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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재계 인사, 국방장관 사칭 AI사기에 15억 원 피해

구이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사진=AP, 연합뉴스)
▲ 구이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

이탈리아 재계 인사들을 상대로 국방부 장관을 사칭한 인공지능(AI) 음성 사기 행각이 벌어졌습니다.

사기범들은 해외에서 피랍된 이탈리아 언론인 석방을 위해 몸값이 필요하다며 도움을 요청했고, 최소 한 명이 100만 유로, 약 15억 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지시간 9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이탈리아 재계 인사들에게 현지 국방장관 구이도 크로세토의 목소리를 흉내 낸 AI 음성으로 전화를 걸어 돈을 요구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전화는 국방부 장관실 직원들의 번호로 걸려 왔으며, 수사당국은 직원들 전화번호가 복제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기꾼들은 멜로니 총리 정부가 중동에서 납치된 자국 언론인들을 구출하는 데 도움이 필요하다며 해외은행 계좌로 거액 송금을 요구했습니다.

이들은 패션 디자이너 조르조 아르마니, 프라다 회장 파트리지오 베르텔리, 토즈 소유주 디에고 델라 발레, 인터 밀란 전 구단주 마시모 모라티 등 이탈리아 유력 재계 인사들을 겨냥했습니다.

대다수는 사기 범행을 인지하고 피해를 모면할 수 있었지만, 한 밀라노 사업가는 송금 요청을 받아들여 '조반니 몬탈바노 장군' 명의의 해외 계좌로 100만 유로를 보냈습니다.

그는 전화기 너머 크로세토 장관이 '지금 국방부에서 돈을 지급할 수는 없지만, 나중에 이탈리아은행에서 변제해 줄 것'이라고 말한 것을 그대로 믿었습니다.

이 사업가를 포함해 검찰에 사건을 정식으로 신고한 이는 현재 총 3명입니다.

당국은 범인들이 크로세토 장관의 직원인 척 여러 차례 전화를 걸고, AI를 이용해 크로세토 장관의 목소리를 그럴듯하게 모방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입니다.

국방부 한 관계자는 "장관의 목소리가 복제됐다"며 "전 세계에서 납치된 이탈리아 언론인들을 위해 몸값을 내달라는 요구였지만 사기였다"고 말했습니다.

크로세토 장관은 한 유명 기업가로부터 연락을 받고 이러한 사건에 대해 알게 됐으며, 최근 SNS에 자신을 사칭한 사기 사건에 주의하라는 경고를 올렸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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