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 같은 정보를 수집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안보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당국자들에 따르면 이란의 과학자들은 최고지도자가 결정을 내릴 경우 핵연료를 핵무기로 더 신속하게 전환할 수 있도록 지름길을 모색 중입니다.
이란이 탄도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정교한 핵탄두를 만드는데 1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게 미국 등 서방 정보기관의 추정이었지만, 이 기간을 수개월로 단축시키겠다는 것입니다.
현재 이란은 핵무기 개발의 최종 단계만을 남겨둔 상태입니다.
2018년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파기 이후 이란은 우라늄 생산을 재개했고, 4개 이상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농축우라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온건 개혁파로 분류되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JCPOA 복원을 위해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을 하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란 정부 정책의 최종 결정권자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아니라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입니다.
이 때문에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미국을 향해 대화 신호를 보내는 와중에도 이란 군부는 여전히 핵 개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의 이란 전문가인 카림 사자푸어는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이란 외무부는 이란 정권 내부의 핵 논의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당국자들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아직 핵무기 개발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이 방공망에 막히는 등 전력이 약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란 군부도 미국이나 이스라엘에 대한 억지력을 확보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인 핵무기 개발을 심각하게 검토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 준비에 대한 정보는 4일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회담에서 주요 안건으로 논의될 전망입니다.
이스라엘은 오래전부터 미국에 이란 핵시설 공격을 제안해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선 이란 핵시설에 대한 군사적 행동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매파와 외교적 해결을 우선시하는 비둘기파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습에 대한 질문에 "추가 조치를 안 하고도 해결이 가능하다면 좋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대화를 통한 해결을 바라지만, 무력 사용 가능성에도 열려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진=IRNA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