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탈리스트'는 전쟁의 상처와 흔적에서 영감을 받아 혁신적인 디자인을 창조해 낸 천재 건축가 '라즐로 토스'(애드리언 브로디)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이 작품은 러닝타임 215분을 자랑한다. 3시간이 넘는 대작에 높은 작품성으로 소문난 작품답게 국내 영화팬들의 기대가 높다. 그러나 2시간 내외의 짧은 영화에 길들여진 관객에게 적잖은 부담이 되는 상영시간이기도 하다.
다행히도 '브루탈리스트'는 러닝타임에 15분의 인터미션 시간을 포함하고 있다. 공연 작품과 같이 극의 중반부에 배치된 인터미션은 영화를 두 개의 독립된 장으로 구분한다. 전반부가 미국에 정착하게 된 '라즐로'(애드리언 브로디)의 험난한 여정이 담겼다면, 후반부는 그의 아내 '에르제벳'(펠리시티 존스)이 미국에 합류한 이후의 이야기를 나누어 그리고 있다.
이러한 인터미션에 관하여 감독 브래디 코베는 "이것은 하나의 흐름을 유지하는 인터미션이다. 영화가 여러 해와 수십 년에 걸쳐 펼쳐지는 긴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라며 미국으로 건너온 건축가 '라즐로'의 일대기와 건축물을 완성하는 과정의 기나긴 여정을 잇는 역할로 관객들에게 여유를 전한다고 밝혔다.
또한, 극장에서 영화가 멈추고 조명이 켜지는 전통적인 방식이 아니라, 인터미션의 장면 자체를 영화에 포함시켜 작품과 극장의 일관성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극의 흐름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다.
![브루](https://img.sbs.co.kr/newsnet/etv/upload/2025/02/03/30000972731_1280.jpg)
이렇게 인터미션을 포함한 독창적인 편집 감각은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 편집상 부문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며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브루탈리스트'의 편집은 브래디 코베의 데뷔작에서도 합을 맞췄던 다비드 얀초가 맡아 작품의 완성도를 더했다.
얀초는 "브루탈리즘 건축의 깨끗하고 기하학적인 정밀성이 편집 패턴에 영향을 미쳤다. 길고 끊기지 않는 샷과 날카롭고 갑작스러운 컷이 교차하며, '라즐로'의 삶에서 느껴지는 긴장을 리듬으로 표현했다"며 브루탈리즘 건축 미학을 편집 스타일에 녹여내어, 건축물과 영화에 담긴 메시지를 관객들이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브래디 코베 감독의 연출 의도가 고스란히 담긴 이례적인 15분간의 인터미션으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브루탈리스트'는 2월 12일 국내 극장 개봉 예정이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