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윤 주즐레 썸네일](https://img.sbs.co.kr/newimg/news/20250122/202032655_1280.jpg)
(SBS 연예뉴스 강경윤 기자)
배우 유준상에 따르면 홍상수(64) 감독은 독특한 연출법을 가졌다. 유준상이 영화 '하하하(2010)를 촬영하다가 허리를 삐끗하자, 홍 감독은 거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유준상이 즉석에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장면을 영화에 넣었다. 이렇게 사전 대본은커녕 촬영 당일에야 배우가 그날 어떤 내용을 찍는지 알 수 있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의 독특한 예술관은 '홍상수식 영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리고 베를린영화제를 비롯한 유수한 영화제가 사랑하는 세계적인 감독으로 우뚝 섰다.
세계에서 이름을 드높인 것과 비교하면 홍 감독의 예술은 국내에서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홍 감독과 배우 김민희(42) 불륜 행위 때문이다. 2017년 기자회견에서 홍 감독과 김민희는 혼외 관계임에도 "우리는 서로 깊이 사랑하고 신뢰하는 관계"라고 공인했다.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통해 둘의 관계가 시작한 지도 10년이나 흘렀다.
그 사이 홍 감독과 김민희는, 국내 여론이야 어떻든 간에 영화적으로는 더욱 끈끈해졌다. 둘은 '밤의 해변에서 혼자', '그 후', '클레어의 카메라', '풀잎들'까지 협업작을 계속해서 선보여왔고, 이를 통해 김민희는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 은곰상을 수상했다. "더 이상 상업영화에는 출연하지 않는다"며 홍 감독 전담 페르소나를 선언한 김민희는 아예 제작실장으로 나서며 배우 김민희가 쌓아온 다층적인 배우의 이미지를 떠나서 홍 감독의 '뮤즈'로만 살겠다고 선언을 한 상태다.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연기상 수상자로 선정된 배우 김민희와 그의 출연작 '수유천'의 홍상수 감독. 사진 : 로카르노국제영화제 공식 유튜브 캡처](https://img.sbs.co.kr/newimg/news/20250122/202032660_1280.jpg)
큰 충격을 줬던 홍 감독과 김민희의 관계도 더 이상 '화제'가 되지 못하던 가운데, 최근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둘이 아이의 부모가 된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김민희의 친정이 있는 경기도 하남시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최근 지역 산부인과에서 함께 검진을 받는 모습이 주민들의 눈에 띈 것이었다. 임신 6개월 정도로 추정되는 김민희는 외견상으로는 큰 변화는 보이지 않았지만 임신 보도가 나오자 부인하지 않았다. 인정한다는 뜻이었다.
김민희 임신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진 이후 추가 취재를 진행했다. 취재를 한다는 게 무색하리만큼 두 사람의 관계에는 새로운 게 없었다. 여전히 둘은 전혀 숨지 않고 일상을 지냈다. 둘을 잘 안다는 동네 주민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집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고, 카페에서 영화사 사람들을 만나고 저녁이 되면 근처 수변공원에 나와서 운동을 하는 아주 평온하고 평범(?)한 일상을 보낸다고 입을 모았다. 유명 연예인이 으레 그런 것처럼 얼굴을 가리거나 주위를 의식하는 기색조차도 없었다. 오히려 애칭으로 서로를 부르고 손을 잡거나 팔짱을 끼는 신혼부부처럼 보인다는 목격담만 이어졌다.
불륜 관계이지만 만난 지 10년 만에 아이를 가진 속내에 대해서도 대중의 관심은 이어졌다. 이에 대해서 둘을 아는 한 관계자는 "홍 감독이 김민희와의 사랑의 결실을 남기고 싶어 했던 이유가 더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2세를 위해서 두 사람이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노력을 했고 지난해 김민희가 임신에 성공하면서 기뻐했다는 것이었다.
연인이 아닌 새로운 가족으로서의 결합을 원했다지만, 현행법상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홍 감독은 2019년 부인 A 씨에게 이혼 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오히려 소송 과정에서 A 씨가 홍 감독의 어머니, 그러니까 A 씨의 시어머니가 치매를 앓다가 세상을 떠나기 전 약 6년간 지극히 간병했고, 슬하에 있는 딸의 유학비를 홀로 감당하는 등 가정을 깨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만 알려졌다. A 씨는 언론에 공개적으로 인터뷰를 하진 않았지만 홍 감독과의 이혼을 여전히 원치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근 김민희의 임신 소식으로 언론 관심의 불씨가 살아나면서 새로운 사실도 알려졌다. 1985년 유학생활 도중 만나서 결혼한 홍 감독과 A 씨 사이에는 딸 한 명이 있는데, 3년 전 결혼했는데도 홍 감독은 결혼식장을 찾지도, 축하를 하지도 않았다. 또, 2019년 세상을 떠난 A 씨의 모친, 그러니까 홍 감독의 장모가 세상을 떠났을 때도 홍 감독은 조문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홍 감독의 모친이 홍 감독의 불륜 사실에 큰 충격을 받고 쓰러져 9개월간 투병 끝에 결국 일어나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홍 감독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관객이 예술을 소비할 때 그것을 만든 사람의 도덕성까지 검증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꼭 따라붙는다. 예술에 대한 지나친 엄숙주의가 아니냐는 비판이다. 미국 등 많은 나라에서 이혼 소송에서 파탄주의를 받아들이고 있음에도, 우리나라는 전통적 유교관에 따라, 이미 혼인 관계가 파탄이 됐음에도 이혼 청구가 인용되지 않는 건 현실적이지도 인권적이지도 못하다는 문제 제기가 공론의 장에서 힘을 얻기도 한다.
![영화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 사진 : 전원사 제공](https://img.sbs.co.kr/newimg/news/20250122/202032659_1280.jpg)
김민희의 임신 소식이 또다시 논쟁에 불씨를 댕긴 사이, 홍 감독은 신작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로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이 영화에도 김민희를 비롯한 이른바 '홍상수 사단'이 연기했기에 이번 베를린영화제에 그 역시 홍 감독과 동행할지가 언론의 관심을 모은다. '새가 울어도 아침이 온다'는 말처럼, 대중이 어떻게 생각하든 홍 감독과 김민희의 관계, 그리고 영화 작업은 과거에도 그랬듯 올해도 흔들림 없이 진행이 된다는 뜻이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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