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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물이라도" 냉골에 껴입고 산다…더 고된 겨울나기

<앵커>

바깥에 잠시 나가는 것도 망설여지는 오늘(5일) 같은 날씨에 어쩔 수 없이 밖에서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또 추위를 피하는 게 마땅치 않아서 이번 한파가 더욱 춥게 느껴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현장을 김보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중구의 한 쪽방촌.

겨우 한 명 누울 수 있는 단칸방에서 표영배 할아버지는 10년째 살고 있습니다.

[방은 좀 따뜻하세요?]

요즘 같은 혹독한 추위가 찾아오면 하루하루 삶 자체가 힘이 듭니다.

특히 얼어붙은 공용 화장실에서 몸을 씻는 건 고역입니다.

[표영배(74세)/쪽방촌 주민 : 저는 저 나름대로 (추위를) 버티고 있습니다. 저 나름대로는 그런데 바람이 하나 있다면 따뜻한 물이라도 나왔으면…. 씻고 그런 게 가장…. 다 얼어붙었으니까.]

정순자 할머니는 난방도 안 들어오는 2평 남짓한 방에서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암 투병 중인 남편을 수발들며 십여 년을 버텨왔지만, 올겨울은 유독 더 춥게 느껴집니다.

날이 저물면 방 안은 차가운 냉골로 변하기 일쑤입니다.

[정순자(80세)/쪽방촌 주민 : 사방에서 (바람이) 들어와요. 앉아 있으면 이런 데서 바람이 솔솔 들어와요. 저녁에 이불 두 개 세 개 덮고 자요. 어떡해요. 내 집 없으니까 이렇게 살아야지.]

레깅스에 바람막이까지.

세 겹 네 겹으로 중무장해 보지만 틈 사이로 들어오는 칼바람은 매섭기만 합니다.

[전준배/배달 노동자 : 이렇게 (무장)해도 저희는 앱을 써야 하니까 제일 힘든 게 손끝하고 발가락, 그리고 무릎.]

환경미화원은 핫팩을 넣은 목도리까지 두르며 새벽 5시부터 거리에 나섰습니다.

[황승영/서울 마포구 환경미화원 : 바람이 많이 불잖아요. 체감온도는 영하 15도, 20도로 느끼는 것 같습니다.]

시에서 마련한 쉼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는 있지만, 노동자와 취약계층들은 매서운 추위로 인해 힘겨운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시우, 영상편집 : 이상민,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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