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도형 씨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씨의 범죄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고 형량이 130년에 달할 걸로 보입니다.
미 법무부는 2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권 씨의 법원 출석 사실을 밝히면서 그가 받는 범죄혐의 최고 형량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권 씨는 이날 맨해튼 소재 뉴욕 남부 연방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 심리에 출석해 자신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미 법무부는 몬테네그로로부터 권 씨 신병을 인도받아 권 씨가 지난달 31일 미국에 도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권 씨 사건은 뉴욕 남부 연방법원의 존 크로넌 판사에 배당됐으며, 오는 1월 8일 크로넌 판사 앞에 출석할 예정이라고 법무부는 설명했습니다.
앞서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2023년 3월 권 씨가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된 직후 권 씨를 증권사기,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상품사기, 시세조종 공모 등 총 8개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미 법무부는 이날 변경된 공소장을 새로 공개하면서 자금세탁 공모 혐의 1건을 추가해 권 씨가 받는 범죄혐의는 총 9건이 됐습니다.
미 법무부는 "권 씨는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가상화폐의 가치를 부정하게 부풀리기 위해 투자자들을 속이는 다수의 계획에 가담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미 법무부 설명에 따르면 권 씨에 적용된 범죄혐의 중 상품사기 2건은 각 최고 10년, 증권사기 2건은 각 최고 20년,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2건은 각 20년, 상품사기·증권사기·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공모 2건은 각 최고 5년, 자금세탁 혐의 1건은 최고 20년의 징역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미 법무부는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권 씨는 최대 13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갈런드 미 법무부 장관은 "권 씨는 기소된 내용처럼 400억 달러, 우리 돈 58조 6천억 원 이상의 투자자 손실을 초래한 테라폼랩스의 가상화폐 등 정교한 계획에 대해 미 법정에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몬테네그로로부터의 이번 송환은 범죄자들이 어디로 숨으려 하든 그들을 추적할 수 있게 한 미 법무부의 국제 협력관계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3월 수도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권 씨를 체포한 몬테네그로는 지난달 31일 권 씨의 신병을 미국으로 인도했습니다.
한국 정부도 권 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으며 권 씨도 병과주의를 채택한 미국 대신 한국행을 희망했으나 성공하지 못했습니다.