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명 뗏목에서 승선원 구조하는 여수해경
전남 여수 해역에서 침몰한 어선에 탑승했던 선원 4명이 구명뗏목에 의지해 2시간여 사투를 벌인 끝에 소중한 목숨을 건졌습니다.
오늘(9일) 새벽 1시 40분쯤 하백도 동쪽 약 17㎞ 해상에서 14명이 타고 있던 139t급 대형 트롤 선박 제22 서경호가 침몰했다는 신고가 여수해경에 접수됐습니다.
여수해경과 민간 어선이 곧바로 수색작업에 나섰고 2시간여 뒤인 새벽 3시 43분에 어선을 몰던 민간인의 눈에 빨간 구명뗏목이 포착됐습니다.
이를 교신으로 전달받은 해경이 곧바로 합류했고, 거센 파도 속에서 간신히 중심을 잡고 있던 구명뗏목에서 승선원 5명을 발견했습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해경 구조함정이 불빛을 비추며 접근하자 구명뗏목에서 승선원들이 기다렸다는 듯 하나둘씩 일어서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해경이 구명뗏목에 줄을 연결해 간격을 좁혔고, 선원들은 지체할 틈도 없이 구조함정에 달린 난간줄을 바로 붙잡아 올라탔습니다.
구명뗏목에 타고 있던 5명 중 4명의 외국인 선원은 무사히 생존했지만, 한국인 선장 A 씨는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습니다.
극적으로 구조된 생존자 4명은 인근 병원 2곳으로 나뉘어 이송됐습니다.
목숨을 건진 한 베트남 선원은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하는 내내 한국말로 "춥다"고만 말했습니다.
다른 병원으로 옮겨진 인도네시아 선원 2명도 응급실 침상에서 제대로 말을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다만 서툰 한국말로 "바람과 파도에 배가 뒤집어졌다는"는 취지의 말을 하면서 힘겹게 사고 순간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생존한 베트남(2명), 인도네시아(2명) 국적 선원들은 저체온증 증세를 보이고 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까지 선박 침몰 사고로 14명(한국인 8명·외국인 6명) 가운데 선장 등 한국인 선원 4명이 사망했습니다.
해경은 남은 6명의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습니다.
(사진=여수해양경찰서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