위 그린베레(미 육군 특전부대원) 출신이라 필드 경험이 있는 분이죠. 군사적으로. 그리고 지금은 잊혀진 사람입니다만 딕 체니 부통령의 보좌관이었어요. 딕 체니는 누구예요? 네오콘의 우두머리 아닙니까? 거기에 대테러 고문을 역임했기 때문에 그래서 미국의 아메리카 퍼스트를 신봉하는 사람입니다.
힘을 통한 평화를 강조하고 그래서 지금 미국의 국방 정책이라고 보면 자기 동맹국으로 하여금 방위비 분담금을 더 올려받는 것과 동시에 미국의 군사력을 재건하겠다는 거잖아요. 이 아이디어가 다 마이클 왈츠 등등 MAGA형 군사 전문가들에서 나오는 거거든요.
Q. 국방도 MAGA군요?
A. 그렇죠. 마이크 왈츠의 주요 언어와 생각을 보면 우크라이나 전쟁 먼저 끝내야 되겠다라는 생각이 강했던 거 같아요. 왜냐하면 '미국의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간다. 이 전쟁이 옳지 못한 전쟁이든 옳은 전쟁이든 상관없이 미국의 돈이 너무 많이 투입이 되기 때문에 이건 우리한테 안 좋다'라는 방식이에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뭐냐면 겪어본 바, 관찰한 바로는 백악관 내부의 트럼프의 최측근들이 트럼프와 서사가 있거나 역사가 있는 사람들이라 상당히 우리가 좀 눈여겨봐야 될 것 같아요. 실제로 일하는 사람들은 '대통령님 이거 여기 있습니다. 사인하십시오.' 이게 행정 명령에 갔다 오는 사람들이 다 이런 사람들이니까. 실제로 우리는 카메라 뒤에 있는 사람들을 봐야 돼요. 물론 트럼프가 제일 중요한데 그 카메라 뒤에 있는 사람들.
Q. 정리를 하면 충성파들로 인선이 됐고 그들은 이미 집권 전부터 준비를 많이 해온 대로 집권과 동시에 엄청난 속도전을 통해서 경제, 국방 쪽으로 정책들을 쭉 펼쳐가는 그런 상황인 걸로 볼 수 있겠네요.
A. 그러고 나서 실질적으로 시행해야 되는 부처에 장관들도 MAGA 신봉자들을 보내는 거죠.
Q. 어디가 그렇습니까?
A. 가장 센 곳이 이민세관단속국장, 소위 ICE라고 하는. 실질적으로 이민하고 세관을 단속하는 부처예요. 거기에 톰 호먼이라는 사람을 보냈는데 이 사람은 소위 국경 차르라고 불릴 정도예요. '바이든 행정부 기간 중에 멕시코 국경에서 한 달에 약 7만 5천 명의 불법 이민자가 왔다. 이게 말이 되느냐'라고 하면서 국경을 장벽화해야 된다라고 그래요.
두 번째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불법 이민자 단속과 족쇄를 채우고 수갑을 채우는 정책은 톰 호먼이 다 실질적으로 하고 있고,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를 둔 불법 이민자 가족도 다 싸그리 체포해서 보내야 된다라고 할 정도예요.
Q. 자녀까지?
A. 네. 그러니까 엄청나게 강한 어필을 하고 있는 거죠. 이뿐만 아니라 무역대표부, 실질적으로 이제 무역 이슈가 발생되면 이를테면 우리 산자부가 거기랑 협상을 하게 될 텐데 제이미슨 그리어라고 하는 분이 대표인데 이 사람은 변호사이기도 하고 트럼프 1기 때 라이트하이저라고 하는 사람이 무역 대표였는데 이 사람의 비서실장을 한 사람이에요.
라이트하이저라고 하는 사람은 상당히 강성인데 관세를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해야 된다라고 해요. 기억하시잖아요. 선거 기간 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가 가장 아름다운 언어야'라고 얘기하는. '나는 너무 사랑해.' 이게 다 이런 사람들한테 아이디어가 나오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 사람들 상당히 중요하고요.
스콧 베센트라고 하는 사람이 재무장관, 그다음에 상무장관에는 하워드 러트닉이라고 하는 사람인데 이 사람도 관세주의자입니다. 근데 사실 상무장관이 관세를 가지고 얘기하면 안 되는 거거든요. 미국은 관세를 어떻게든 낮춰서 값싼 물건을 미국 국민들에게 제공해야 되는 책임을 상무장관이 가지고 있는데 이 사람은 좀 달라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상당히 지난 4년 동안 적극 지지했었고요, 특히 중국과의 무역에서 관세로 때려야 된다라고 얘기해요.
Q. 상무장관이요?
A. 그러니까 이상하죠. 우리가 알아야 될 게 캐나다에게 관세를 때리면 그 늘어난 25%의 관세는 캐나다 사람들이 내는 거 아닙니다. 미국의 수입업자들이 내는 겁니다. 결국 미국 사람들한테 이게 부여되는 것이니 이게 경제적 상식, 그다음에 일반적 상식으로 보면 결국은 미국을 때리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Q. 그러니까요. 이게 결국에는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수입품의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A. 두고 보시죠. 얼마만큼 이게 가능할지. 지금 출범한 지 20일 혹은 한 달 남짓된 정부인데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1기 때와는 다르게 보다 더 적나라하고, 속도감을 가지고, 때로는 우리가 듣고 보기엔 너무 불편할 정도로 뻔뻔하다는 거. 능력뿐만 아니라 일단 충성, 로열티 그다음에 'MAGA야 아니야? MAGA로 바꿔' 그다음에 '그럼 어떻게 할 거야'라고 하면서 지난 4년 동안 스터디 했다고 봐야죠.
저는 그러한 장면들을 많이 듣고 보고 했었기 때문에 이번에 재등장한 트럼프는 버전 업이 된 것이지 그냥 단순히 그냥 수평적으로 귀환한 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원칙 지키고 전방위 외교해야"
A.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날 알려지기로는 재무부, 상무부, 그다음에 미국 무역대표부(USTR)한테 대통령 지침을 줬대요.
'4월 1일날 나한테 와서 보고해라.' 한미 간의 무역 구조 그다음에 한미 간에 무슨 불공정한 것이 있는지, 미국의 대한(對韓) 적자를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 보고하라고 했으니 아마 지금은 한 달 반, 두 달 정도 시간이 있지만 우리 지금 국내 정치가 혼란스럽긴 해도 버티고 좀 보고 있어야겠죠.
Q. 어떻게 대비하고 준비해야 합니까?
A. 미국에다가 공장을 짓는 여러 나라들이 있을 거 아닙니까? 소위 직접 투자라고 하고, FDI 국가들이 있는데 지금 2024년 12월 현재 우리나라가 미국에 가장 많이 직접 투자하는 나라래요. 우리나라 산업 공동화가 우려될 정도로 우리 기업들이 거기 조지아, 텍사스, 뉴멕시코, 애리조나, 미시간 등등에 지금 돈을 어마어마하게 쏟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런 거 강조해야죠.
핵심은 뭐냐 하면 한미가 공동 성장을 하고 있는 거고, 두 번째는 우리가 트럼프 행정부를 견인시키고 당선시켰던 그 핵심 주의 지역 경제를 안정화시키고 있다는 건데, 저는 그래서 어떠한 말씀을 드리고 싶냐면 워싱턴하고도 직접 얘기를 해야겠죠. USTR, 백악관 등등과 교신을 해야 되겠지만 우회 통로도 만들어 놔야 돼요. 애틀랜타 시장하고도 만나고 조지아 주지사하고도 만나고 텍사스 주지사, 소위 공화당이 강한 주, 우리가 사업을 하고 있는 주와 만나서 '야, 이거 트럼프가 우리 때리면 우리가 다 망하는 길이다'라는 식의 강한 메시지, 즉 전방위 외교를 해야 되고요.
근데 거래주의적으로 '아 이거 우리가 조금 잘해주면 미국이 우리를 봐주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없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즉, 원칙론을 견지해야 한다는 거예요, 원칙론을. 우리가 막 무너져 버리잖아요? 그러면 유럽의 국가들도 '한국은 저렇게 넘어졌는데 너희들은 왜 그래'라고 하는 식의 안 좋은 연쇄 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우리만을 위해서 협상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우리 우호국, 즉 우리 다 FTA 맺고 있는 국가들인데, 일종의 대표 선수 마인드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